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은퇴, 내 돈은 얼마나 버틸까?”
- WeeklyKorea
-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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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인출 전략, ‘4% 룰’보다 유연하게 생각하라

“이제 75살인데 아직도 은퇴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아요.” 뉴질랜드의 한 은퇴 예정자 해미시(가명)는 이렇게 털어놨다.
그는 평생 모은 돈을 펀드에 투자해왔지만, 앞으로 20년—95세까지—그 돈이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한다.
“4% 룰”은 여전히 유효할까?
해미시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연 4~5% 인출 규칙(4% rule)’을 따를 계획이었다. 즉, 첫 해에 자산의 4~5%를 꺼내 쓰고 이후 해마다 물가상승률만큼 늘려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최근 뉴질랜드 보험수리사협회(NZ Society of Actuaries)는 “기대수명이 늘고 투자수익률은 낮아져 4% 이상 인출은 위험하다” 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해미시는 “나는 65세가 아닌 75세에 은퇴하니, 자금이 필요한 기간은 30년이 아니라 20년이다. 그럼 4.5%는 괜찮지 않을까?”라며 고민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지출은 줄어든다
매시대학교(Massey University) 클레어 매튜스 교수의 연구는 은퇴 후 필요한 자금 규모를 줄이는 두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① 일부 소득을 계속 벌거나, ② 필요한 기간 자체를 줄이는 것.
해미시는 후자를 택했다. 하지만 여기엔 또 다른 변수—‘지출 감소 곡선’—이 있다.

뉴질랜드 보험수리사협회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부부의 경우 65세~85세 사이 연평균 3.3%, △1인 가구는 연 2.7% 씩 소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85세가 되면 65세 때보다 절반 수준만 쓰게 된다는 뜻이다.
“초기에는 더 쓰고, 나중엔 줄이는 전략이 합리적”
피셔펀드(Fisher Funds) 키위세이버 총괄 데이비드 보일은 이렇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은퇴 후 지출이 일정할 거라 착각하지만, 실제론 초기 10~15년이 훨씬 활발합니다. 여행도 하고, 활동도 많죠.”
그는 “초기에는 연 6% 정도 인출해도 괜찮다”며 ‘활동기 지출 집중형(Front-loading)’ 전략을 권한다.

“건강할 때 돈을 써야 합니다. 몸이 불편해지면, 그 돈을 쓰고 싶어도 못 쓰게 되거든요.”
“정해진 시한을 두고 거꾸로 계산하라”
보일은 또 다른 접근법으로 “정해진 연한 기준 역산법”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해미시처럼 20년(75~95세)을 기준으로 한다면 첫해엔 전체 자산을 20으로 나눈 금액을 꺼내 쓴다. 다음 해엔 남은 잔액을 19로 나누고, 그다음 해엔 18로 나누는 식이다.
이 방식은 매년 투자 수익과 시장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조정되며, 자산이 과도하게 남거나 빨리 바닥나는 위험을 줄여준다.

“너무 아껴 쓰는 것도 문제”
뉴질랜드에서는 은퇴를 미루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슈퍼(연금)를 더 오래 쌓고, 건강한 시기에 자산을 더 불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보일은 이렇게 말한다. “조심스러운 건 좋지만, 지나치게 절약하다가 결국 ‘돈은 남았는데 건강은 남지 않은’ 상태로 생을 마감하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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