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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명 넘는 체납자…9.4b달러까지 불어난 이유

8월 12일
3분 분량
As of March this year, more than half-a-million people had debt to Inland Revenue. Source: RNZ
As of March this year, more than half-a-million people had debt to Inland Revenue. Source: RNZ

국세청(Inland Revenue·IRD)에 세금을 갚지 못한 사람이 5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체 세금 체납액이 94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세금 체납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왜 이처럼 막대한 세금 부채가 쌓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IRD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세청에 세금 빚을 진 사람은 50만명 이상이다. 전체 체납액은 94억달러로, 이 가운데 약 62%인 59억달러가 실제 회수 가능한 채무로 분류됐다.


 

전체 세금 체납액은 2023년 60억달러 미만이었지만 이후 크게 증가했다.

 

특히 체납의 상당 부분은 영세사업자와 중소기업에서 발생했다. 이들이 전체 미납 세금의 약 65%를 차지했으며, GST와 고용주가 직원 급여에서 원천징수해 납부해야 하는 PAYE 등이 전체 체납액의 57%를 차지했다.

 

다만 체납액 증가 속도 자체는 둔화되고 있다. 올해 3월까지 1년간 세금 체납 증가율은 1.6%로, 2024년 3월까지 1년간 기록했던 27.1%에서 크게 낮아졌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세금 부채

경제학자 샤무빌 이쿱(Shamubeel Eaqub)은 최근 국세청이 직접 기업의 파산 절차를 신청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기업이 청산된다고 해서 국세청이 밀린 세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쿱은 기업이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인데도 계속 영업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사업체 설립과 운영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게 느슨한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세금 납부는 선택적인 비용이 아니라 사업자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국세청이 납세자들에게 비교적 유연하게 대응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세금 납부 의무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PAYE·GST를 운영자금으로 사용

호주·뉴질랜드 공인회계사협회(Chartered Accountants Australia and New Zealand)의 존 커버트슨(John Cuthbertson)은 최근 4년 동안 세금 체납이 급증한 배경에 코로나19가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당시 정부와 국세청이 기업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세금 징수와 관리에 보다 유연한 접근을 취했지만, 그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이 세금을 사실상 운영자금처럼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PAYE와 GST 체납이 많다는 점은 기업들이 직원 급여에서 원천징수하거나 고객에게 받은 세금을 다른 비용에 사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커버트슨은 이런 기업들이 결과적으로 세금을 성실하게 납부한 기업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자가 직원 급여에서 원천징수한 PAYE나 소비자로부터 받은 GST를 애초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체납이 오래될수록 회수도 어려워

기업 회생·청산 전문가 키튼 프롱크(Keaton Pronk)는 국세청이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가 체납 세금 회수 가능성을 좌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가 세금을 연체하기 시작한 초기에 조치가 이뤄지면 해당 기업이 여전히 영업 중이고 자산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세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오래된 세금 부채의 경우 기업이 이미 문을 닫거나 자산을 처분했을 가능성이 높아 회수가 훨씬 어려워진다.


 

프롱크는 실제 청산 절차에 들어간 기업 가운데 채권자들에게 배당할 자금이 전혀 남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IRD도 징수 강화

IRD는 코로나19 이후 세금 체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인정하면서도 최근에는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최근 몇 차례 예산에서 국세청의 세금 징수와 납세 순응(compliance) 업무에 추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국세청은 체납 세금 가운데 일부는 분쟁이나 기업 청산, 법적 절차 등에 묶여 있어 당장은 회수할 수 없지만 향후 회수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에 따라 국세청장은 정부의 순수 세수 확보를 최대화할 의무가 있으며, 회수 비용이 세금보다 더 많이 드는 경우에는 일정 조건 아래 체납액을 탕감할 수 있다.

 

다만 IRD는 경제적 압박이 계속되는 만큼 향후 1년 동안 전체 세금 체납액은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OECD 국가에서도 장기간 이어진 경기 부담으로 세금 체납이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납세 시스템의 신뢰 문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단순히 체납액 94억달러라는 숫자만이 아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자들이 PAYE와 GST를 제때 납부하지 못하고 이를 현금흐름 부족을 메우는 데 사용했다면, 이는 개별 사업자의 경영 문제를 넘어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사업자와의 공정한 경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세금 체납이 늘어날 수밖에 없지만, 체납이 장기간 누적되도록 방치할 경우 결국 회수 가능성도 낮아진다.


 

이번 통계는 코로나19 이후 뉴질랜드 경제가 겪은 충격이 기업과 납세 시스템에 아직도 상당한 흔적을 남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세금 체납을 언제,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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