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아동 학대… ‘영아 사망 사건’
- WeeklyKorea
- 9월 2일
- 2분 분량
경찰·오랑가 타마리키, 마약에 취한 아버지에게 살해된 10개월 된 아기 지켜주지 못해

10개월 된 아기 CJ 화이트는 2019년 아버지 데이비드 싱클레어의 폭력으로 세상을 떠났다. 싱클레어는 당시 메스암페타민을 복용 중이었고, 아기의 머리와 온몸에서 교통사고에 준하는 수준의 치명적 상해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충격적인 점은, CJ의 가족이 여러 차례 위험 신호를 기관에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CJ의 어머니와 조부모는 아버지가 마약을 사용한다는 우려로 아이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오랑가 타마리키(Oranga Tamariki, 아동청)와 경찰은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결국 가족은 “벽에 부딪힌 것 같다”며 절망했고, 그 사이 비극은 현실이 되었다.

뉴질랜드 호키티카 — 2019년, 마약에 취한 친부에게 살해된 10개월 된 아기 CJ 화이트를 정부 기관이 보호하지 못했다는 조사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메리앤 보로우데일 조사관은 경찰과 아동 보호 기관 오랑가 타마리키(Oranga Tamariki)의 연이은 실패가 아기의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CJ는 2019년 7월 9일, 아버지 데이비드 싱클레어의 폭행으로 치명적인 머리 손상을 입었으며, 의료진은 이를 “고속 차량 충돌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음 날 크라이스트처치 병원에서 숨졌다.
반복된 경고, 외면당하다
CJ의 어머니 로라 화이트는 2019년 5월 아들을 아버지에게 맡겼지만 곧 불안을 느꼈다. 로라는 부모와 함께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녀는 오랑가 타마리키, 경찰, 플런켓, 가정법원 등 여러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오랑가 타마리키에 가라 하고, 오랑가 타마리키는 경찰에 가라 했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심지어 호키티카 경찰서를 방문했을 때, 한 직원은 “마을 사람 모두가 그가 마약을 한다는 걸 안다”며 우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경험 부족·인력난에 묻힌 아기
오랑가 타마리키 사회복지사들이 싱클레어의 집을 방문했을 때, 강한 화학 약품 냄새를 맡았지만 단순히 “휘발유를 흘렸다”는 그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마약 검사는 시행되지 않았다.
당시 웨스트코스트 지부는 심각한 인력 부족 상태였으며, 현장 사회복지사 대부분은 경력이 짧고 교육도 충분치 않았다. 조사관은 “전문적 호기심(professional curiosity)이 결여돼 아기의 위험을 간과했다”고 밝혔다.
기관들의 뒤늦은 사과
경찰은 사건 처리에 실패했음을 인정하며 “가정폭력 사건으로 분류했어야 했다”며 유족에게 공식 사과했다. 오랑가 타마리키 역시 부족한 인력과 미숙한 대응을 인정하고 개선 조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조사관은 “여전히 인력난이 심각해 유사한 비극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아버지 데이비드 싱클레어는 2021년 CJ 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최소 16년 복역 후 가석방 가능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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