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유학생 절반 이상이 몰린 도시
- WeeklyKorea
- 10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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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인재 붙잡는 것이 다음 과제”

2025년 오클랜드 유학생 5만5,910명…뉴질랜드 전체의 55% 차지
전년보다 14% 증가했지만 졸업 후 정착·취업으로 이어지는 ‘전환 격차’ 지적
뉴질랜드에서 공부하는 유학생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오클랜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오클랜드에서 공부한 유학생은 5만5,910명으로, 뉴질랜드 전체 유학생의 약 55%를 차지했다. 오클랜드 지역의 유학생 등록 수는 2025년 한 해 동안 14% 증가하며 코로나19 이후 국제교육 시장의 회복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유학생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것과 이들이 졸업 후 뉴질랜드에 남아 숙련 인력으로 활동하도록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State of the City 보고서는 오클랜드가 해외 인재와 투자,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는 성공하고 있지만, 이 같은 장점을 장기적으로 도시와 국가에 남는 인력과 기업, 경제 성장으로 충분히 연결하지 못하는 이른바 ‘전환 격차(conversion gap)’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전국 유학생 9만2,580명…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중
Education New Zealand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뉴질랜드 교육기관에 등록한 유학생은 전국적으로 9만2,580명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11% 증가한 수치이며, 코로나19 이전 최고 수준의 약 80%까지 회복한 규모다.
이 가운데 오클랜드가 5만5,910명을 유치하면서 뉴질랜드 국제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오클랜드는 세계적인 도시로서 다양한 문화와 교육기관, 비교적 높은 수준의 생활환경을 갖추고 있어 해외 학생들에게 꾸준히 매력적인 유학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히 유학생 수를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이 졸업한 뒤에도 뉴질랜드에서 취업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AUT “중요한 것은 졸업 이후”
AUT 부총장인 데이먼 살레사(Damon Salesa) 교수는 이제 핵심 과제가 유학생들이 뉴질랜드에 도착한 이후 무엇을 경험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들이 오클랜드에 계속 머물고 싶어 하고, 뉴질랜드 사회의 일원이 돼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이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뉴질랜드에서 그릴 수 있어야 하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들을 사회가 인정하고 환영하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AUT에는 현재 90개국 이상에서 온 약 3,800명의 풀타임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들은 단순히 교육 수요를 창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뉴질랜드의 노동시장과 산업 발전에 필요한 잠재적 인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오클랜드에서 살고 싶지만, 일자리가 고민”
중국에서 온 디자인·환경 분야 박사과정 학생 징루이 한(Jingrui Han)은 오클랜드의 국제적인 분위기와 생활환경, 자연환경이 뉴질랜드 유학의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오클랜드에 거주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졸업 후 정착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현실적인 고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뉴질랜드 창의산업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은 중요한 고려 요소다.
즉, 도시의 생활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충분한 일자리가 없다면 졸업생들이 다른 국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반면 뉴질랜드에 정착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세운 학생들도 있다.
공학기술을 공부하는 다니엘 파이스(Daniel Pais)는 졸업 후 뉴질랜드에 남아 직장 생활을 하고 삶의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뉴질랜드의 일과 삶의 균형, 이른바 워크라이프 밸런스도 정착을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보건과학을 공부하는 프리실라 장(Priscilla Zhang) 역시 뉴질랜드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향후 이곳 사회를 위해 활용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과학·기술·공학·보건 분야 인재 확보 기회
유학생이 뉴질랜드 경제에 중요한 이유는 이들이 공부하는 분야가 국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분야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살레사 교수는 유학생들이 다양한 전공을 선택하지만 특히 뉴질랜드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분야로 많이 진출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과학 ▲기술 ▲공학 ▲보건 분야가 꼽힌다.
이들 분야는 뉴질랜드에서 숙련 인력 수요가 높거나 인력 부족이 심각한 영역이다.
따라서 유학생들이 졸업 후 뉴질랜드를 떠날 경우, 뉴질랜드 입장에서는 교육을 통해 이미 확보한 잠재적 인재를 다른 국가에 넘겨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학생 유치 정책과 함께 졸업 후 취업과 정착을 연결하는 정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예측 가능한 이민정책과 일자리 필요”
살레사 교수는 유학생들이 뉴질랜드에 남기 위해서는 졸업 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민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적인 고용시장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학생들이 수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마친 뒤에도 취업 기회를 찾기 어렵거나 비자 정책이 불확실하다면 다른 국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유학생 졸업생들은 학위와 자격에 따라 최대 3년까지 뉴질랜드에 체류하며 일할 수 있는 졸업 후 취업비자(Post-study Work Visa)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오는 11월부터 일부 졸업생의 졸업 후 취업비자 대상 범위가 확대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자 제도만으로 인재를 붙잡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결국 졸업생들이 실제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일자리와 경력 발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장기 정착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오클랜드 GDP 40% 담당…인재 유출 막아야
유학생 문제는 단순히 대학이나 교육기관만의 과제가 아니다.
State of the City 보고서는 유학생 문제를 오클랜드가 안고 있는 더 큰 경제적 과제의 한 사례로 보고 있다.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국제 관문이며, 전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한다.
해외 인재와 기업, 자본을 유치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이들이 장기적으로 오클랜드에 남아 성장하도록 만드는 능력은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Committee for Auckland의 루퍼트 호드슨(Rupert Hodson) 대표는 이 같은 과제가 유학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성장하는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오클랜드에서 계속 성장하도록 지원하고, 숙련 인재와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도시 경제의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기술 생태계 세계 17위…민간 투자 60억 달러
보고서는 오클랜드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클랜드는 성장하는 기술 생태계를 평가한 세계 300개 도시 가운데 17위에 올랐다.
또한 도심 지역에는 60억 달러 이상의 민간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는 오클랜드가 국제적인 기업과 투자자, 숙련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사람과 돈을 끌어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학생을 유치했다면 이들이 졸업 후에도 오클랜드에서 일하고, 기업을 창업하거나 전문직에 종사하며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학생 유치 성공, 이제는 정착이 관건”
오클랜드는 이미 뉴질랜드 국제교육의 압도적인 중심지다.
전국 유학생의 절반 이상이 오클랜드를 선택한다는 사실은 도시의 국제적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쟁은 단순히 더 많은 학생을 유치하는 데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유학을 위해 뉴질랜드를 찾은 젊고 숙련된 인재들이 졸업 후에도 “이곳에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뉴질랜드가 유학생을 단순한 교육 수출 수입원이 아니라 미래의 숙련 노동력과 장기적인 사회 구성원으로 바라본다면, 교육·이민·고용 정책을 보다 긴밀하게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가 유학생을 가장 많이 끌어들이는 도시를 넘어, 이들이 실제로 정착하고 성장하며 뉴질랜드 경제에 기여하는 도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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