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대신 지역 농산물 직거래
- Weekly Korea EDIT
-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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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링턴서 새로운 푸드 프로젝트 출범

웰링턴에서 슈퍼마켓을 거치지 않고, 지역 농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식품 유통 실험이 시작됐다.
온라인 플랫폼 ‘코샵(Coshop)’을 통해 주문하면 인근 농장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바로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구조다.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차원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식량 안보 강화까지 목표로 한다.
대형 유통망 대신 ‘이웃 농장’과 직거래
웰링턴의 한쪽 골목길에 자리한 도시농장 ‘카이사이클(Kaicyle)’은 이번 파일럿 프로젝트의 핵심 생산지 중 하나다. 겨울철이라 작물이 많지는 않지만, 실버비트, 셀러리, 어린 당근, 파 등이 밭을 가득 메우고 있다.
공동 관리자인 엘리 클레이튼은 “필요한 만큼만 수확해 당일 바로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수확 직후 저녁 식탁에 오를 수 있으니 신선도는 물론, 불필요한 낭비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여하는 농가는 카피티, 호로웨누아 등 웰링턴 인근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슈퍼마켓으로 납품하는 대신 온라인 플랫폼에 직접 가격을 책정해 판매할 수 있다.
생산-배송-소비 연결하는 ‘푸드 네트워크’
이번 프로젝트는 웨슬리 커뮤니티 액션(Wesley Community Action), 카이보쉬 푸드 레스큐(Kaibosh Food Rescue), 그리고 헬스 뉴질랜드(Health NZ)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운영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농부가 온라인 플랫폼 ‘코샵(Coshop)’에 상품을 등록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품목을 주문한다. 이후 카이보쉬 푸드 레스큐의 차량이 농장을 돌며 농산물을 수거해 포장 거점으로 운송한다. 거점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박스를 구성해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카이보쉬 푸드 레스큐 웰링턴 운영책임자 루크 캠벨은 “우리는 ‘바퀴 역할’을 맡는다. 원래 하던 식품 구조 활동과 함께 농장에서 식탁까지 연결하는 과정을 돕는 것”이라며 “음식물 낭비를 막고, 동시에 필요한 사람에게 음식을 연결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가격 경쟁력, 슈퍼마켓보다 최대 25% 저렴
소비자에게 중요한 부분은 가격이다. 웨슬리 커뮤니티 액션의 공동구매 코디네이터 코리 호프는 “대부분의 포장과 배송은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하고, 운영비는 최소한의 행정·물류 비용만 포함한다”며 “덕분에 평균적으로 슈퍼마켓 가격보다 15~25%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15달러 채소 박스’는 감자, 당근 같은 기본 식재료뿐 아니라 다이콘 무, 키위프루트, 쿠마라 등 계절 작물까지 다양하게 담겨 있다.

호프는 “많은 가정이 경제적으로 빠듯하다. 신선한 채소를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면, 남는 돈으로 전기세나 기름값 같은 생활비에 보탤 수 있다”며 사회적 의미를 강조했다.
식량 불안 해소에도 기여 기대
뉴질랜드 보건부 통계(2023~2024)에 따르면, 아동 4명 중 1명은 가정에서 ‘종종 또는 자주’ 식품 부족을 경험한다. 특히 마오리 아동의 3분의 1, 퍼시픽 아동의 절반이 식품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히 저렴한 농산물을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 식량 체계(food resilience)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호프는 “지역 소규모 농부가 판로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런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도시와 농촌이 상호 의존하는 건강한 시장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범 운영 후 전국 확대 가능성
이번 파일럿 프로젝트는 오는 8월 말까지 진행된다. 이후 성과를 평가해 웰링턴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장기적으로는 뉴질랜드 전역에 적용될 수도 있다.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궁극적인 목표는 대형 슈퍼마켓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되는 ‘지속 가능한 유통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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