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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진료, 사치가 된 현실

  • “통증이 곪을 때까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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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웰링턴 교외 ‘휘트비(Whitby)’의 치과 대기실. 얼굴이 붓고 심각한 감염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몰려든다. 단순한 충치 치료조차 제때 받지 못해 응급실 입원을 앞둔 경우도 적지 않다. 원인은 하나다. 치과 진료비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비싸졌기 때문이다.


최근 생활비 급등 속에서 치과 진료는 필수 의료가 아닌 ‘사치재’로 전락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환자와 치과의사들은 “이 악순환이 더 이상은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환자들의 현실적인 고통

환자 캐서린은 루트 캔날(신경치료)을 받기 위해 치과를 찾았다. 두 차례에 걸친 시술비는 600~800달러. 그는 “너무 아파서 치료를 미룰 수 없지만, 가정 경제에는 큰 타격”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환자 매트 우드는 치아 파절과 충전물 탈락으로 250달러를 지불했다. “조기 치료라 다행히 비용이 적게 들었다”면서도 “가족 모두 예방 진료를 위해 따로 돈을 모아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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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의 우려

소피 맥케나 치과의사는 매주 ‘위험한 수준’의 감염 환자를 치료한다. 그는 “심각한 감염으로 얼굴이 퉁퉁 부은 환자가 거의 중환자실로 갈 뻔했다”며 “조금만 늦었으면 정맥 항생제 치료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케나는 이를 “악순환”이라고 표현했다.


정기 검진을 감당하지 못한다 → 치료를 미루다 위기 상황에 내원한다 → 치료비는 더 비싸지고 치아는 뽑아야 한다 → 또다시 치과를 기피한다. “이건 말도 안 된다. 우리는 바꿔야 한다.”

제도적 공백과 정치권의 미온적 대응

뉴질랜드 치과협회는 정부에 공공 지원 확대와 예방 중심의 제도 개혁을 권고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시 보건 장관 대행이었던 맷 두시 의원은 “현재로선 무상 치과 진료는 정부 방침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단지 18세 미만 아동 무료 진료와, 긴급 환자 대상 1000달러 보조금 제도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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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의 카멜 세풀로니 의원 역시 “과거 보편적 치과 진료를 목표로 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새로운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답변을 피했다.


치과 진료의 공공성 논쟁

뉴질랜드에서 치과 진료는 장기간 성인 대상 공적 지원에서 배제돼 왔다. 그 결과 치과를 방문하는 시점은 대체로 ‘위급 상황’일 때뿐이다. 전문가들은 예방 중심 진료 체계를 도입하지 않는 한 더 많은 국민이 고통과 높은 비용을 떠안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치과의사 맥케나는 “대부분은 충분히 예방 가능한 문제인데, 방치하다가 결국 더 큰 비용과 고통을 치르게 된다”며 “지금이야말로 정치권이 초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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