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키위들 사상 최대…청년층 ‘엑소더스’ 현실화

• 뉴질랜드를 떠나는 키위들이 역대 가장 많은 수준에 도달했다.

Data shows record numbers of Kiwis, including Sam and Sophie, are leaving New Zealand. Photo: Supplied / ABC

뉴질랜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까지 1년 동안 약 7만 3000명의 뉴질랜드 시민이 해외로 이주했다. 이는 전년 대비 8%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 중 약 40%가 18~30세 사이의 청년층으로, 미래 노동력을 잠식하는 ‘브레인 드레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거지가 NZ 전문직보다 고임금”…호주행 가속

최근 호주로 이동한 청년들의 증언은 임금 격차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환경 모니터링 기술자로 일했던 맥스(Max)는 호주에서 설거지 일을 하며 뉴질랜드 전문직보다 더 높은 시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말 가족과의 거리 및 뉴질랜드의 높은 생활비를 이유로 이주를 결정했다며 “집값·물가만 오르고 임금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호주행이 60%…직장·삶의 질, 임금까지 NZ 압도

2025년 3월까지 뉴질랜드 시민 해외 이주자의 60%가 호주행이었다.

올해 초 파트너와 함께 이주한 소피(Sophie·25)는 “호주는 일자리도 많고 급여도 높고 생활비도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주변 친구들도 거의 다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호주 거주 뉴질랜드인은 시민과 달리 사회보장 혜택이 제한돼, 부상이나 실직 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 청년은 부상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10년 체류 의무 때문에 복지 혜택을 못 받아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제학자 “브레인 드레인? 과도한 걱정”

오클랜드대 경제학자 아샤 순다람(Asha Sundaram)은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글로벌 인재 이동은 세계 경제에 긍정적, △해외 거주 뉴질랜드인의 송금과 기술·아이디어 유입 효과도 큼, △뉴질랜드도 중국·인도·필리핀 등에서 5만 9000명 이상의 신규 인력을 받고 있음을 근거로 들며, 이 흐름을 ‘브레인 드레인’이 아닌 ‘브레인 익스체인지(Brain Exchange)’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생산성 향상, 혁신 산업 투자, 보건·교육 분야 강화 등 청년을 붙잡기 위한 정책 개선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돌아올까? “생각보다 괜찮은데…” 돌아올 의향은 ‘반반’

호주로 건너간 청년들의 귀국 의향은 엇갈린다.

일부는 “언젠가 돌아갈 것”이라고 말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막상 와보니 삶의 질이 훨씬 좋아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뉴질랜드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생산성,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높은 주거 비용이 개선되지 않는 한 청년층 이탈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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