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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딩하우스, 이틀 만에 26명 퇴거 조치

“이틀 만에 거리로”.. ‘사회적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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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마운트 이든의 세인트 앨반스 로지(St Albans Lodge)에서 지난달 벌어진 퇴거 사태는 단순한 한 건물의 문제가 아니었다.

단 이틀 전 통보 후 26명이 한꺼번에 쫓겨난 사건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보딩하우스 현실과 주거 취약계층의 위태로운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무단 점거자들로 황폐해진 ‘집’

브라이언 와틀링(63) 씨는 15년간 노숙 생활 끝에 세인트 앨반스 로지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7년을 살아온 그는 보딩하우스가 ‘안식처’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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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방 대부분을 무단 거주자들이 차지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달라졌다.


“새벽에 화장실에 가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마약에 취해 서 있었습니다. 욕실 문은 뜯겨 팔려나가고, 복도에는 못이 박힌 판자가 널려 있었죠. 더는 안전하지 않았습니다.”


와틀링 씨는 이미 12년 전 마약을 끊었지만, 보딩하우스 내부는 메스 사용 흔적으로 가득했다. 결국 그는 집을 피하며 하루를 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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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퍼스 로지 참사 막기 위해”

세인트 앨반스 로지는 현재 310만 달러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 중 300만 달러가 토지 가치에 해당한다. 건물은 철거가 예정돼 있었다.


관리업체인 찰튼 프로퍼티 매니지먼트의 대표 프레드 오파는 “화재경보기가 계속 파손돼 입주자 안전을 장담할 수 없었다”며 퇴거 결정을 설명했다.


“언제든 화재가 나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로퍼스 로지 참사 같은 비극을 막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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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3년 웰링턴의 로퍼스 로지에서는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했다. 현재 한 남성이 살인 및 방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 보딩하우스, “규제 사각지대”

찰튼 프로퍼티는 정식 세입자 5명에게는 다른 보딩하우스 방을 제공했지만, 나머지 21명은 squatters(무단 거주자)로 분류돼 사회복지단체의 긴급 개입이 필요했다.


라이프와이즈(Lifewise) 대표 헤하에투 바렛은 “이틀 만에 퇴거 통보를 받은 것은 충격이었다. 일부만 도울 수 있었고, 나머지는 갈 곳을 잃었다”며 “보딩하우스가 홈리스 문제의 임시 해결책으로 쓰이고 있지만,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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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단체 카후이 투 카하(Kāhui Tū Kaha) 역시 오클랜드 전역을 돌며 보딩하우스를 방문, 입주자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딩하우스가 사실상 홈리스의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규제와 감독의 공백으로 인해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한다.


■ “주거 취약계층 위한 제도적 장치 시급”

오클랜드 시의 주거 파트너십 담당자 론 수커는 “이번 퇴거 과정에서 법적 절차와 대체 주거 마련을 지원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의 보딩하우스 운영 규제가 여전히 미비하다고 지적한다. 화재 안전, 보건·위생 기준, 입주자 보호 장치 등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취약계층이 늘 위기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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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출발, 그러나 남은 과제

와틀링 씨는 최근 욕실이 딸린 새로운 방으로 이주했다.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다”며 안도감을 내비쳤지만, 그는 퇴거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인정했다.


“솔직히,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면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 그만큼 위험했어요.”

세인트 앨반스 로지 퇴거 사건은, 단순한 건물 철거나 관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곧 뉴질랜드의 주거 불평등, 홈리스 증가, 그리고 보딩하우스 제도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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