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주문 급감에 대폭 할인 경쟁…“생존이 최우선”
- WeeklyKorea
- 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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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건설업계가 심각한 수주 감소와 경기 침체 속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부 업체는 견적을 최대 50%까지 낮추는 극단적인 할인 전략을 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붕괴되고 있다.
뉴질랜드 건축연구소(BRANZ)에 따르면 건설업계의 기업 청산 건수가 전년 대비 37% 증가했으며, 이는 전국 전체 청산 사례의 31%를 차지했다.

뉴질랜드 기업혁신고용부(MBIE)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며, 2022년 210건이었던 건설 코드 기업 청산은 2023년 416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 2025년 6월 말 기준으로는 687건에 달해 3년 새 3배 넘게 급증했다.
이 같은 급격한 위축 속에서 일부 중국계 건설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극심한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오클랜드에서 소규모 건설 회사를 운영 중인 헨리 왕(Henry Wang)은 “2020~2022년에는 주택 시공 시 목수들이 평방미터당 $150~160을 벌 수 있었지만, 지금은 40~50%가량 줄었다”며, “많은 회사가 절반 가격으로 견적을 제시하며 파괴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왕은 과거 중국계 건설업체에 재직하며 주 6일, 하루 11~12시간씩 근무했던 호황기를 떠올리며, 2023년부터 시작된 일감 부족으로 회사가 주 3일 근무만 보장하게 됐고, 직원 60~80%가 해고되는 사태를 겪었다고 말했다.
상업시설 인테리어 업체 유니크 컨스트럭션스(Unique Constructions)의 스티븐 진(Steven Jin) 대표 역시 “2018~2019년 대비 2023~2024년 사업량이 60% 이상 줄었다”며, 현재는 5% 수익률 혹은 무이익 상태로 사업을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격을 낮추는 것뿐”이라며, 업계 전반의 위기를 강조했다.
뉴질랜드건축산업연맹(Building Industry Federation) 대표 줄리안 레이스(Julien Leys)는 “대다수 건설업체는 직원 3~5명의 소규모 기업”이라며, 이들 중 다수가 일감 자체가 사라진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체들은 통상적으로 12개월치 프로젝트가 수주돼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앞으로 1년간 할 일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5월까지 1년간 신규 주택 건축 허가 건수는 33,530건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경제 분석기관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수석 예측관 가레스 키어넌(Gareth Kiernan)은 “2022년 주택 가격 상승과 저금리로 주택 착공이 5만1,000건에 달하는 붐이 있었지만, 이후 건축 비용과 금리가 오르면서 시장은 급속히 식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건설업계는 수요 대비 과잉 공급 상태에 있으며, 이에 따라 업체들이 청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며, 상업용 건축 부문도 최근 6~9개월간 경제 불안정 속에서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Registered Master Builders Association의 CEO인 안킷 샤르마(Ankit Sharma)는 “소규모 건설사들은 이익률 감소, 원자재 비용 증가, 수주 불확실성 등으로 극심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지역(예: 센트럴 오타고)에서는 건축 활동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도 포착되고 있다.
샤르마는 정부의 ‘인베스트먼트 부스트(Investment Boost)’ 정책과 조달 개혁이 업계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키어넌은 “건설업계는 결국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활동 수준으로 조정될 것”이라며, “2021~2022년은 과열 상태였고, 이제는 정상 수준으로의 조정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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