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50명의 작은 마을 나세비, 뉴질랜드 최초 ‘다크 스카이 커뮤니티’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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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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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는 보통 더 밝아지기 위해 경쟁한다. 화려한 야경을 만들고, 건물에 조명을 비추며, 밤늦게까지 상점의 불을 밝힌다.
그러나 뉴질랜드 남섬의 작은 마을 나세비(Naseby)는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마을의 불빛을 줄이고 어둠을 지킨 결과, 밤하늘 자체가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됐다.

센트럴오타고 마니오토토 지역에 자리한 나세비는 상주 인구가 약 150명에 불과한 옛 금광 마을이다. 이곳은 2025년 9월 국제단체 다크스카이 인터내셔널로부터 뉴질랜드 최초의 ‘국제 다크 스카이 커뮤니티’ 인증을 받았다.
남반구에서는 니우에와 호주 캐리컬링가에 이어 세 번째로 이 인증을 받은 마을이다.
다크 스카이 커뮤니티는 단순히 별이 잘 보이는 곳에 주어지는 이름이 아니다. 가로등과 건물 외부 조명을 관리하고 주민들이 빛 공해를 줄이는 데 함께 참여해야 한다.
나세비 주민들은 2015년부터 약 10년에 걸쳐 조명 기준을 개선하고 밤하늘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덕분에 맑고 달빛이 적은 밤이면 마을 위로 은하수가 펼쳐진다. 관광객들은 맨눈으로 남십자성을 찾거나 망원경을 통해 달과 행성, 성단과 성운을 관찰할 수 있다.
현지의 나세비 나이트 스카이 투어는 밤하늘을 하나의 거대한 지도처럼 안내하며 남반구의 주요 별자리와 우주의 구조를 설명한다.
낮 동안의 나세비도 평범하지 않다. 과거 골드러시 시대의 건물이 남아 있는 거리와 숲길을 둘러볼 수 있으며, 겨울에는 컬링과 아이스루지, 아이스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다. 여름에는 산악자전거와 산책을 즐기는 여행객이 찾아온다. 낮에는 땅 위를 달리고, 밤에는 수억 광년 밖의 별을 바라보는 ‘24시간 여행지’인 셈이다.
나세비의 변화는 뉴질랜드 관광산업에서 떠오르는 ‘녹투어리즘(Noctourism)’과도 맞닿아 있다. 녹투어리즘은 별 관찰과 오로라 촬영, 야행성 야생동물 탐방처럼 해가 진 뒤 시작되는 여행을 의미한다.
뉴질랜드관광청은 이를 2026년 주요 여행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으며, 뉴질랜드 방문을 고려하는 여행객의 77%가 별 관찰에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는 이미 아오라키 매켄지와 와이라라파의 다크 스카이 보호구역을 비롯해 여러 국제 인증 밤하늘 명소가 있다.
그러나 나세비는 특정 산이나 국립공원이 아니라,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마을 전체가 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관광객을 위해 인공적인 볼거리를 추가하는 대신, 원래 존재하던 어둠을 지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도시에서는 간판과 가로등에 가려 좀처럼 볼 수 없는 은하수. 나세비에서는 아무것도 밝히지 않는 것이 가장 화려한 관광 콘텐츠가 됐다. 여행지의 경쟁력이 더 많은 조명과 시설에서 나온다는 기존의 공식을, 인구 150명의 작은 마을이 조용히 뒤집고 있다.
나세비의 밤에는 볼거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불을 꺼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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