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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조의 세상속으로] 고양이 목의 방울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유럽과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놀라운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 6월 중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994년 이후 28년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장단을 맞추는지 세계의 중앙은행인 국제결제은행(BIS)이 뒤이어 연차보고서를 냈다. 그 내용은 고인플레이션이 임박했으며, 인플레이션이 고착되기 전에 각국의 중앙은행이 ‘빠르고 결단력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밋밋한 금리 인상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다. 국제결제은행은 고인플레가 고착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각국의 중앙은행이 단기적 고통, 심지어 경기 침체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인플레를 잡으려 끼얹은 찬물에 감기 들게 생겼다. 벌써 기침 소리가 들린다. 한때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던 잭 웰치(Jack Welch)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1960년, GE(제너럴 일렉트릭)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1981년부터 20년간 CEO로 일했다. 취임 직후 5년 동안 11만 명을 해고했으며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인 ‘식스(6) 시그마’를 도입하였다.

GE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1700여 건에 달하는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그는 2020년 3월, 85세로 타계했다. 그런데 뉴욕 타임즈에 칼럼을 쓰는 데이비드 젤레스(David Gelles)라는 사람이 잭 웰치를 작정하고 비판하였다. 젤레스는 잭 웰치를 경영의 신은커녕 자본주의를 파괴한 폭군이라고 하였다.

젤레스는 여러 경영자와 혁신가들을 인터뷰하고 현재 미국의 기업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종합하여 웰치 방식의 경영(Welchism)을 포기해야 한다고 외친다. 종업원과 그 가족의 생계를 파괴하지 않고도, 지역 사회를 파괴하거나 규제를 무시하지 않고도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고 이익을 내는 여러 회사와 그 경영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이 고맙게도 국내에 남아 사업을 하려는데 높은 인건비가 문제다. 고임금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못 구해서 애를 먹는 중소기업이 많다. 금리가 오르니 갈수록 태산이다. 노조의 과도한 요구는 투자의지를 꺾는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풀겠다는 규제는 과연 얼마나 풀렸을까?

언제나 일자리가 문제고 답이다. 해외로 떠난 기업을 돌아오게 해야 한다. 대를 잇는 중소기업의 상속세 문제도 긍정적으로 풀어주면 좋겠다. 사업을 하지 않으면 상속세를 제대로 매기고 사업을 하는 한 상당부분을 유예해 주는 것이다. 세법에서 정한 각종 공제한도는 인플레율을 감안하여 매년 올려주자.

일손이 많이 가는 농수축산업은 스마트 팜이 되도록 지원하면 좋겠다. 농어촌으로 사람들이 와서 살고 싶도록 혹하게 지원하자. 농어촌에서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쉽진 않겠지만 금리도 경우마다 달리 적용하면 좋겠다. 높은 이자는 결국에 높은 물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잘 만든 영화 한 편이 큰 TV 회사나 자동차 회사가 1년간 수출해서 번 이익 보다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부가가치라는 게 있다. 부가가치는 매출액에서 원재료비를 뺀 모든 것이다. 부가가치로 세금을 내고, 함께 땀 흘린 일꾼들과 그 가족들이 먹고 사는 것이다. 그러니 일자리,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는가?

7월 7일의 ‘문화미래리포트(MFR) 2022’는 ‘대한민국 리빌딩: 통합과 도약’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우리나라가 이제까지 철강, 자동차, 정보통신(IT) 분야의 수출로 먹고 살아왔지만 지식경제시대에 어찌하면 인공지능과 6G 등의 미래 먹거리에 경쟁력이 있겠는가 하는 문답이 쏟아졌다.


없는 제품을 만들어내면 경쟁이 없지 않은가? 또, 위성도 성공했으니 신무기를 개발하면 시장이 있고 안보와 국방도 든든해진다. 약하면 먹힌다. 동시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도 밀어주고.

규제개혁과 혁신은 언제나 문제이자 답이지만 여전히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이다. 에너지가 되는 유류와 전력의 생산비를 낮추지 않으면, 먹고사는 농수축산물의 생산비를 낮추지 않으면, 애써 번 돈을 집세에 따 써야 한다면, 사교육비에 허리띠를 졸라 맨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최소한의 용돈이라도 벌 수 있는 일자리가 없다면 어찌 신음이 그치겠는가?

농사는 논밭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식도 사업도 정치도 다 농사다. 큰 걱정 없이 사는 것이 민초들의 꿈이다. 소박하지 않은가?


조기조(曺基祚 Kijo Cho),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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