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대란… 대기자 폭증
- WeeklyKorea
- 8월 26일
- 2분 분량
수천 명 ‘자부담 검사’ 선택

뉴질랜드의 대장내시경 검사 대기자가 2만 명을 넘어서는 등 공공의료 시스템이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으면서, 수천 명의 환자들이 3000달러 이상의 자비를 들여 민간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말콤 멀홀랜드(Patient Voice Aotearoa 회장)는 지난해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용종이 발견돼 고위험군 판정을 받았다.

그는 매년 추적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 12월 거주 지역인 미드센트럴(MidCentral) 보건 당국으로부터 “인력 부족으로 추적 내시경 검사가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른 지역이라면 검사를 받을 수 있었지만, 선택지는 공공 대기자 명단에 오르거나(현재 2만여 명) 사비로 검사를 받는 것뿐이었다. 그는 결국 3000달러를 지불하고 민간 병원에서 검사를 예약했다.
멀홀랜드는 “누구도 목숨을 위해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내시경은 조기 발견 시 생명을 구하는 도구인데, 비용 때문에 받지 못한다면 결국 누군가는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2만450명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기다리고 있으며, 이 중 60%는 권고된 대기 기간을 초과했다.
긴급 환자의 82%만이 2주 내 검사 목표를 달성했으며, 일반 환자와 추적 검사 환자의 경우 절반 이하만이 권고 기간 내 검사를 받았다.
반면 오클랜드의 민간 병원에서는 2주 내 예약이 가능하며, 비용은 2400~6500달러 수준이다. 남반구 최대 민간 의료보험사인 서던크로스(Southern Cross) 자료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에만 보험 적용을 받은 대장내시경 검사가 3만2000건 이상이었고, 자비 부담 검사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소화기내과 전문의 부족이다. 2017년 조사에서 타이라피티, 와이라라파, 웨스트코스트, 왕가누이 등 일부 지역은 전문의가 전무했고, 현재도 전국적으로 최소 9개의 공석이 존재한다.
호주와의 급여 격차도 심각하다. 한 전문의는 “호주에서는 뉴질랜드의 두세 배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인력 유출 문제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공공 부문 전문의 인력이 수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추산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민간 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결과를 낳는다.

대장암은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많은 암 사망 원인으로, 매년 약 1200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환자 단체 ‘Bowel Cancer New Zealand’는 “검사 지연은 환자들에게 단순히 불편을 넘어선 생존의 문제”라며 “대기 기간 목표를 분명히 하고, 검진 연령을 호주처럼 45세로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대장내시경 1건당 3500달러의 비용이 들더라도, 암 치료에 드는 8만5000달러와 비교하면 조기 검사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분석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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