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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 약물의 사회적 비용

뉴질랜드, ‘마른 몸’ 집착에 균형을 잃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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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비만율이 높은 나라다. 성인 3명 중 1명, 아동 10명 중 1명이 비만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이는 국민 건강과 국가 의료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 같은 체중 감량 약물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지만, 그 대가는 단순히 약값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패션업계에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패션 저널리스트 에블린 에브리(Evelyn Ebrey)는 최근 제작한 다큐멘터리 Cutting the Curve에서 “비만 혐오는 여전히 존재하며, 이제는 약물의 등장으로 다시 마른 몸이 주류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런던 패션위크에서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절반 이상 줄었다는 사실을 예로 들며, 업계가 다시 ‘날씬함’ 중심으로 회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약물이 만능 해결책이 아님을 강조한다.


오클랜드 대학 웨인 컷필드(Wayne Cutfield) 교수는 “오젬픽은 분명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돕지만, 건강한 식단과 운동 없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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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비만은 심장병, 당뇨병, 암, 신경질환 등 수많은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국가적으로 매년 수십억 달러의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덧붙였다.


컷필드 교수는 비만의 원인을 유전적 요인과 생활습관에서 찾았다. 특히 파시피카와 마오리 인구는 비만에 더 취약한 체질을 가지고 있으며, 현대인의 식습관과 운동 기피가 문제를 심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내 미생물 연구와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 중이며, 과거 진행된 대변 이식 연구에서는 체중과 대사 질환 위험을 줄이는 유의미한 효과가 관찰되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약물이 단순히 의료적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에브리는 “이미 날씬한 유명인들이 오젬픽을 사용해 더 마른 몸을 만들고, 이를 대중이 따라 하려는 현상이 우려스럽다”며 “사회 전체가 ‘날씬해야 한다’는 압박을 다시 강화하는 것은 건강과 다양성, 자존감을 해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뉴질랜드 사회는 비만으로 인한 의료 부담과 ‘마른 몸’에 대한 사회적 집착이라는 이중 과제 앞에 놓여 있다.


약물이 제공하는 단기적 효과와 사회적 파급력 사이에서, 우리는 지금 어떤 균형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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