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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어떤 아빠 이야기

3시간 전
2분 분량

이 비유를 읽을 때 많은 이들이 ‘포도원 주인’을 권위적일 거라고 미리 짐작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상하게도 이 천국 비유의 첫 비유를 ‘소유주’의 이미지보다 “집 주인(가장, householder)”이라는 친숙한 단어로 시작하십니다. 왜일까요?


천국은 관념적인 장소나 차가운 제도가 아니라, 한 가장의 간절한 의도와 선한 손길이 만들어 내는 온기 넘치는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예수님이 알려주시는 천국의 핵심은,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어버이 심정으로 이웃과 공동체를 돌보는 삶”에 있습니다.

 

마태복음 20장 1절에 등장하는 집 주인(οἰκοδεσπότης, 오이코데스포테스)의 본래 뉘앙스는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입니다. 그렇게 바라보면 비유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 모두가 저마다의 삶을 짊어진 가장들로 다가옵니다.


포도원 주인은 누군가의 가족이 굶지 않기를 바라는 아빠의 마음으로,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조차 없는 취약한 일꾼들의 생존을 주도면밀 하게 살핍니다. 주인 곁의 청지기 역시 그 마음을 잘 알아 정성껏 돕는 신실한 동역자 입니다.


품꾼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새벽 6시 일찍 부름 받은 이들은 튼튼한 체력과 성실함으로 매일의 가정 생계를 지켜내는 건실한 가장들입니다. 반면 해 질 녘까지 남겨진 ‘오후 5시 품꾼들’은 “우리를 써주는 이가 없다”며 하루를 공으로 날리고 절망에 빠진 이들입니다. 이 포도원 공동체는 일의 효율성이나 숫자의 균형을 따지는 노동 시장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이어나가게 돕는 ‘사랑의 생명망’입니다.


여기서 천국이 움직이는 놀라운 방식이 드러납니다.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은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칭찬받기 위한 선행’이 아니라, 공동체의 실제적인 결핍과 아픔을 살려내는 진정한 사랑입니다. 그래서 주인은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계산된 친절이나 대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그는 “내 것을 내 뜻대로” 쓸 자유와 권리를 행사하지만, 그 권력은 타인을 지배하려는 힘이 아니라 낭떠러지 끝에 선 한 사람을 살려내는 거룩한 도구가 됩니다.

 

천국은 먼 미래에 얻게 될 영원한 티켓인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거룩한 삶의 태도입니다. 예수님이 보여주신 천국은 단순히 불공평하다는 감정을 달래고 끝나는 자리가 아니라, “아빠의 마음으로 서로를 보듬고 세워가는 살아있는 방식”입니다. 이번 한 주, 우리는 천국을 그저 머리로만 생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빠의 선한 행동을 하나씩 삶으로 옮겨볼 수 있습니다. 그 작고 진실한 선택들이 쌓일 때, 우리의 일상은 조금씩 천국의 언어로 물들어 갈 것입니다.

 

3가지 실천 사항(이번 주간 변화 결심)

  1. 오후 5시 품꾼 마음에 품기: 교회나 주변에서 ‘오후 5시 품꾼’처럼 낙심하거나, 소외감을 느끼거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인 이웃 1명을 정해 구체적으로 먼저 연락하고 마음 담아 격려하기

  2. 필요 기반의 아가페 나눔: 이번 주 1회, 내 만족이 아닌 상대의 ‘실제 필요’에 맞춘 실질적 나눔 실천하기 (예: 이동 교통편 제공, 따뜻한 식사 한 끼, 이민/행정 서류 도움, 정서적 동행 중 선택)

  3. 가정 안에서 돌봄의 가장 되기: 가정 내에서 “가장의 따뜻한 돌봄”을 구체적 행동으로 표현하기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 1회 이상 표현하기 + 가족 한 사람의 숨은 어려움이나 고민 1가지 파악하여 도울 방법 찾아보기)


다음 호에 계속


 

박성열 목사 목회 칼럼 ‘강물이 이르는 곳마다’

박성열 목사는 뉴질랜드 남십자성어린이예술단 음악감독으로 8년(1997-2004)간 봉사했으며, 뉴질랜드 시온합창단(성인혼성) 지휘자로 또 8년(2005-2012)간 봉사했다. 또 뉴질랜드 오페라단 단원으로 12년(2005-2016)간 활동했다.  


현재는 오클랜드 장로합창단 지휘자로 12년(2014-현재)째 봉사하고 있으며, 오클랜드 오라토리오코랄 운영위원장으로 11년(2015- 현재)째 봉사하고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 예수찬양교회 시니어 목사로 19년(2007- 현재)째 사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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