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3% “MMP 유지”…럭슨 개편론 과반이 반대

1News 여론조사서 MMP 유지 53% vs 변경 29%
럭슨 총리, 재선 시 선거제도 국민투표 검토 시사
국민의 과반수인 53%가 현재의 MMP(혼합비례대표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선거제도로 바꾸자는 의견은 29%에 그쳤다.
1News Verian이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 뉴질랜드 국민에게 “MMP를 유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다른 선거제도로 변경해야 하는가”를 물은 결과, 53%가 MMP 유지를 선택했다.
선거제도를 바꾸기를 원하는 응답자는 29%였으며, 18%는 모르겠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이번 조사는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가 이달 초 National이 다음 총선에서 재집권할 경우 MMP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직후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현재 뉴질랜드의 선거제도를 실제로 바꿀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조사이기 때문이다.
럭슨 “MMP를 다시 국민에게 물어볼 때”
럭슨 총리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뉴질랜드가 현재의 선거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국민에게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MMP가 여전히 뉴질랜드 국민이 원하는 제도인지 헌법적 차원에서 다시 확인해 보는 것이 옳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럭슨 총리가 이 같은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현재의 연립정부 운영에 대한 불만과도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럭슨 총리는 연립정부 구성원과 함께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내각에 다른 정당의 인사를 포함해야 하는 현재의 정치 구조에 불편한 감정을 나타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연립정부 파트너를 직접 지칭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이 발언은 정치권에서 상당한 논란을 불러왔다.
일각에서는 럭슨 총리의 갑작스러운 MMP 국민투표 제안이 자신의 당 소속 의원들에게도 충분히 사전에 공유되지 않았으며, 최근 국민당 내부에서 발생한 지도부 도전 사태의 배경 가운데 하나가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미 두 차례 MMP를 선택했다
MMP는 뉴질랜드 정치에서 비교적 익숙한 제도다.
뉴질랜드 국민은 1993년 국민투표를 통해 MMP를 선택했고, 이후 2011년 다시 한번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2011년 투표에서도 국민들은 MMP를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다.
선거법 전문가 그레임 에들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거제도 변경을 원하는 비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난 점에 주목했다.

과거 국민투표 당시에도 MMP에 대한 지지는 대체로 50%대 초중반이었으며, 기존의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인 FPP(First Past the Post)를 선호한 비율은 약 45%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MMP 유지 의견이 53%로 나타난 것은 과거 투표와 비교해도 크게 달라진 모습은 아니라는 것이다.
에들러는 많은 국민들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선거제도를 선택한 만큼 “이미 결정한 문제”라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20여 년 동안 두 번 물었다… 너무 자주 묻는 것일 수도”
MMP를 다시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에들러는 뉴질랜드가 약 20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이미 두 차례 선거제도를 국민에게 물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선거제도처럼 국가의 정치 구조를 결정하는 문제를 다른 국가에서는 한 세대에 한 번 정도밖에 묻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뉴질랜드가 MMP를 다시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이 과연 필요한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MMP의 대안이 무엇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민투표를 실시하더라도 단순히 “MMP냐 아니냐”만 물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MMP를 폐지한다면 과거의 FPP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다른 비례대표제인 STV(단기이양식 투표) 같은 새로운 선거제도를 도입할 것인지에 따라 국민들의 선택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에들러는 어떤 제도를 MMP의 대안으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 역시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MMP가 문제가 아니라 럭슨의 연정 운영이 문제”
노동당은 MMP 개편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동당 대표 크리스 힙킨스는 선거제도를 바꿀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힙킨스 대표는 럭슨 총리가 연립정부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책임을 MMP에 돌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능력이 부족한 총리라면 어떤 선거제도를 사용하더라도 국정을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비판하면서, 현재 연립정부 운영의 문제는 MMP 때문이 아니라 럭슨 총리의 정치적 리더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번 논쟁은 단순히 선거제도 하나를 바꿀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뉴질랜드가 지난 30여 년 동안 유지해온 정치 시스템을 계속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MMP란 무엇인가?
MMP는 Mixed Member Proportional, 즉 혼합비례대표제를 뜻한다.
뉴질랜드 국민은 총선에서 일반적으로 두 표를 행사한다.
하나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뽑는 지역구 후보자 투표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정당투표다.
의회 전체 의석은 기본적으로 정당투표에서 얻은 지지율에 비례해 각 정당에 배분된다.
이 때문에 지역구에서 당선된 의원뿐 아니라 정당투표 결과에 따라 정당 명부 의원도 의회에 들어온다.

MMP의 가장 큰 특징은 정당의 전국적인 지지율이 의석수에 비교적 잘 반영된다는 것이다.
반면 단일 정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기 어려워 여러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는 특징도 있다.
현재 럭슨 정부 역시 국민당 단독 정부가 아니라 여러 정당이 함께 구성한 연립정부다.
이번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것은?
현재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MMP 폐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과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MMP를 유지하자는 의견이 53%로 변경 의견 29%보다 24%포인트 높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국민투표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실제 투표가 실시될 경우 어떤 대안이 제시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MMP에 대한 국민들의 최종적인 입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조사는 럭슨 총리가 MMP 개편 가능성을 제기한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뉴질랜드 국민 다수가 기존 선거제도를 유지하는 쪽에 더 기울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National이 실제로 재집권할 경우 MMP 국민투표를 추진할지, 어떤 대안을 제시할지, 그리고 국민들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11월 총선을 앞두고 또 하나의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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