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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압박에 정육점•홈킬 수요 폭증

“이제는 고기도 사냥해야 먹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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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국민들이 치솟는 생활비와 고기값 앞에 새로운 소비 전략을 짜고 있다.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소고기 스테이크는 1년 사이 약 25% 인상, 다짐육과 소시지는 1kg당 20달러 이상에 달하면서 많은 가정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정육점, 홈킬(homekill·자가 도축), 심지어 직접 사냥에 나서고 있다.


■ 정육점, 다시 찾는 소비자들

해블록노스에서 ‘더 클래식 부처(The Classic Butcher)’를 운영하는 벤 앤드류스(Ben Andrews)는 최근 손님들이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한다.


그는 “고기를 끊는 건 아니지만, 소비자들이 분명 ‘질’에 더 신경 쓰고 있다”며 “예전에는 일주일에 세 번 먹던 스테이크를 이제는 한 번으로 줄이고, 대신 더 나은 품질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겨울철에는 뼈를 사서 직접 육수를 내는 전통적인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앤드류스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완제품 육수보다 절반 값으로 뼈를 사서 만들면 양도 두 배, 건강에도 더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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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사태(shank), 양지(gravy beef), 사골(shin on the bone) 같은 부위가 저렴하면서도 천천히 조리하면 충분히 맛있다고 추천했다.


■ “한 끼 15달러 완제품 인기”…중소 정육점의 생존법

와이파와(Waipawa)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애너벨 태플리-스미스(Annabel Tapley-Smith) 역시 손님들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들이 저렴한 부위를 찾고, 슈퍼마켓보다 더 좋은 품질을 경험하면서 다시 찾아온다”고 말했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이나 노년층은 정육점에서 만든 15달러 완제품 요리를 많이 구매한다. 그는 “채소까지 포함된 균형 잡힌 한 끼를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며, 올겨울 조리식품 생산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규모 정육점도 어려움이 있다. 그는 최근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직원 근무 시간을 줄여야 했으며,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이 하루 한두 시간씩 근무를 조정하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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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들의 경우 정육점에서 판매하는 고기는 남편과 함께 운영하는 파탕가타 스테이션(Patangata Station) 농장에서 공급돼, 고기값 인상은 농장 수익에는 도움이 되고 있다.


■ 홈킬·사냥의 부상

홈킬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클라이브(Clive)에서 홈킬 작업장을 운영하는 아론 포하투(Aaron Pohatu)는 “20년 경력 중 지금이 가장 바쁘다”며 “고기값이 사상 최고라 사슴을 잡아 가져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슴 한 마리를 손질하는 비용이 30~40달러, 소시지 제작은 1kg당 8달러, 다짐육은 1kg당 5달러라며 슈퍼마켓 가격과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힘든 시기일수록 잡은 고기를 나누는 게 기분 좋다”며, 이웃들에게 고기를 나눠주면 대신 생선이나 크레이피시 같은 다른 음식이 돌아오는 공동체적 문화도 소개했다.


다만 누구나 사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총기 면허가 있는 사람이라도 사유지 접근은 쉽지 않다”며 “지역 주민들과 소통해 접근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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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정육 체인의 고민

반면, 대형 정육 체인인 매드 부처(Mad Butcher)는 가격 인상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 마이클 모턴(Michael Morton)은 “고기값이 매주 80센트~1달러씩 오르고 있어 특가를 내걸기가 힘들다”며 “소비자들은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값 상승 배경으로 수출 수요 증가, 낙농 및 산림업으로 인한 축산지 감소를 꼽았다. 다만 여름철에는 바비큐 수요와 공급량 증가로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뉴질랜드 가정은 고기값 상승 속에서 저렴한 부위 선택, 직접 조리, 사냥 및 홈킬 활용 등 다양한 대안을 찾고 있다.


정육점과 홈킬 서비스는 생활비 위기 속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인 글로벌 수요·공급 불균형과 농업 구조 변화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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