미국 워싱턴 주(州)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이 별거 중인 남편에게 납치돼 생매장된 후 가까스로 무덤을 파고 나와 목숨을 건졌다고 지역 경찰이 밝혔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남편 안채경(53)씨는 1급 살인미수, 1급 납치, 1급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되었다.
지난 10월 16일 별거 중인 남편에 의해 납치돼 숲에 생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워싱턴 주의 안영숙은 비교적 얕은 무덤에서 극적으로 나와 안전한 곳으로 탈출했다고 당국이 밝혔다.
서스턴 카운티 보안관의 대리인은 10월 17일(월요일) 오전 1시 직전에 한 주택 앞마당의 헛간 뒤에 숨어 있는 이상한 여성을 주민들이 발견했다고 카운티 고등법원에 제출된 경찰의 청구서 첫 줄에 적혀 있었다.
법원 문건에 따르면 이 여성은 경찰을 만나자 "남편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비명을 질렀다고 했다.
서류에는 발견 당시 그녀는 목, 얼굴 아래, 발목에는 여전히 테이프가 감겨 있었다고 적혀 있었다. 그녀의 다리와 팔 머리에는 광범위한 타박상이 있었고 옷과 머리카락은 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이 여성의 남편인 안채경은 현재 유력한 1급 살인미수, 1급 납치, 1급 가정폭력 등 다수의 혐의를 받고 있다.
서스턴 카운티 검찰청에 따르면, 그는 18일(화요일)에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되었으며, 19일(수요일) 예비 심리에서 판사는 보석 없이 그를 구금해 달라는 검사의 요청을 승인했다.
한편, 공개된 911 녹취록에 따르면, 시애틀에서 남서쪽으로 약 60마일 떨어진 레이시에서 피해 여성 안영숙 씨는 별거 중이던 남편 안채경 씨에게 납치되기 전에 자신의 애플워치로 경찰에 신고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지난 10월 16일, 남편 안 씨는 오후 1시쯤 함께 살던 집으로 가 아내를 공격했다. 부부는 이혼과 경제적인 문제에 관한 갈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은 옷을 갈아입으러 침실로 간 피해자를 따라 들어간 뒤 그를 주먹으로 때리고 덕트 테이프로 손을 묶었다. 또한 눈에 테이프를 붙이고 허벅지와 발목에도 테이프를 감았다.
피해 여성은 애플워치로 911에 전화를 걸었다. 딸과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긴급 구조 요청을 보냈다. 하지만 가해자는 그녀를 차고로 끌고 가 망치로 애플워치를 부쉈다.
잠시 후, 이웃의 감시 카메라에는 여성의 집에 막 도착하던 경찰차 옆을 지나가는 남편의 차량이 포착됐다.
경찰은 당시 이 여성이 납치된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한편, 가해자는 피해자를 약 11km 떨어진 숲으로 데려가 가슴을 칼로 찌르고 대략 50cm 깊이의 땅속에 산 채로 묻었다.
몇 시간의 사투 끝에 간신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나온 그녀는 인근 주택을 발견할 때까지 약 30분가량 달렸다.
그를 발견한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게 안 씨는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며 도움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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