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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 출산 자녀를 '입양'해야 했던 동성부부


  • 뉴질랜드 현행법상 대리모가 법적 부모

  • 시민권도 인정 못 받아 법원 통해 입양 절차 거쳐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출산한 한 동성 부부가 뉴질랜드로 돌아오기 위해 자신들의 친아들을 법적으로 다시 입양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대에 뒤떨어진 뉴질랜드 대리모 관련 법제도의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패밀리코트(가정법원)는 최근 미국에 거주하는 뉴질랜드인 동성 부부가 대리모를 통해 얻은 두 살배기 아들을 법적으로 입양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 결정으로 가족은 뉴질랜드에서 법적 부모로 인정받고 아이를 함께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현행 뉴질랜드 법이 국제 대리모 출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법적 부모, 뉴질랜드에서는 인정 못 받아

아이는 2024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임신대리모(gestational surrogacy)를 통해 태어났다. 두 아버지는 모두 미국 법률상 아이의 법적 부모이며 출생증명서에도 두 사람의 이름이 부모로 기재돼 있다.


특히 한 명은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이며, 난자는 별도의 기증자로부터 제공됐다. 따라서 아이를 출산한 여성과 그녀의 배우자는 아이와 생물학적인 관계가 없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1969년에 제정된 「Status of Children Act(아동지위법)」에 따르면, 아이를 출산한 여성이 법적 어머니로 간주되며, 배우자가 있을 경우 배우자 역시 법적 부모로 인정된다.


이 법은 현대적인 임신대리모 제도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에 만들어져 현재의 생식보조기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생물학적 아버지가 뉴질랜드 시민인데도 시민권 불가

더 큰 문제는 시민권이었다.


생물학적 아버지는 뉴질랜드 시민권자이며, 다른 아버지는 뉴질랜드 영주권자였지만 아이는 뉴질랜드 법상 자녀로 인정되지 않아 시민권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뉴질랜드 이민성은 가족의 시민권 신청을 거부했고, 대신 가정법원에서 입양 명령을 받아야 뉴질랜드 입국과 정착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판사 "매우 시대에 뒤떨어진 절차"

사건을 심리한 벨린다 피드웰(Belinda Pidwell) 판사는 이번 절차를 "낡고 인위적인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판사는 "현재 뉴질랜드 법에서는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의 부모 관계를 인정받는 유일한 방법이 입양"이라며 "이는 이미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라는 점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복지사의 평가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두 아버지가 아이에게 안정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부모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판사는 "아이는 매우 사랑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최종 입양을 허가했다.


관련 법 개정안 국회 심의 중

현재 뉴질랜드 국회에서는 'Improving Arrangements for Surrogacy Bill(대리모 제도 개선 법안)'이 심의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는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자녀를 부모가 다시 입양해야 하는 절차가 폐지되고, 부모 관계를 보다 직접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국제 대리모 출산이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해 법률을 현대화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새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리모 출산 가정은 현재처럼 불필요한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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