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나는 누구인가?


아름다운 노스쇼어의 바다를 보며 걷는 아침 산책은 평화롭지만, 우리 내면은 늘 ‘나는 누구인가’라는 폭풍 같은 질문과 마주합니다. 우리는 평생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달립니다. 더 좋은 직업, 더 높은 연봉, 더 화려한 SNS의 일상을 쌓아 올리며 그것이 곧 ‘나’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거울 속의 내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세상이 규정한 나의 모습과 진짜 나의 본질 사이의 괴리 때문입니다. 우리는 과연 우리를 만드신 분의 목적대로 살고 있는 것일까요?


코로나가 지난 후 몇 년 만에 어렵사리 아프리카 오지로 다시 들어간 김 선교사님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수년 전, 수인성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본국에서 어렵게 가져온 고가의 태양광 패널들이 마을의 진흙탕 길을 메우는 발판으로 쓰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한 원주민은 ‘곡식 말리기 딱 좋은데, 저놈은 기껏 돼지 집 울타리로 쓴다.’며 비웃기도 했습니다. 전기를 만들어 깨끗한 물을 길어 올려야 할 그 정교한 장치들이, 그 가치를 모르는 원주민들에게는 그저 ‘비 안 새고 단단한 쓰레기 구덩이 덮개’나 ‘돼지 우리 울타리’에 불과했습니다.


돼지들이 그 패널 아래서 꿀꿀대고, 곡식이 그 위에서 말려지는 모습을 보며 선교사님은 탄식했습니다. 원래의 목적을 잃어버린 도구는 아무리 고가일지라도 그저 거추장스러운 널판지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저 태양광 패널이 나/우리라면 어떨까요? 근대 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공원 관리인의 질문에 평생을 바쳐 답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답을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창에서 찾으려 합니다.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리는 SNS의 ‘좋아요’ 숫자와 타인의 댓글에 나의 존재 가치를 맡깁니다. 내가 올린 영상의 조회수가 올라가면 나의 존재가 굳건해지는 것 같고,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으면 세상에서 지워지는 듯한 공포를 느낍니다.


이것이 바로 ‘타인에 의해 규정된 나’의 비극입니다. 우리는 남들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 약점은 감추고 강점은 포장하는 ‘가짜 나’를 만드느라 에너지를 다 써버립니다.


마치 아프리카의 태양광 패널이 전기를 만드는 대신 돼지 울타리로 쓰이면서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과 같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는지(What I do)가 나를 규정하는 순간, 우리는 언제든 대체 가능한 소모품이 되고 맙니다.


우리의 가치는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성취에 있지 않습니다. 나를 목적을 가지고 만드신 창조주 앞에 설 때만 우리는 진정한 용도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쓰레기 구덩이 덮개나 발판으로 취급할지라도, 우리 안에는 세상을 밝히고 생명수를 길어 올릴 ‘태양광 패널’ 같은 고귀한 목적이 숨겨져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번 주에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1. 디지털 단식 시간 갖기: 하루 30분, 스마트폰을 끄고 타인의 시선(SNS)으로부터 나를 완전히 격리해 보십시오.

  2. 나만의 ‘목적 선언문’ 작성하기: 내가 하는 일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본질적인 가치를 한 문장으로 적어보십시오.

  3. 거절하는 연습하기: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를 좋게 보이기 위해 내 본질을 깎아 먹는 무리한 시간투자를 과감하게 중지해 보세요.

다음 호에 계속

   


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박성열 목사는 뉴질랜드 남십자성어린이예술단 음악감독으로 8년(1997-2004)간 봉사했으며, 뉴질랜드 시온합창단(성인혼성) 지휘자로 또 8년(2005-2012)간 봉사했다. 또 뉴질랜드 오페라단 단원으로 12년(2005-2016)간 활동했다.  


현재는 오클랜드 장로합창단 지휘자로 12년(2014- 현재)째 봉사하고 있으며, 오클랜드 오라토리오코랄 운영위원장으로 11년(2015- 현재)째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 예수찬양교회 시니어 목사로 19년(2007- 현재)째 사무하고 있다. 

댓글


더 이상 게시물에 대한 댓글 기능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사이트 소유자에게 문의하세요.
sph.gif
오른쪽배너-더블-009.jpg
세계한인언론인협회.jpg
딤섬-GIF.gif
뉴스코리아-배너.jpg
거복식품-001.jpg
GLI오른쪽.jpg
Summade 딤섬.jp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