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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세대 연금 부담, 누가 감당하나”

13분 전
4분 분량

뉴질랜드 청년층과 베이비붐 세대 갈등 심화


"The younger generation like the idea of a wealth tax or a capital gains tax whereas it scares the bejesus out of the boomers," says economist Cameron Bagrie. Source: RNZ
"The younger generation like the idea of a wealth tax or a capital gains tax whereas it scares the bejesus out of the boomers," says economist Cameron Bagrie. Source: RNZ

  • NZ 슈퍼 연간 지출 260억 달러… 고령화로 재정 부담 증가 전망

  • 주택 마련 어려운 청년층 “왜 미래 세대가 은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나”


뉴질랜드에서 노령연금(NZ Superannuation·NZ Super)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세대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고령화로 연금 지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주택 마련과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것이 공정하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학자들은 현재의 연금제도를 유지할 경우 미래 세대의 세금 부담이나 다른 공공서비스 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반면 연금제도를 급격하게 변경하면 저소득 고령층의 생활이 악화되고 실업급여나 주거 지원 등 다른 복지 지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연금 수급 연령과 키위세이버(KiwiSaver) 의무가입 여부 등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의도 이러한 문제와 맞물려 있다.


연간 260억 달러 지출… 세수의 약 20% 차지

경제학자 캐머런 배그리(Bagrie Economics의 Cameron Bagrie)는 NZ Super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커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금 지출이 GDP의 2%, 4%, 6%, 8% 중 어느 수준이냐만 따지는 것은 핵심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지출이 증가하는 속도와 정부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라는 것이다.



배그리에 따르면 NZ Super에는 연간 약 260억 달러가 투입되고 있으며, 이는 연간 약 1,300억 달러 규모의 세수와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세수의 약 20%에 해당한다.


연금 지출이 계속 증가하면 정부는 선택을 해야 한다. 다른 분야의 예산을 줄이거나 세금을 인상해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 교육, 주택, 치안, 국방 등 다른 공공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배그리는 정부 지출은 정치적으로 선택하면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지만, 한 분야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하면 다른 분야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령화로 바뀌는 근로자와 연금 수급자의 비율

NZ Super 재정의 장기적인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는 인구 고령화가 꼽힌다.



배그리는 과거 뉴질랜드에서 연금 수급자 한 명당 생산가능인구가 약 7명이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약 4명 수준이며 장기적으로는 약 2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연금을 지원하는 경제활동인구에 비해 연금을 받는 고령층의 비중이 커진다는 의미다. 근로자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면 세금 기반은 약해질 수 있지만, 연금과 의료서비스 등에 필요한 지출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과거 뉴질랜드가 이민을 통한 인구 및 경제성장 덕분에 예상보다 연금 부담을 잘 관리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민과 경제성장만으로 장기적인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집을 살 수 없는 청년층이 은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나”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연금 재정 문제를 넘어 세대 간 자산 격차와 공정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배그리는 베이비붐 세대가 주택 가격 상승을 통해 상당한 자산을 축적한 반면, 젊은 세대는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택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층이 부유세나 자본이득세 도입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반면, 이미 부동산과 투자자산을 보유한 고령층은 이러한 세금에 강하게 반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년층은 과거 세대가 누렸던 교육 기회와 현재의 경제적 여건이 다르다고 느낄 수 있다.


배그리는 과거 세대가 무료 교육의 혜택을 누렸던 것과 달리, 오늘날 청년층은 교육비 부담을 안고 노동시장에 진입한 뒤 고령층의 은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이러한 불만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나 소수 정당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모든 베이비붐 세대가 부유한 것은 아니며, 모든 청년층이 동일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도 아니다. 세대별 평균 자산뿐 아니라 소득과 주거 형태, 부채, 연금 의존도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NZ Super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금만 올릴 수는 없다”

투자 및 금융서비스 기업 심플리시티(Simplicity)의 수석 경제학자 샤무빌 이쿱(Shamubeel Eaqub)도 연금 지출과 정부 세수의 관계를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령화가 진행되면 세금을 낼 수 있는 경제활동인구의 기반은 상대적으로 축소되는 반면, 연금과 의료서비스 등 정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미래 세대 근로자들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해 모든 지출을 충당하는 방식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연금제도를 현재 상태로 유지하면서 부족한 재원을 미래 세대의 세금 인상만으로 해결하는 것이 공정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도 변경이 이뤄지더라도 현재 은퇴한 고령층보다는 미래 세대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개인이 은퇴에 대비해 저축하고 재정계획을 조정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연금 수급 연령을 변경하거나 지급 조건을 조정하는 정책을 도입할 경우, 이미 은퇴를 앞둔 사람과 아직 경제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에게 동일한 기준을 일괄 적용하기보다 단계적인 시행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현행 제도,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쉽지만 충분하지 않을 수도

매시대학교 경제학자 맷 로스크루지(Matt Roskruge)는 NZ Super가 다른 국가의 일부 연금제도에 비해 수급 조건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지급액 자체가 특별히 넉넉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저축이나 자산이 거의 없는 고령층은 연금만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당한 자산과 투자소득을 보유한 사람들도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의 형평성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제도의 보편성을 유지하면 저소득 고령층을 보호할 수 있지만,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도 남는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 논의에서는 연금 수급 연령 조정, 지급 조건 변경, 키위세이버의 역할 확대, 세금 제도 개편 등 여러 방안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각 방안은 재정 절감 효과뿐 아니라 저소득층 보호, 개인의 은퇴 준비 기간, 노동시장 참여, 세대 간 형평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미래 세대의 부담과 고령층의 생활 안정 사이에서

NZ Super 논쟁은 단순히 연금을 줄이거나 세금을 올리는 문제로만 볼 수 없다.


현재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중요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주택 마련과 교육비, 생활비를 감당하면서 미래의 연금 재정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다른 공공서비스 예산이나 세금 정책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설명해야 한다.


반대로 제도를 개편한다면 저축 여력이 부족한 고령층이 빈곤에 빠지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앞으로 뉴질랜드의 연금 논의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과 세대 간 공정성, 노후 빈곤 방지라는 세 가지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핵심은 누가 연금을 받을 것인가만이 아니라, 그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하고 미래 세대에 어떤 경제적 기회를 남길 것인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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