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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해, 다시 불붙은 이민 논쟁

“사실과 감정 사이” 뉴질랜드는 어디로 가나


Henry Cooke in The Post last week analysing responses to the free trade agreement with India. Photo: The Post
Henry Cooke in The Post last week analysing responses to the free trade agreement with India. Photo: The Post

선거를 앞둔 해, 이민 문제가 다시 정치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재계 인사인 Jim Ratcliffe가 최근 유럽 산업 행사에서 “영국이 이민자들에 의해 식민화됐다”고 발언하면서 영국 정치권이 들끓은 데 이어, 뉴질랜드에서도 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계기로 이민 논쟁이 급격히 달아오르고 있다.



라트클리프의 발언은 영국 인구 증가 규모와 복지 수급자 수를 과장한 것으로 팩트체크를 통해 드러났지만, 반(反)이민 정서가 선거 국면에서 얼마나 쉽게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그는 글로벌 화학기업 INEOS 창업자이자 Manchester United의 공동 구단주로도 알려져 있어, 그의 발언은 경제·스포츠계를 넘어 정치적 파장까지 일으켰다.


이 같은 흐름은 뉴질랜드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인도 FTA, 이민 쟁점으로 부상

뉴질랜드 정부가 인도와의 FTA 타결을 발표하자, Winston Peters 대표가 이끄는 NZ퍼스트는 즉각 우려를 표했다. 피터스는 신규 취업비자를 받는 약 5000명의 가족 동반 가능성을 거론하며 “수만 명이 들어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협정이 특정 국가 출신 이민자에게 추가적인 가족 동반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Todd McClay 통상장관 역시 FTA가 기존 비자 제도를 확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정 세부 내용이 즉각 공개되지 않으면서 혼선이 이어졌고, 그 사이 반이민 정서는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민을 ‘최대 우려 사안’으로 꼽은 비율이 아직 낮은 편이지만,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될수록 이민 이슈가 선거 핵심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감소 시대, 이민은 ‘필수’인가

전문가들은 뉴질랜드가 인구 구조상 이민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출산율은 인구 대체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으며,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재무부는 이른바 ‘실버 쓰나미(Silver Tsunami)’를 경고하며 노동력 감소가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와이카토대 인구연구소의 타후 쿠쿠타이 교수는 최근 경제 포럼에서 “선거철마다 이민이 양극화된 정치 쟁점이 되지만, 숙련 노동력 확보 없이는 경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구학자 폴 스푼리 교수도 현재 출산율로는 인구 유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질랜드는 젊은 인재의 해외 유출도 겪고 있다. 상당수 대학 졸업생이 생산성이 높은 시기에 해외로 이동하고 있어, 국내 노동력 보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누가 필요한 이민자인가” 논쟁

그러나 문제는 숫자보다 ‘인식’이다. 일부 정치인과 대안 매체에서는 문화 정체성 훼손이나 자원 고갈 문제를 거론하며 이민을 사회 변화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클랜드 동부 해안의 해산물 채취 문제까지 특정 이민 커뮤니티와 연결시키는 발언이 나오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Shane Jones 의원은 “무제한 이민이 국가의 궤적을 바꿀 것”이라며 선거에서 이를 적극 쟁점화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진행자와 논객들은 “낙농업, 운송업, 의료·요양 분야는 이미 필리핀·인도 출신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최근 칼럼에서는 영어 기준 강화로 인해 웰링턴 버스 시스템을 지탱해온 이민자 운전사들이 비자 만료 후 떠나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노동력 부족을 겪는 현장에서 규제 강화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민 사회에 주는 시사점

이번 논쟁은 한인 교민 사회에도 적지 않은 함의를 던진다. 이민 정책 변화는 취업비자, 가족 초청, 영주권 조건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선거 국면에서는 정치적 메시지가 과장되거나 단순화되기 쉽기 때문에, 정책의 실제 조항과 공식 발표를 면밀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민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현실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고령화, 노동력 부족, 지역 경제 유지라는 과제 속에서 이민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혐오와 낙인을 경계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토론을 이어가는 것이 민주사회 성숙도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민 이슈는 더 자주, 더 강한 표현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수사보다 사실을 구분하고, 장기적 국가 이익을 중심에 둔 균형 잡힌 논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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