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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조의 세상속으로] 변종 바이러스


그땐 컴퓨터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옮고 그 백신이 알약이나 주사약인 줄로 알았다. 요즈음, 호흡기로 옮는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이 조직에도 붙고 사회에도 번진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상한 변종이다. 지속가능한 발전, 다 같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왜 잘 되지 않을까? 중산층이 몰락하고 다수가 가난하고 어렵게 산다면 분명 잘 못된 것이다.

일자리가 있으면 최소한 생활이 안정되고 먹고는 산다. 사회와 조직에는 어떤 바이러스가 번지고 있을까? 거리두기라는 생활방식의 변화처럼 조직 관리의 양상도 완전히 달라져야 한단다.


어떤 곳에서 직장인 천여 명을 대상으로 ‘인사평가와 승진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 승진에 관심 없다는 사람이 절반에 가깝고 승진해서 연봉을 더 받는 것 보다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로 재산을 늘리는데 더 관심을 두고 있단다.


인구의 ⅓을 차지하는 20~30대인 MZ세대가 조직 내 주류로 떠올랐다. 똑똑하고 할 말 다하는 이들을 경력과 관록만으로 이끌기는 어렵겠다.

한 경제지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기업이 직면한 새로운 리스크를 ‘바이러스(VIRUS)’라는 첫 글자들(acronym)로 정리했다. 조직에 붙는 새로운 바이러스인 셈이다.


바이러스의 V는 ‘善(Virtue)’이다. 일하기 원하는 기업이 선하고 사회적으로 기여를 하는지 확인한다니 인재를 모시려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다.


두 번째인 I는 ‘공정한 성과 보상(Incentive)’이다. 명확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보너스를 지급해야 한다. 공정하지 많으면 역효과가 난다. 모든 일은 분배가 정의로워야 하는 것이다.


세 번째인 R은 ‘재택근무(Remote work)’를 뜻한다. 사외(社外)에서 웹으로 인트라넷에 접속하는 기기와 브라우저는 다양하다. 플랫폼과 클라우드의 발전으로 거리와 장소의 문제를 벗어나는 모빌리티 시대이고 유연한 근무방식으로 사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기업은 생산성과 보안을 동시에 챙겨야 한다. 기밀 정보의 유출을 막는 것은 어렵게 되었다.

네 번째 U는 ‘예상치 못한(Unexpected)’ 직원의 일탈을 막는 일이다. 직원의 개인적인 실수 하나가 기업의 성과와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하면 불매운동 까지 일어날 수 있으니 윤리강령을 정하고 성인지 교육, 차별금지 교육을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의 S는 직원이 본업 대신 ‘사이드 잡(Side job)’에 치중하는 위험이다. 재테크를 하는 직원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어차피 집 한 채 사기 힘들고 해외여행은 꿈이니 자동차를 사고 호텔에서 안락하게 휴가를 보내는 것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월급만으로는 먹고살기에 빠듯하고 부동산은 큰돈이 없어서 못하니 주식으로 좀 벌어야 한다.

연봉 5천만 원으로 한 푼도 안 쓰고 몽땅 모아 집을 산다면 몇 년이 걸릴까? 서울에 10억 가는 보통(?)의 아파트 하나를 사려면 단순히 계산해서 20년 걸린다.


좀 쓰고 절반을 모아 집을 산다면 40년이다. 이래서 집은 포기했지만, 자가용과 근사한 가전제품은 있어야 하고 대신에 하고 싶은 일에 폼 나게 써야 하니 돈을 더 벌어야 한다. 적은 돈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 주식 투자다.


작년에 새로 개설된 주식계좌가 천만 개는 될 거란다. 소위 국내 주식을 하는 동학개미, 해외주식을 거래하는 서학개미들이 늘어났다.

요즈음 사회에 번지는 바이러스는 ‘요행바이러스’다. 도박이 늘었고 보이스피싱과 해킹 등 사이버 범죄가 득시글거린다. 너도 나도 용돈이라도 벌려고 주식을 하는 바람에 소위 리딩(leading)을 해 준다는 사이비들이 넘쳐난다.

시험 삼아 무료서비스 기간에 추천하는 몇 종목을 사 보았는데 대부분 잃었다. 손절하라지만 본전생각에 묻어두고 있는 주식은 봄이 오는 줄도 모르고 동면이다.


되는 주식만을 콕 찍어 준다는 자칭 도사들은 많은 가입비를 받아먹고는 나 몰라라 한다. 어떻게 알았는지 여러 곳에서 자꾸 문자가 온다. 가입하면 돈방석에 앉는다고 꼬드긴다. 비싼 가입비와 월 회비를 내고 나면 남는 게 있을까?

정부가 청년 고용 활성화를 위해 올해 5조9천억 원을 투입한다. 100만 명의 청년을 지원해 청년 취업난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장년, 노인의 일자리는 어떻게 하지?


기업이 투자하면 일자리는 저절로 생긴다. 정부가 규제 혁파, 노동시장 유연화 등 근본적인 기업의 투자여건을 개선하지는 않고 이렇게 단순•반복적인 저숙련,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 대책을 내 놓는다.

한마디로 ‘언 발에 오줌 누기’다. 집값과 사교육비는 오르고 취업난이니 저출산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다. 인구감소로 대학들이 정원미달 사태를 맞았다.


초중등학교도 학급이 줄고 학급의 학생 수도 줄었다. 큰 부담 없이 아이를 기르고 안정되게 먹고 살 수 있다면 왜 출산을 기피할까?

코로나 바이러스는 마스크와 거리두기, 또 백신으로 막을 수 있지만 사회와 조직에 만연한 변종 바이러스는 무얼로, 어떻게 감당할지 걱쩡이다.


조기조(曺基祚 Kijo Cho),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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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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