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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희생자 “자신보다 다른 사람 먼저”

8월 20일
3분 분량

마운트 마웅가누이 산사태 희생자 리사 맥레넌의 마지막 행동


Lisa Maclennan, pictured with her husband Travis. NZ POLICE / SUPPLIED
Lisa Maclennan, pictured with her husband Travis. NZ POLICE / SUPPLIED

지난 1월 마운트 마웅가누이에서 발생한 대형 산사태로 숨진 리사 맥레넌(Lisa Maclennan·51)​이 사고 직전까지 다른 캠핑객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위험을 알리고 대피를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사실이 보고서를 통해 상세히 드러났다.

 

지난 2026년 1월 22일 발생한 산사태로 리사 맥레넌을 비롯해 6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는 Lisa Maclennan, Susan Knowles, Jacqualine Wheeler, Måns Loke Bernhardsson, Sharon Maccanico, Max Furse-Kee 등이다.


 

사고 이후 맥레넌은 다른 캠핑객의 목숨을 구하려 했던 행동으로 ‘영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는 그녀가 산사태가 발생하기 전 몇 시간 동안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새벽 4시 30분, 캠핑카를 덮친 첫 번째 산사태

맥레넌 부부는 당초 계획에 없던 즉흥적인 결정으로 Mount Maunganui Beachside Holiday Park를 찾았고, 산 비탈 바로 아래쪽에 캠핑카를 세울 자리를 배정받았다.

 

사고 당일인 1월 22일 오전 4시 30분쯤, 리사는 캠핑카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이상한 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다.


 

남편 Travis를 깨운 뒤 두 사람은 밖으로 나갔고, 캠핑카 뒤쪽 산비탈 일부가 무너져 차량 뒷부분을 덮친 사실을 확인했다.

 

부부는 곧바로 캠핑카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하지만 리사는 자신의 안전만 확보하고 끝내지 않았다.

 

바로 옆에 설치돼 있던 작은 파란색 텐트에서 자고 있던 남성과 어린 딸이 추가 산사태가 발생할 경우 매몰될 수 있다고 걱정한 그는 두 사람을 직접 깨웠다.


 

“다른 캠핑객들에게 알려야 한다”

맥레넌 부부는 추가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캠핑장 관리자에게 긴급히 연락해 다른 캠핑객들에게 위험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후 몇 시간 동안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관리진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부부는 캠핑장 인터컴을 사용하고 건물 벽을 두드리며 안에 있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려고도 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

 

오전 5시 15분쯤, 두 사람은 캠핑장 진입로 다른 구간에서 또 다른 산사태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


 

이번에도 주변 사람들을 깨웠다. 인근 캐빈 두 곳과 캠핑카 한 곳에 있던 사람들에게 추가 산사태 가능성을 알렸다.

 

그들은 오전 7시까지 캠핑장 사무실에 찾아가고 관리진에게 연락을 시도하는 한편, 자신들의 캠핑카 주변에서 다른 캠핑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위험을 알렸다.

 

날이 밝아지면서 부부는 발생한 산사태 현장을 사진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왜 아무도 우리 말을 듣지 않나”

오전 7시가 조금 지난 시각, 한 지방의회 직원이 캠핑장에 도착했다.


 

리사는 해당 직원에게 자신들이 캠핑장 직원들에게 계속 연락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보고서는 당시 리사가 관리진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 “좌절하고 동요한(frustrated and agitated)”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후 부부는 캠핑장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을 발견하고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와서 산사태 현장을 직접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남편 Travis는 당시 그 직원이 리사의 설명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거기에 가겠지만 지금은 갈 수 없다”는 식으로 무시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보고서에서 설명했다.


 

다만 해당 직원은 이런 표현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했다. 자신은 그런 식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마치는 대로 바로 가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고서에 진술했다.

 

오전 7시 40분쯤, 리사는 여전히 캠핑장 편의시설 인근에 있던 사람들에게 추가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고하고 있었다.

 

결국 캠핑장 직원 2명도 부부가 지적한 산사태 현장을 확인했다.


 

사고 직전까지 다른 사람을 걱정했다

오전 8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각, 맥레넌 부부는 캠핑장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폭풍이 지나가고 햇볕이 나오면서 날씨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떠나기 전에 샤워를 하기로 했다.

 

남편 Travis가 먼저 샤워를 하고 캠핑카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리사는 뒤이어 샤워를 하러 갔다.


그러나 그 직후인 오전 9시 30분이 되기 직전, 산비탈이 별다른 사전 징후 없이 다시 무너졌다.

 


이번에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했고, 리사를 포함한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리사의 시신은 산사태 발생 5일 뒤 발견됐다. 신원 확인에는 DNA와 치과 기록, 그리고 발목 위쪽에 있던 나비 문신이 사용됐다.

 

남편 “그녀는 끝까지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리사의 남편 Travis Maclennan은 수요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보고서가 아내의 “비범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명확하게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당일 아침 리사가 자신의 안전보다 캠핑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했으며, 주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영웅적인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고서에 기록된 당시 상황을 보면 리사는 첫 번째 산사태가 캠핑카를 덮친 뒤 자신의 차량을 옮기는 데 그치지 않았다.

 

곧바로 옆 텐트의 부녀를 깨웠고, 이후에도 관리진에게 반복적으로 연락을 시도했다. 또 다른 산사태를 발견하자 인근 캐빈과 캠핑카의 사람들을 깨웠으며, 날이 밝은 뒤에는 현장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리고 사고 직전까지도 편의시설 주변 사람들에게 추가 산사태 가능성을 경고했다.

 

산사태 당시 대응을 둘러싼 문제도 남아

이번 보고서는 리사의 행동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당시 캠핑장의 위험 대응과 의사소통 과정에 대해서도 여러 질문을 남긴다.


 

첫 번째 산사태가 오전 4시 30분쯤 발생했고, 부부가 이후 반복적으로 캠핑장 관리진에게 연락하려 했지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

 

리사와 남편은 추가 산사태를 우려해 직접 다른 캠핑객들을 깨우고 위험을 알렸지만, 캠핑장 측의 대응 과정에서는 서로 다른 진술도 나타났다.

 

다만 보고서에 제시된 내용만으로 당시 각 직원의 대응이 최종 산사태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은 리사가 자신이 이미 산사태 피해를 직접 겪은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먼저 걱정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자신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다른 캠핑객들을 깨우고, 관리진에게 알리고, 위험을 설명하는 일을 계속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경고했던 바로 그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이번 보고서는 리사 맥레넌이 단순한 산사태 희생자가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주변 사람들의 안전을 걱정했던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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