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세상터치] 두 여인의 쟁탈전

2020년 7월 26일 업데이트됨


9·19 총선에서 노동당의 수성(守城)은 무난할 것만 같았다. 정치분석가들도, 국내외 언론들도 한결같이 따 놓은 당상이라 했다.


단독 정부 구성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됐다. 적어도 지난 13일 늦은 밤까지는 그랬다. 다음날 이른 아침, 정치 지형에 커다란 변수가 생겼다. 53일간 국민당 대표직을 맡았던 Todd Muller(51)가 건강상의 이유를 들면서 돌연 사임한 것이었다.


호주 등 해외 언론들마저 누가 국민당 신임 대표에 선출되느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저녁 웰링턴 국민당 의원총회에서는 호전적이고 강경 보수파로 정평이 난 Judith Collins 의원(61)이 대표에 선출됐다.

집권 2기를 노리는 Jacinda Ardern 총리(39) 노동당 진영에 느닷없이 빨간 불이 켜졌다. Ardern 총리 자신이 2017년 9·23 총선일을 8주 가량 남겨놓고 당시 Andrew Little 대표(55)의 사퇴로 대표직에 올랐던 그 모습 그대로 국민당에서도 똑같이 재현된 셈이다.


우연치고는 너무나 이상할 만큼의 필연이 도사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노동당 내부에 엄습한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그것도 노동당이 2017년 총선 결과에서 국민당(56석)에 10석이나 뒤졌는데도 녹색당(8석)·NZ First당(9석)과 연립정부를 구성, 극적으로 정권을 탈환했던 숨가쁜 자화상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당의 이런 긴장감을 모를 리 없는 Collins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반론을 위한 반론은 제기하지 않겠지만 말도 안 되는 일을 두고만 볼 수는 없다”며 “Ardern 총리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첫 포문을 열었다. 그는 또 “Ardern 총리보다 정치적 경험과 강인함 그리고 의사결정 능력이 낫다”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실 그는 이름만으로도 대중에게 충분히 인정 받는 몇 안 되는 국회의원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평론가 Ben Thomas는 “국민당에서 Ardern 총리와 맞짱을 뜰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Collins 대표를 평가했다. 그는 지난 2002년 국회에 입성한 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법무, 경찰, 교정, IRD, 에너지자원, 소수민족부 장관을 두루 역임하면서 ‘인간 분쇄기’라는 닉네임까지 얻었다.


그는 특히 최근 출간한 ‘상대방의 처지를 봐주지 않는다(Pull No Punches)’라는 자서전에서 수 십 년간 쇠락한 영국의 경제부흥을 일으켰던 ‘철의 여인’ 고(故) Margaret Thatcher 총리를 추종한다며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강성 이미지를 다시 한번 드러내기도 했다. Thatcher 총리가 반드시 해내야 한다며 시대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던 게 자신은 한없이 좋다고 표현하면서 말이다.


Collins 대표는 국민당을 장악한 지 단 하루 만에 지난 5월 총리선호도 3%에서 20%로 끌어올렸다. Collins 대표의 이런 상승세는 국민당 지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Collins 대표의 정적(政敵) Ardern 총리는 세간에 잘 알려져 있다시피 비극적인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사건과 치명적인 White Island 화산 폭발사건을 빵빵하게 처리한 것으로 이미 찬사를 받아왔다. 여기에 Ardern 총리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도 위기관리능력이 탁월하다는 국민적 신망을 얻어내 총리선호도 60% 수준을 거뜬히 마크하는 정치적 후광까지 입고 있다.

그래서 국내외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총선만큼 정치적 정체성이 뚜렷한 선거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차치하더라도 30대와 60대의 세대차이는 물론이고 정치를 아예 다르게 실천한다고 얘기할 정도다.


Ardern 총리는 정치를 친절하게 구현함으로써 공감을 얻고자 노력하는 반면, Collins 대표는 어떤 사안의 문제점을 꿰뚫어보기 위해 정쟁도 마다하지 않는 노련한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것이다. 총선일에 가까워질수록 계속 뜨거워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제는 Ardern 정부의 연민과 친절 정치도 좋지만 당장 일자리가 사라지고 기업들은 문을 닫게 될 지경까지 와있는 지금, 과연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최선책일까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다음 정권도 반드시 거머쥐어야겠다고, 코로나19 대응기금 2백억불이 아직도 남아있으니 만사형통인 것처럼 포장하는 Ardern 정부가 국민들을 얼마나 고통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는지 원망스럽다. 총선 전에는 실업률 발표도, 기업들의 고통지수에 대한 실태조사조차 게을리 정부를 믿어야 하는지 정말 의심스럽다.

Collins 대표는 코로나19의 회복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국경선이 느슨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특히 기업들이 활발할 경제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노동자들과 유학생,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무조건적인 국경봉쇄로 선심정치를 펼치는 Ardern 정부와 경제적 위기에서 벗어나는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국민당의 현실정치 사이에서 당신은 어떤 당에 표심을 드러내야 할지 곱씹어보는 자세가 필요한 오늘이다.


김봉일, 위클리코리아 전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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