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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출구 없는 고통의 이유

작가 박완서의 독백입니다.


'주님,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닙니다. 믿어서도 아닙니다. 만에 하나라도 당신이 계실까 봐, 계셔서 남은 내 식구 중 누군가를 또 탐내실까 봐 무서워서 바치는 기도입니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작가 박완서(1931~2011)는 남편과 외아들을 잃고 하늘을 향해 이렇게 절규합니다. 남편은 병으로 잃었지만 25년 5개월간 자랑스럽게 키워온 의사 아들이 사고로 창졸간에 떠난 것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천주교에 입교한 지 4년째였던 작가는 작품 '한 말씀만 하소서'에서 참척(慘慽)의 고통을 처절하게 기록했습니다.


"내가 이 나이까지 겪어본 울음에는, 그 울음이 설사 일생의 반려를 잃은 울음이라 할지라도, 지내놓고 보면 약간이나마 감미로움이 섞여 있기 마련이었다. 아무리 미량이라 해도 그 감미로움에는 고통을 견딜 만하게 해주는 진통제 같은 게 들어있었다. 오직 참척의 고통에만 전혀 감미로움이 섞여 있지 않았다. 구원의 가망이 없는 극형이었다. 끔찍한 일이었다."


이해인 수녀가 박 작가에게 인근 수녀원에서 지내기를 권했습니다. 수녀원에 간 그녀는 "주님과 한번 맞붙어보려고 이곳에 이끌렸다"고 적었습니다. "당신은 과연 계신지, 계신다면 내 아들은 왜 죽어야 했는지, 내가 이렇게 고통 받아야 하는 건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 말씀 해보라고 애걸하리라."


그러나 신(神)의 '한 말씀'은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밥이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또 참담했습니다. 먹은 것을 토해 내려 변기에 앉았습니다. 십자가 아래 무릎 꿇고 몸부림쳐도 들을 수 없으니 변기 앞에 무릎 꿇고 말았습니다.


작가 박완서가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 '극복'은 아니었습니다. 근 20년이 지난 후 작가는 이해인 수녀와의 대담집 '대화'에서 '아픔을 어떻게 극복했느냐'고 묻는 게 참 싫었다고 말했습니다. "아픔은, 절대 극복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냥 견디며 사는 거죠."

 

욥의 고통은 인과응보도, 고진감래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욥의 순수한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허락하신 까닭 없는 고난입니다. 욥의 고난은 그의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을 진심으로 경외하는지 시험하기 위함이었고, 이는 합리적인 인과응보 논리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욥이 고난을 당한 이유는 사탄의 이 주장 때문입니다. ‘욥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당신이 욥에게 준 축복 때문이며, 축복을 거두면 하나님을 저주할 것입니다.’ 이에 하나님은 욥의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사탄에게 욥의 소유와 몸을 칠 수 있도록 허락하셨습니다.

 

그런데 모든 시험의 시간이 끝나고 고통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욥에게 하나님은 직접적인 답을 해주시지 않으셨습니다. 대신에 말할 수 없이 부드럽고 사랑스런 음성으로 대자연의 웅대함과 아름다운 조화, 그리고 인간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하고 신비한 자신의 절대적인 능력을 묘사하시며 욥 앞에 서십니다.

 

1. 그 때에 여호와께서 폭풍우 가운데에서 욥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 3.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 4. 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욥 38: 1-4)


욥을 포함해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왜 나인가?(Why me?)'라는 질문에서 '하나님은 누구이신가?'라는 질문으로 바뀔 때 우리의 고난은 해석이 됩니다.



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박성열 목사는 뉴질랜드 남십자성어린이예술단 음악감독으로 8년(1997-2004)간 봉사했으며, 뉴질랜드 시온합창단(성인혼성) 지휘자로 또 8년(2005-2012)간 봉사했다. 또 뉴질랜드 오페라단 단원으로 12년(2005-2016)간 활동했다.  


현재는 오클랜드 장로합창단 지휘자로 12년(2014- 현재)째 봉사하고 있으며, 오클랜드 오라토리오코랄 운영위원장으로 11년(2015- 현재)째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 예수찬양교회 시니어 목사로 19년(2007- 현재)째 사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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