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당 4억 달러짜리 시호크 헬기 도입 논란
- WeeklyKorea
- 9월 9일
- 2분 분량
“비싸지만 불가피한 선택”… 글로벌 무기 시장 과열 속 고육지책

뉴질랜드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5대의 시호크(Seahawk) 해상작전 헬기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총 사업비가 20억 뉴질랜드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헬기 1대당 비용은 약 4억 달러로, 호주가 2022년에 같은 기종을 도입할 당시 1대당 8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다섯 배에 달한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마련한 120억 달러 규모의 국방 전력증강 계획 가운데 첫 대형 사업이다. 그러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헬기 값이 아니라 시스템 구축 비용”
국방 전문가 마크 오브렌(Dr Mark Obren)은 겉으로 보이는 가격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계약금액의 75%는 헬기 운용 체계 구축에 들어갑니다. 부품, 정비·훈련 시스템, 공급망, 지원 장비 등을 모두 처음부터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죠. 실제 헬기 기체 값은 25%에 불과합니다.”
뉴질랜드는 지금까지 시호크를 운용한 적이 없어, 관련 인프라를 모두 새로 만들어야 한다. 반면 호주는 블랙호크와 시호크 운용 경험이 있어 기존 체계를 활용할 수 있었기에 단가가 크게 낮아졌다.

단순 비교 어려운 해외 사례
최근 몇 년간 다른 국가들의 도입 단가와 비교하면 뉴질랜드의 구매 비용은 단연 눈에 띈다.
호주(2022) : 12대, 대당 8,200만 달러
스페인(2022~23) : 8대, 대당 1억 1,800만 달러
인도(2019) : 24대, 대당 1억 800만 달러
한국(2019) : 12대, 대당 6,600만 달러
뉴질랜드(2024) : 5대, 대당 4억 달러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가별로 무장 구성, 훈련 범위, 예비 부품 규모가 모두 달라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격’이라고 지적한다.

더 강력해졌지만 수량은 줄어
새로 도입되는 시호크는 기존 시스프라이트(Seasprite)보다 성능이 대폭 강화됐다. 특히 대잠수함 작전과 대함 미사일 운용 능력이 뛰어나 뉴질랜드 해군 프리깃함의 전력 배가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문제는 수량이다. 현재 운용 중인 시스프라이트가 8대인데, 이번 계약으로는 단 5대만 교체된다. 오브렌은 “5대만 도입하면 기체 가동률이 떨어지고 정비 부담이 늘어난다”며 최소 8대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무기 시장 과열, ‘줄 서기 전쟁’
뉴질랜드 국방부는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계약하지 않고 미 정부가 대신 협상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차관 브룩 배링턴은 “미국 정부가 대규모 구매력을 활용해 가격을 낮추고, 무엇보다도 공급 대기열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시기적으로 불리했다고 평가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인도·태평양 긴장 고조, 미국의 방산 수출 강화 정책 등으로 세계 각국이 앞다투어 무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안보 전문가 닉 차일즈는 “지금은 전 세계가 ‘무기 사재기’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며 “뉴질랜드가 더 싸게 사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불가피한 선택
결국 뉴질랜드는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확실히 물량을 확보하는 길을 택한 셈이다.
오브렌은 “이번 계약은 단순히 기체 값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동맹국과 운용 체계를 맞추고 최신 업그레이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입장권”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늦게 뛰어든 만큼 선택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이건 사실상 고육지책이자 현실적 타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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