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유학생 비자 거절 급증
인도·방글라데시 신청자 ‘직격탄’

석 달간 학비 전액 부담 유학생 비자 6,273건 거절… 전체 거절률 13%에서 34%로 상승
뉴질랜드의 유학생 비자 심사에서 서류 조작과 금융 증빙 사기 우려가 커지면서 비자 거절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인도와 방글라데시 출신 신청자의 거절률이 크게 높아지면서, 실제 유학 자금과 학업 의지를 갖춘 학생들까지 심사 강화의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뉴질랜드 이민성(Immigration New Zealand·INZ)에 따르면 2026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학비를 전액 부담하는 유학생 비자 신청 가운데 6,273건이 거절됐다. 이는 2025~2026 회계연도 전체 12개월 동안 기록된 거절 건수 7,503건에 근접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전체 유학생 비자 신청의 거절률은 34%로 상승했다. 2025~2026 회계연도 거절률인 13%와 비교하면 2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국가별로는 방글라데시 신청자의 거절률이 최근 3개월 동안 70%, 인도 신청자는 39%에 달했다. 이는 평소보다 크게 높아진 수준으로, 뉴질랜드 유학을 준비하는 두 국가 출신 학생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질랜드 이민성은 최근 석사학위 과정 신청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 것이 거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민 자문업계에서는 단순한 심사 강화뿐 아니라 유학 알선업체와 하위 중개업체를 통한 허위 서류 제출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위 재정 서류·하위 중개업체가 문제로 지목돼
RNZ 보도에 따르면, 이민 자문업계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일부 유학 알선업체가 여러 단계의 하위 중개업체를 통해 대량으로 비자 신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중개업체가 학생의 실제 재정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허위 또는 부정확한 금융 자료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Aims Global의 아루니마 딩그라(Arunima Dhingra)는 최근 인도를 방문해 이민성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으며, 일부 업체가 학생의 유학 생활비 충당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가짜 서류를 사용한 사례가 늘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딩그라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는 특정 알선업체와 관련해 수백 건의 허위 서류가 발견됐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부 업체는 동일한 금융 서류를 여러 학생의 비자 신청에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학생별로 내용을 바꿔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이 존재하지 않거나, 서류에 기재된 자금이 학생 본인의 자금이 아니었던 사례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민 자문업체 Immigration Advisers New Zealand의 히만슈 라이(Himanshu Rai)는 하위 중개업체가 학생의 실제 자금 대신 업체가 보유한 자금을 학생의 재정 증빙으로 제시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구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에게 실제 유학 자금이 있더라도 중개업체가 수익을 얻기 위해 다른 자금을 활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폴리테크닉에서 학비 4만5,000뉴질랜드달러의 석사과정을 등록하는 학생을 예로 들며, 관련 알선 수수료가 약 1만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주 알선업체와 하위 중개업체가 나눠 갖는 구조로, 대량으로 신청을 유치할 경우 허위 또는 부실한 서류 제출을 통해서도 수익을 얻으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뉴질랜드만의 상황은 아니다. 일부 유학업계 관계자들은 캐나다와 호주 등 다른 유학 목적지의 이민·유학 규정이 강화되면서, 뉴질랜드의 비자 요건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중개업체들까지 뉴질랜드 유학 시장에 뛰어든 것이 문제를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유학생까지 피해… 대학 비자 승인율도 급락
비자 거절 급증의 여파는 뉴질랜드 대학에도 나타나고 있다.
빅토리아대학교(Victoria University of Wellington)의 국제담당 책임자 에이미 러더퍼드(Amy Rutherford)는 방글라데시 학생의 비자 승인율이 올해 초 90~100% 수준에서 지난달 24%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인도 학생의 승인율 역시 약 80%에서 56% 수준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더퍼드는 대학이 입학시킨 학생들이 뉴질랜드에 도착한 이후 특별한 문제를 보였다는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승인율이 단기간에 이처럼 크게 달라진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학생 상당수가 졸업 후 취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석사과정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학의 주요 유학생 공급국이 아니었지만, 올해 들어 빠르게 성장해 주요 유학생 출신국 가운데 상위 5위 안에 들었다는 것이다.
이민 자문업계는 심사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더라도 실제 요건을 충족하는 학생들이 함께 피해를 보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위 서류를 이용한 신청을 걸러내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재정 자료를 갖춘 학생까지 거절된다면, 뉴질랜드의 유학 목적지로서의 신뢰와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 학생을 대상으로 유학 서비스를 제공하는 Indopacific Education Services의 네라지 루트라(Neeraj Luthra) 이사는 8월 1일 이후 거절이 급증하면서 인도 신청자들이 불리하게 취급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거절 사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뉴질랜드 이민성은 특정 국적을 차별한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이민성은 비자 심사에 적용하는 요건에는 변화가 없으며, 모든 신청서를 국적과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성은 특히 일부 석사과정 학생 비자 신청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확인 절차가 최근 거절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 서류가 여러 신청서에 재사용되거나 변형되는 등 사기 수법이 정교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는 방글라데시와 인도뿐 아니라 네팔, 나이지리아, 중국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학생 비자 신청 24% 증가… 방글라데시가 주요 유입국으로 부상
뉴질랜드 이민성에 따르면 2026년 첫 9개월 동안 접수된 유학생 비자 신청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다. 특히 해외에서 접수된 유학생 비자 신청 가운데 인도와 중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방글라데시가 빠르게 주요 유입국으로 부상했다.

이민성이 공개한 2026년 연초부터 집계 기준일까지의 해외 유학생 비자 신청 현황은 인도 9,103건(22%), 중국 8,751건(21%), 방글라데시 3,858건(9%), 네팔 2,924건(7%) 순이었다. 방글라데시는 과거 뉴질랜드의 주요 유학생 공급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현재는 해외 신청 건수 기준 세 번째로 큰 국가가 됐다.
이처럼 신청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알선업체의 부정행위가 드러나면서 이민 당국이 심사를 강화하고, 그 결과 정상적인 신청자들도 영향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질랜드 이민성은 교육기관에도 유학 알선업체 관리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기관은 자신들을 대신해 활동하는 업체를 감독하고, 기준에 미달하는 업체가 확인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민성 역시 문제가 있는 알선업체와 연결된 학생 신청을 확인하면 해당 교육기관과 직접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유학 준비생, 재정 증빙과 알선업체 확인 필수
이번 사태는 뉴질랜드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비자 신청 서류를 직접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유학 알선업체를 통해 신청하더라도 제출되는 모든 서류가 본인의 실제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는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뉴질랜드 이민성의 공식 안내에 따르면, 유학생 비자 신청자는 학비와 뉴질랜드 체류 기간에 필요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은행 거래 내역서, 정기예금 증명서, 장학금 증명서, 교육 대출 관련 서류 등이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서류 종류와 신청자의 상황에 따라 추가 자료가 요구될 수 있다.
특히 은행 계좌에 큰 금액이 갑자기 입금됐거나 계좌 개설 시점이 최근이라면, 해당 자금의 출처와 실제 사용 가능성을 입증하는 추가 자료가 필요할 수 있다. 단순히 계좌에 돈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해당 자금이 실제로 학생의 유학 생활비로 사용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심사 요소다.

유학 알선업체를 이용할 때는 업체가 제시하는 재정 증빙이나 금융기관 서류를 그대로 받아 제출하기보다, 해당 자료가 본인 명의와 실제 자금 상황에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실과 다른 자료가 제출되면 신청자 본인에게도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민성은 허위 또는 오해를 유발하는 정보를 제출하면 비자 신청을 거절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비자 거절 급증 사태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이민성이 금융 서류의 진위와 자금 출처를 더욱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는 만큼, 뉴질랜드 유학을 계획하는 학생들은 신청서의 정확성과 증빙 자료의 신뢰성을 이전보다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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