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트럼프에 휘둘려선 안 된다”
- WeeklyKorea
- 24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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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탈퇴론에 전 외교장관 강한 반발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식 탈퇴한 이후, 뉴질랜드에서도 WHO 회원국 지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필 고프 전 외교장관이 “뉴질랜드가 WHO를 떠나는 것은 믿기 힘들 만큼 어리석은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현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지나치게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발단은 윈스턴 피터스 외교장관의 발언이었다.
피터스 장관은 개인 SNS를 통해 “책임지지 않는 글로벌 관료 조직이 전 세계 납세자의 돈을 낭비할 때 벌어지는 일”이라며, 미국의 WHO 탈퇴를 계기로 뉴질랜드 역시 WHO 분담금의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WHO가 “비대해졌고 본래의 역할과 경계를 잊었다”며,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분담금에 대해 국민에 대한 책임(accountability)을 물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WHO 성과 강조한 고프 전 장관
이에 대해 헬렌 클라크 정부 시절(1999~2005) 외교장관을 지낸 필 고프는 WHO의 역할을 강하게 옹호했다.
그는 “WHO는 천연두 박멸, 소아마비 근절에 가까운 성과, 전염병 대응 등 인류 보건사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해왔다”며 “전염병은 국경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국가 단위로만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뉴질랜드가 WHO에 기여하는 금액은 연간 약 225만 달러의 의무 분담금과 일부 자발적 기여금으로, “큰돈도 아니며 태평양 국가들을 포함한 취약국의 보건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고프 전 장관은 피터스 장관이 트럼프식 화법과 논리를 차용하려 한다며 “미니 트럼프가 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를 비판한 발언으로 피터스 장관에 의해 영국 주재 뉴질랜드 고등판무관직에서 해임된 바 있다.
“침묵은 비겁함”… 정부 외교 노선 비판
고프 전 장관은 또 럭슨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이른바 ‘평화 이사회(Board of Peace)’ 참여 가능성을 명확히 거부하지 않은 점을 두고 “비겁하다(gutless)”고 비판했다.

이 기구는 가자지구 재건을 명분으로 제안된 것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등이 거론돼 논란을 낳고 있다.
그는 “괴롭히는 자에게 맞서면 물러나지만, 달래면 더 기세등등해진다”며 “트럼프의 행보는 뉴질랜드 외교의 근간인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뉴질랜드 및 NATO 병력이 전선에 나서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참전 용사들을 모욕한 발언”이라며, 정부가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뉴질랜드 군인 10명이 전사했다.
여야 엇갈린 반응… 총리는 ‘개혁 필요’ 강조
야당 노동당의 크리스 힙킨스 대표도 해당 평화 이사회 초청에 대해 “푸틴과 한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자체가 뉴질랜드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일”이라며 참여를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는 WHO 탈퇴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도, 국제기구의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WHO는 태평양을 포함한 각국의 보건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뉴질랜드도 분명한 혜택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WHO와 유엔(UN) 모두 효율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쇄신이 필요하다”며, 회원국으로서 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쟁은 단순히 WHO 분담금 문제를 넘어, 뉴질랜드 외교의 정체성과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국제 협력과 규칙 기반 질서를 중시해 온 뉴질랜드가, 변화하는 글로벌 정치 환경 속에서 어떤 원칙을 지켜낼 것인지에 교민 사회의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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