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총선 앞두고 재정계획 공개
“공약 모두 재원 마련됐다”

5년간 245억 달러 지출·110억 달러 추가 세수
자본이득세와 Investment Boost 폐지로 재원 확보
노동당이 11월 총선을 앞두고 주요 선거 공약의 재원과 재정 전망을 담은 10페이지 분량의 재정계획(fiscal plan)을 공개했다. 노동당은 모든 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했다며, 집권할 경우에도 정부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2028/29 회계연도에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당의 계획은 국민당 주도 연립정부가 설정한 2026년 예산의 연간 운영지출 증가 한도(operating allowance) 24억 달러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정부가 현재 전망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2028/29년에 재정 흑자로 돌아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노동당은 이번 계획에서 향후 5년간 약 245억 달러의 추가 지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110억 달러를 새로운 세수와 절감액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기존 예산의 지출 여유분에서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국민당이 노동당의 공약에 대해 제기해 온 이른바 ‘숨겨진 청구서(hidden bill)’ 논란에 대한 노동당의 공식적인 답변이다.
세수 확보의 핵심은 Investment Boost 폐지와 자본이득세
노동당은 향후 재정 전망 기간 동안 약 110억 달러의 추가 수입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재원은 현 정부가 도입한 Investment Boost 세제 혜택 폐지다. 노동당은 이를 폐지하면 약 77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두 번째는 이미 발표한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다. 노동당은 이를 통해 약 28억 달러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밖에 담배 소비세 변경을 되돌려 3억6,500만 달러, 기타 절감을 통해 1억 달러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노동당이 제안하는 자본이득세는 2027년 7월 1일 이후 발생하는 상업용 및 주거용 투자 부동산의 자본이득에 28%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가족이 거주하는 주택, 농장, KiwiSaver, 주식, 사업자산 및 상속재산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노동당은 전체 뉴질랜드 국민의 약 90%는 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자본이득세 수입은 보건의료에 사용
노동당은 자본이득세로 거둬들인 돈을 전액 보건의료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기존 약속도 재확인했다.
전체 계획에서 보건의료 관련 지출은 약 150억 달러에 달한다. 다만 상당 부분은 현재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의료서비스 비용 증가분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어서, 노동당이 기존 정부 계획보다 추가로 대규모 의료예산을 늘리는 구조는 아니다.
노동당의 새로운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는 1년에 세 차례 무료 GP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Medicard’ 도입이다.

또한 과거 폐지된 무료 처방전 제도를 다시 도입하고, 국민당 정부가 시행한 보건의료 인력 채용 동결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 힙킨스 노동당 대표는 무료 1차 의료서비스가 국민들의 건강을 개선하고 병원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서비스 감축도 일부 되돌린다
노동당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서비스 예산 삭감의 일부도 되돌릴 계획이다.
향후 예산에서 예정된 공공서비스 절감분 가운데 첫 번째 감축 계획의 절반과 이후 예정된 추가 감축분 전부를 되돌리는 데 약 20억 달러를 투입한다.
힙킨스 대표는 노동당이 집권할 시점에는 첫해 감축분 가운데 일부가 이미 시행됐거나 진행 중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미 이뤄진 삭감까지 모두 되돌리지는 않고 앞으로 예정된 추가 감축을 중단하겠다고 설명했다.

학교 급식·주택·직업훈련에도 예산
노동당의 주요 지출 공약에는 학교 급식 프로그램을 위한 5억9,100만 달러가 포함됐다.
또한 6,000채의 신규 공공주택을 위한 임대 보조금으로 7억6,000만 달러를 책정했다. Kāinga Ora에는 향후 4년간 약 29억 달러의 자본도 배정한다.
중소기업 관련 정책에도 약 15억6,000만 달러가 투입된다. GST 등록 기준을 연 매출 8만 달러로 높이고, 기업들이 최대 1만 달러 상당의 자산을 즉시 비용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직업교육 분야에서는 Apprenticeship Boost에 2억2,600만 달러, Māori 직업훈련에 8,400만 달러를 배정했다.
또한 향후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될 경우를 대비해 약 9억6,800만 달러를 별도로 남겨두었다.

가장 큰 논란은 ‘Pay Equity’
이번 재정계획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공공부문 및 돌봄·지원 노동자들의 임금 형평성(Pay Equity) 관련 향후 비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동당은 집권 후 첫 100일 안에 폐지된 Pay Equity 법률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향후 각종 임금 형평성 협상에 얼마가 필요한지는 이번 재정계획에 별도로 명시하지 않았다.
노동당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 사전에 특정 금액을 제시하면 협상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국민당은 이 문제를 노동당의 이른바 ‘숨겨진 청구서’에서 가장 큰 비용 항목으로 지적해왔다. 노동당이 과거 제도를 복원할 경우 재정 부담이 약 11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재무부 추산도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노동당은 향후 예산에 남겨둔 재정 여유분을 활용해 관련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돌봄·지원 노동자 6만5천 명, 시간당 4달러 인상
노동당은 별도로 약 6만5,000명의 돌봄 및 지원 노동자에게 즉각적인 임금 인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약 25억 달러를 배정하고, 우선 시간당 4달러의 임금 인상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노조가 요구했던 시간당 8달러 인상의 절반 수준이며, 노동당은 이를 최종적인 Pay Equity 합의가 아니라 임시적인 인상 조치라고 설명했다.
최종적인 임금 형평성 협상은 집권 이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교통비와 유류세도 손본다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약도 포함됐다.
노동당은 3년간 유류세를 동결하고, 주요 도시의 대중교통 요금에도 상한선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주당 대중교통 요금 상한은 오클랜드·웰링턴·크라이스트처치: 주 $20, 기타 지역: 주 $10으로 설정할 계획이다. 이 비용은 National Land Transport Fund의 약 1%를 다른 용도로 재배분해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재정계획에는 유류세 동결에 필요한 구체적인 비용이 별도 항목으로 제시되지는 않았다.
“10억 달러 이상 예산 여유…향후 비용 대응 가능”
노동당은 향후 4년 동안 약 105억 달러의 운영예산 여유분을 아직 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2027/28년 약 15억 달러, 2028/29년 약 11억 달러의 미배정 예산도 포함된다.
노동당은 이 여유분을 국방비나 공공부문 임금협상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재정 부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ay Equity 관련 비용 역시 이 범위 안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향후 경제 상황이나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실제 재정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Pay Equity 비용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이번 재정계획의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로 꼽힌다.
노동당 “모든 공약에 재원 마련”…국민당과 치열한 재정 공방 예고
노동당은 이번 계획을 통해 그동안 국민당이 제기해온 “노동당이 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막대한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비판을 반박하려 하고 있다.
노동당은 모든 공약이 충분히 비용 산정됐고 재원도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정부와 비슷한 수준의 부채와 재정흑자 목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당은 노동당의 자본이득세 수입 전망과 Investment Boost 폐지에 따른 세수 효과, Pay Equity 비용 등이 실제로 예상대로 발생할지에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는 생활비와 세금 문제뿐 아니라 ‘어떤 정당의 재정계획을 믿을 수 있느냐’를 둘러싼 공방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노동당이 제시한 계획은 자본이득세 도입과 Investment Boost 폐지를 통해 세수를 늘리는 대신 무료 의료, 공공주택, 공공서비스 유지, 임금 인상 등에 재원을 투입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국민당 주도 정부의 경제정책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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