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가 공무원 대체”… 전문가들 ‘숨겨진 비용’ 경고
- WeeklyKorea
- 4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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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공지능(AI)을 공공부문 전반에 확대 도입해 1만 개에 가까운 공무원 일자리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행정 효율화와 재정 절감”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과 노동계는 오히려 예상치 못한 비용과 서비스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향후 3~5년 동안 공공부문 인력을 약 8700명 감축하고, AI와 디지털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약 24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재무장관 Nicola Willis는 정부 조직 축소와 자동화 확대를 통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현재 약 40개 핵심 정부기관에서 AI 활용이 확대될 예정이며, 문서 처리와 행정 업무, 고객 응대, 내부 관리 시스템 등이 주요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일부 부처에서는 이미 AI 기반 자동 문서 작성과 데이터 검색 시스템 도입 검토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비용 절감 효과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은퇴한 컨설턴트 Roger May는 RNZ 인터뷰에서 “8700명의 경험 많은 공무원이 사라질 예정인데, AI로 이를 대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AI 시스템 구축과 교육, 유지관리 비용이 정부 예상보다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AI 시스템 대부분이 미국 빅테크 기업 기술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논란이다. 디지털 담당 장관 Paul Goldsmith는 국회에서 “현재 Claude 나 Copilot 수준의 뉴질랜드 국내 AI 제공업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정부 데이터와 공공 시스템 상당 부분이 해외 플랫폼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여기서 ‘숨겨진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AI 사용료만이 아니라 시스템 통합, 보안 강화,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정비, 직원 재교육, 오류 검증 등에 막대한 예산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AI의 신뢰성과 책임 문제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생성형 AI는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제시하는 이른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AI가 사용자의 잘못된 판단을 그대로 따라가며 오류를 확대하는 ‘맥락적 아첨(Contextual Sycophancy)’ 현상도 확인됐다.
실제 뉴질랜드 의료 현장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올해 초 일부 병원 응급실에서는 AI 기록 작성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의료진 사이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기록 정확성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후 일부 정신건강 서비스 부서에서는 ChatGPT 기반 기록 작성을 중단시키는 조치도 내려졌다.

노동계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공서비스협회(PSA)는 정부가 AI를 “대규모 구조조정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 노동당도 “행정 효율화 자체는 필요하지만, 숫자 목표만 앞세운 인력 감축은 시민 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Reddit 등 뉴질랜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AI는 보조 도구일 뿐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의견과 함께, “정부 데이터가 미국 기업 서버로 넘어갈 수 있다”는 데이터 주권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부 이용자들은 “뉴질랜드 경제 안에서 돌던 임금이 해외 AI 기업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와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뉴질랜드 공공부문 규모가 지나치게 비대해졌으며, AI 활용은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정부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공공부문 인력은 2017년 약 4만8000명에서 최근 6만3000명 수준까지 증가했다. 정부는 이를 다시 약 5만5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은 결국 핵심은 “AI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본다. 반복적인 행정 업무 자동화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복잡한 판단과 인간적 소통이 필요한 영역까지 무리하게 AI에 의존할 경우 오히려 더 큰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뉴질랜드 사회가 앞으로 공공서비스와 노동, 데이터 주권, 인간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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