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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인생길 위의 착시현상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들처럼, 우리는 종종 절망에 사로잡혀 곁에 계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 OpenAI 생성 이미지 (AI Generated Image)
엠마오로 향하던 제자들처럼, 우리는 종종 절망에 사로잡혀 곁에 계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다. ⓒ OpenAI 생성 이미지 (AI Generated Image)

수평선 위로 뜬 보름달이, 중천에 뜬 달보다 훨씬 커 보이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보면 크기가 완벽히 같은 것처럼, 우리 역시 주변 환경과 내 감정의 ‘지형’ 때문에 왜곡된 사실을 진실이라 믿으며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제주도에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신비의 도로’, 일명 ‘도깨비 도로’가 있습니다.


내리막길처럼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우고 기어를 중립으로 두면, 놀랍게도 차가 언덕 위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측정 장비를 대어 보면 진실은 다릅니다. 주변 지형과 나무들이 착시를 일으켰을 뿐, 그 길은 실제로 3도 경사의 내리막길입니다. 눈에 보이는 사실이 언제나 본질적인 진실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대표적인 증거입니다.


이런 현상은 자연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 특히 낯선 이국땅에서 삶의 기반을 일구며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삶과 공동체 속에서도 매일같이 일어납니다. 문제는 달의 크기나 도깨비 도로 같은 착시는 한바탕 웃고 넘길 수 있는 재미가 되지만, 우리 삶의 중대한 선택과 인간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오해와 착각은 삶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비극이 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가족이나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도 우리는 너무나 쉽게 눈이 가려져 진실을 외면하곤 합니다.


성경 누가복음 24장에는 이 거대한 착각에 사로잡혀 절망의 길을 걷던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던 제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얼마 전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라는 거대한 사건에 압도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끝이라는 세상의 상식과 거대한 착각의 안개가 그들의 눈을 완벽하게 가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슬픈 빛을 띠고 엠마오 길을 내려가며 토론할 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친히 그들 곁에 다가와 함께 걸으셨습니다. 기가 막힌 노릇입니다. 살아계신 주님이 바로 곁에 계시고 말을 건네시는데도, 제자들은 눈이 가려져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옆에 계신 분이 부활하신 예수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어떻게 예루살렘에 있으면서 최근에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를 수 있느냐”며 죽은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합니다.


우리는 이 제자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을 사는 우리들의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의 틀, 세상이 말하는 상식, 과거의 상처와 조급함이라는 착각의 요소가 너무 거대하면, 진실이 아무리 곁에서 소리쳐도 우리는 결코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 사도들에게는 이 말이 어처구니없는 말로 들렸으므로, 믿지 않았다”는 성경의 기록처럼, 내 경험의 한계 속에 갇혀 있으면 살아있는 희망 앞에서도 끊임없이 낙담과 실망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번 주 실천 가이드]

  • '3초 멈춤' 호흡하기: 가정이나 직장에서 예상치 못한 나쁜 소식을 듣거나 갈등이 생길 때, 감정적으로 즉각 반응하지 말고 "이것이 눈앞의 착각인가, 아니면 주님의 진실인가?"를 생각하며 3초간 숨을 고릅니다.

  • 카메라 렌즈로 객관화하기: 크기가 달라 보이는 달을 사진으로 확인하듯,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를 종이에 한 줄로 담담하게 적어보며 제3자의 시선으로 객관화해 봅니다.

  • 엠마오의 대화 바꾸기: 이번 주에는 모임이나 식사 자리에서 불평과 절망의 대화 대신, 내 삶에 보이지 않게 동행해 주셨던 감사의 제목을 한 가지씩 나누어 봅니다.



다음 호에 계속

 

  

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박성열 목사는 뉴질랜드 남십자성어린이예술단 음악감독으로 8년(1997-2004)간 봉사했으며, 뉴질랜드 시온합창단(성인혼성) 지휘자로 또 8년(2005-2012)간 봉사했다. 또 뉴질랜드 오페라단 단원으로 12년(2005-2016)간 활동했다.  


현재는 오클랜드 장로합창단 지휘자로 12년(2014-현재)째 봉사하고 있으며, 오클랜드 오라토리오코랄 운영위원장으로 11년(2015- 현재)째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 예수찬양교회 시니어 목사로 19년(2007- 현재)째 사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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