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는 뉴질랜더, 자유인가 무례인가?
- WeeklyKorea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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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카페, 도심 거리에서도 맨발로 걷는 사람들. 뉴질랜드는 세계적으로 ‘맨발 문화(barefoot culture)’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해외 방문객들은 놀라움과 당혹감을 동시에 느끼지만, 키위(Kiwi)들에게 맨발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정체성과 문화의 일부이기도 하다.
한 초등학교 아침 조회에서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일 년 중 가장 추운 날 가운데 하나였음에도, 신발을 신지 않은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 보라고 하자 800명 중 100명 이상이 당당히 손을 들었다.
“이게 바로 뉴질랜드 학교의 모습”이라는 교장의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맨발에 대한 뉴질랜드인들의 생각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어디까지가 허용 가능한 맨발인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분명한 기준이 있다.
오클랜드 도심에서 만난 로드니 페더스톤은 “해변에서 메인로드까지는 맨발 OK, 그 이상은 무조건 쪼리”라고 말한다. 슈퍼마켓이나 술집은 위생 문제 때문에 절대 불가라는 입장이다.

마오리 정체성을 가진 켈리 아 키아우는 맨발을 대지의 어머니인 파파투아누쿠(Papatūānuku)와의 연결로 본다.
하지만 그녀 역시 인공적인 도시 표면에서는 안전과 위생을 이유로 신발을 신는다. 맨발은 자연 위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맨발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알려진 데에는 영화감독 피터 잭슨의 영향도 있다.
그는 2013년 반지의 제왕 관련 대형 행사에 맨발로 등장해 화제가 됐다. 최근에는 대학 졸업식에서 일부 졸업생들이 맨발로 학위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테 파티 마오리당 의원 오리니 카이파라가 국회 첫 연설을 맨발로 해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터키에서 자란 쿠네이드 오나트는 어릴 때는 위생과 안전을 이유로 맨발이 금지됐지만, 뉴질랜드에 산 지 16년이 지나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땅을 직접 밟는 느낌이 좋다”는 그는 비 오는 날 신발을 벗고 걷기도 한다. 다만 식당이나 마트에서는 여전히 신발을 신는다.
사우스 오클랜드에서 자란 조이 싱 역시 맨발 문화에 익숙하지만, 카페나 상점에서는 부상 위험 때문에 맨발을 꺼린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연구 결과는 맨발 또는 최소한의 신발이 균형 감각을 향상시키고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2021년 연구에서는 발 근력이 6개월 만에 50% 이상 향상됐고, 2024년 연구에서는 맨발 보행이 청소년의 집중력과 인지 속도를 높였다는 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단,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랫동안 신발을 신고 자란 사람이라면 갑작스럽게 모든 활동을 맨발로 전환하는 것은 부상 위험이 있다.

오클랜드대 저스틴 페르난데스 교수는 발의 형태와 성장 환경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며, 점진적으로 적응할 것을 권한다.
결국 뉴질랜드의 맨발 문화는 무조건적인 자유도, 무례함도 아니다. 자연과의 연결, 개인의 선택, 그리고 안전과 위생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하나의 생활 방식이다.
키위들이 맨발을 대하는 태도는 그만큼 다양하고, 그래서 더 뉴질랜드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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