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폭발물 공항 반입으로 실형 받아 '변호사 못 돼'
법학 학위 취득했지만 변호사 자격 제동

2019년 더니든 공항 보안구역에 모의 폭발물 반입… 출소 후 개명하고 오타고대 법학과 졸업
고등법원 “현재로서는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인격과 적격성 입증 부족”… 향후 재신청 가능성은 열어둬
뉴질랜드에서 가짜 폭발물을 공항 보안구역에 반입해 실형을 선고받았던 남성이 출소 후 법학 학위를 취득했지만, 변호사 자격 취득에는 제동이 걸렸다.
법원은 그가 학업 과정에서 보여준 노력과 성취를 인정하면서도, 과거 범죄에 대한 책임 인식과 법조인으로서의 적격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고등법원 판결에 따르면 프리탐 프라카시 메이드(Preetam Prakash Maid)는 2019년 3월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 총격 사건 발생 이틀 뒤 더니든 공항의 보안 강화 구역에 모의 폭발 장치를 반입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그는 보안요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메이드는 2020년 배심원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항소심에서 형량이 17개월로 감경됐다. 그는 2021년 10월 출소한 뒤 이름을 프리탐 아투아아자드(Preetam Atua-Azad)로 변경했다.
공항 보안 취약점을 드러내려 했다는 주장
재판에서 제시된 검찰 측 사건 개요에 따르면, 당시 보안요원이었던 메이드는 가스통과 사용 중지된 휴대전화, 빨간색·검은색 전선이 들어 있는 노트북 가방을 활주로 끝에 있는 작은 구조물의 움푹 들어간 공간에 놓았다. 해당 장소는 공항 내 보안이 강화된 구역이었다.
재판 과정에서는 그가 공항 일부 구역의 보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왔으며, 이번 사건을 통해 보안상의 허점을 드러내려 했다는 취지의 설명이 나왔다.
반면 검찰은 그가 더 많은 업무와 근무시간, 급여를 얻으려는 동기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투아아자드는 현재까지도 자신이 유죄 판결로 이어진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유죄 판결은 배심원 재판을 거쳐 내려졌으며, 항소심에서도 증거가 충분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법학 학위 취득했지만 ‘인격 적격성 증명서’ 발급 거부
아투아아자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오타고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학업 성적이 우수했으며, 리처드 서턴 기념상(Richard Sutton Memorial Award)도 받았다. 그는 2024년 법학 학위를 취득한 뒤 변호사 및 사무변호사(barrister and solicitor)로 법조계에 진출하려 했다.
뉴질랜드에서 법조인으로 정식 등록하려면 법학 학위 외에도 인격과 적격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투아아자드는 지난해 뉴질랜드 법률협회 오타고 지부에 해당 절차에 필요한 인격 적격성 증명서(Certificate of Character)를 신청했다.

당시 그는 신탁 및 상속 계획 서비스를 제공하는 퍼페추얼 가디언(Perpetual Guardian)에서 고객관리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타고 지부는 면담을 진행한 뒤 증명서 발급을 추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법률협회가 제시한 사유 중 하나는 그의 유죄 판결 사실을 알고 있는 퍼페추얼 가디언 관계자의 추천서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또한 그가 범죄에 대한 책임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후 법률협회 전국 단위의 실무승인위원회(Practice Approval Committee) 역시 유죄 판결과 솔직성 부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증명서 발급을 거부했다.
고등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위원회는 범행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판단력과 통찰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법조인으로 활동하기에 적합한 인물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번의 과오로 법조인의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
아투아아자드는 법률협회의 결정에 불복해 고등법원에 직접 항소했다. 그는 과거의 단 한 번의 잘못이 자신의 법조계 진출을 영구적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선고받은 형량을 모두 복역했고, 보석 및 출소 후 부과된 여러 제한 조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법과 규칙을 존중해 왔다는 점을 보여주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범죄 전후의 생활 태도와 법학 학위를 높은 성적으로 마친 점, 어려움 속에서도 법률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으려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언 폴슨 고등법원 판사는 아투아아자드가 법학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상당한 인내와 끈기를 보여줬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과거 범행의 중대성과 유죄 판결을 뒷받침하는 증거에 대한 항소심의 판단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폴슨 판사는 심사숙고 끝에 아투아아자드가 현재로서는 고등법원의 변호사 및 사무변호사로 등록해 의뢰인과 법원에 대한 의무를 적절히 수행할 수 있는 인물임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법조인 등록 신청은 기각됐다. 다만 법원은 향후 그가 다시 신청하는 가능성까지 차단하지는 않았다.
법학 학위는 다른 분야에서 활용 가능
폴슨 판사는 이번 결정으로 아투아아자드의 법학 학위가 쓸모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법률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취업 기회가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판결은 법학 학위 취득과 법조인 등록이 별개의 절차라는 점을 보여준다.
뉴질랜드에서는 학업 자격뿐 아니라 법률 전문가에게 요구되는 신뢰성과 책임 의식, 의뢰인과 법원에 대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적격성도 심사 대상이 된다.
다만 이번 결정은 아투아아자드가 앞으로 영원히 법조계에 진출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법원은 현재 제출된 자료를 기준으로 등록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향후 재신청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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