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 중고차 시장 지각변동

신차 가격 하락, 일본산 중고차 수입 구조 흔들까
정비·부품·주유업계에도 파장
뉴질랜드 자동차 시장에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빠르게 진입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중고차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저렴하면서도 성능과 안전성을 갖춘 신형 전기차가 늘어나면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반면, 기존 휘발유 차량의 중고 가격과 자동차 관련 산업 전반에는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클랜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케니 칭(Kenny Ching) 선임강사는 최근 기술 변화와 경제 구조의 관계를 분석한 글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확산이 단순히 자동차 브랜드 간 경쟁을 넘어 뉴질랜드의 중고차 시장과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 차량은 중국 자동차 업체 BYD의 소형 전기차 아토 1(Atto 1)이다. 현대적인 디자인과 터치스크린을 갖춘 실내, 우수한 주행 성능 등을 바탕으로 기존 소형 내연기관 차량과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원문은 해당 차량의 안전성 평가와 주행 완성도도 주요 특징으로 소개했다.
저렴한 신차가 중고차 가격까지 끌어내릴 수 있어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차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차와 중고차 시장은 서로 연결돼 있어 저렴한 신차가 등장하면 기존 중고차의 가격 경쟁력도 약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3년 된 휘발유 차량의 가격이 2만 7,000달러이고 비슷한 수준의 신차가 4만 달러라면 중고차를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성능과 품질이 경쟁력 있는 신형 전기차를 3만 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면 소비자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기존 중고차의 성능이 갑자기 나빠지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저렴한 신차를 대안으로 선택하면서 중고차 가격에 하락 압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중고차 시장 전반의 가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뉴질랜드는 오랫동안 일본에서 사용된 차량을 수입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구조에 의존해 왔다. 일본 소비자가 신차 구입 초기의 감가상각을 부담하면, 뉴질랜드 소비자는 몇 년 지난 차량을 수입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원문에 인용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뉴질랜드의 기존 경량 차량 가운데 중고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2%였다. 2025년에는 중고 승용차 수입 물량의 약 97%가 일본산이었다.

그러나 중국산 전기차가 일본산 중고차와 큰 가격 차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으면, 뉴질랜드 소비자들이 일본의 감가상각에 의존해 저렴한 차량을 확보하던 기존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정비업계·부품업계·주유소도 영향권
전기차 확산은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차량을 유지·관리하는 산업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내연기관 차량을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산업 생태계에는 주유소, 자동차 정비소, 윤활유 공급업체, 엔진 및 변속기 수리업체, 부품 유통업체, 자동차 판매점과 폐차업체 등이 포함된다.

반면 전기차는 배터리와 전력전자장치, 충전 설비,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수요를 만들어낸다.
뉴질랜드 자동차 산업 교육기관 MITO의 2025년 산업 보고서를 인용한 원문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광범위한 자동차 관련 산업은 약 1만 5,000개 사업체에서 6만 8,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에 약 80억 달러를 기여한다. 이 가운데 자동차 수리 및 유지보수 분야 종사자는 약 2만 3,400명에 달한다.
전기차가 늘어난다고 해서 기존 자동차 관련 일자리가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 역시 타이어 교체와 서스펜션 정비, 사고 수리, 전자장치 점검 등이 필요하다.
다만 엔진오일 교환과 배기장치 수리, 점화플러그 교체, 일부 엔진 및 변속기 정비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 차량 구성이 바뀌면 정비업계가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와 필요한 기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중고 휘발유 차량의 가격까지 하락하면 이러한 변화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차량 가치에 비해 수리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차주가 수리보다 폐차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부품과 연료, 기존 정비 서비스에 대한 수요에도 추가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전기차 전환은 환경뿐 아니라 경제의 문제
소비자 입장에서 저렴한 전기차의 등장은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차량 구입비와 운행비 부담이 낮아지면 가계의 자동차 유지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적 혜택이 발생하는 곳과 비용을 부담하는 곳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뉴질랜드는 대중적인 승용차를 대량 생산하는 제조 기반이 사실상 없는 국가다. 따라서 전기차 생산으로 발생하는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은 해외 제조업체에 귀속될 수 있다. 반면 자동차 판매점과 정비소, 부품 공급업체, 주유소 등 변화의 영향을 받는 사업체는 뉴질랜드 지역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원문에 따르면 2026년 6월까지 1년 동안 뉴질랜드가 수입한 순수 전기차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였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의존도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에 따라 전기차 전환을 둘러싼 정책 논의도 배출가스 감축과 충전 인프라 확충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 산업의 고용 구조와 기술 인력 양성, 지역 사업체의 경쟁력, 중고차 가치 변화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정비 인력의 교육과 훈련도 전기·전자장치 및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급격한 붕괴보다는 장기적인 산업 재편 가능성
전기차 확산이 뉴질랜드 자동차 산업의 즉각적인 붕괴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차량 교체에는 시간이 걸리고, 기존 휘발유 차량도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도로에서 운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저렴한 전기차가 소비자의 구매 선택을 바꾸기 시작하면 그 영향은 신차 판매를 넘어 중고차 가격과 폐차 규모, 정비업체의 수익성, 자동차 부품 수요와 고용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
앞으로 뉴질랜드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파악하려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뿐 아니라 중고차 가격 추이와 차량 폐차 현황, 자동차 정비업체의 경영 상황, 관련 산업의 고용 변화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결국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확산은 단순한 자동차 가격 경쟁을 넘어 뉴질랜드 소비자의 차량 구매 방식과 자동차 산업의 사업 구조, 기술 인력 수요까지 바꿀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사 출처: 케니 칭(Kenny Ching) 오클랜드대학교 경영대학원 선임강사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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