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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종 칼럼] 뉴질랜드는 왜 역주행하는가

고배출 차량의‘덤핑장’을 자처한 정부의 위험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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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정부가 Clean Car Standard(클린 카 스탠다드)를 대폭 완화하며 사실상 무력화한 결정은 단순한 자동차 정책 변경을 넘어, 세계적 환경 규범에서 스스로 이탈하는 위험한 정치적 선택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완화 조치는 충격적일 정도로 급격하다. CO₂ 배출 기준을 넘겼을 때 부과되는 벌금을 △신차는 1g당 67.50달러 → 15달러, △중고차는 33.75달러 → 7.50달러로 거의 80% 인하했다.

정부는 “차량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논리는 국제 기준에도, 환경 경제학적 분석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뉴질랜드가 이 결정으로 인해 고배출 차량의 ‘dumping ground(덤핑장)’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호주보다도 훨씬 낮은 배출 벌금을 채택하면서, 뉴질랜드는 고배출 차량을 가장 들여오기 쉬운 국가가 됐다.


■ “수요와 공급이 붕괴했다”는 정부… 그러나 원인은 누구인가

교통부 장관 크리스 비숍은 “EV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무너져 버렸다”고 주장한다.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서 뉴질랜드인들이 EV 대신 내연기관 차량을 선택하게 됐다는 논리다.

그러나 EV 판매 급락의 결정적 요인은 명백하다. 바로 정부 스스로 Clean Car Discount(전기차 보조금)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에서 EV의 가격 경쟁력을 단숨에 떨어뜨렸고, 구매자들은 제도 종료 직전 미리 EV를 구매해 버렸으며, 이후 시장은 급속히 식었다. 정부가 만든 공백을 다시 “기준 완화”로 채우려는 것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치적 ‘미봉책’에 가깝다.


■ 국제 환경 기준 흐름과 정반대로 가는 뉴질랜드

국제적으로는 EU, 미국, 영국, 캐나다, 심지어 호주까지도 전기차 보급 확대•내연기관 감축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로드맵 유지, △미국은 EV•하이브리드 생산 인센티브 확대, △호주는 뉴질랜드보다 훨씬 높은 배출 기준 부과, △일본조차 EV•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수출 전략 재편 중으로 이런 흐름 속에서 뉴질랜드는 오히려 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에서 ‘작은 나라의 책임’이라며 스스로를 축소하려는 태도는, 파리협정의 공동 약속에도, 미래 세대에 대한 도의적 책임에도 어긋난다.


■ “영향은 미미하다”는 정부… 그 판단이 더 위험하다

비숍 장관은 완화 결정에 대한 기후 영향 평가가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영향이 너무 미미해서”라고 했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차량 수명은 평균 15년, 경우에 따라 20년 이상 도로를 달린다.

오늘 들여오는 차량의 배출은 2040~2050년대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기후 정책의 기본은 “지금의 선택이 미래 배출을 결정한다”는 원칙인데, 정부는 이를 무시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정책 판단 미스가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있어선 위험한 정치적 판단 오류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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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코리아 발행인

안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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