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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치와 암의 관계?... 회색이 전하는 인체의 ‘자기 방어 신호’

2025년 11월 11일
2분 분량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회색 머리카락(새치).


많은 사람에게는 단순히 노화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 단순한 현상이 몸속 암 억제 기전과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머리카락 색을 만드는 세포, 암을 막는 열쇠?

미국 연구진이 발표한 동물 실험(생쥐 연구)에 따르면, 머리카락 속 색소 세포를 만들어내는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melanocyte stem cells)’가 DNA 손상을 입으면 스스로를 희생하며 암세포로 변이되는 것을 막는다고 한다.



이 줄기세포들은 평소에는 모낭 깊은 곳에서 머리카락 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세포가 자외선, 화학물질, 노화 등으로 DNA가 손상될 경우 ‘세노-분화(seno-differentiation)’라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색소세포로 변하고 이후 사라진다.


결과적으로 색소가 줄어들어 머리카락이 회색으로 변하지만, 이는 세포가 스스로를 희생해 암 발생을 예방하는 보호 메커니즘이라는 것이다. 즉, 새치는 “내 몸이 암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낸 흔적”일 수 있다.


자외선·화학물질에 따라 다른 운명

연구진은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멜라노사이트 줄기세포가 받는 손상의 종류나 주변 환경에 따라 그 운명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만약 세포가 자외선이나 화학물질에 의해 손상되면, 스스로 분화해 사라지며 회색 머리카락을 만든다.


하지만 반대로 암세포의 영향이나 비정상적인 신호를 받으면, 손상된 줄기세포가 계속 증식하며 멜라노마(피부암)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를 “상반된 운명(antagonistic fates)”이라 부르며, 같은 세포가 상황에 따라 몸을 지키는 희생자가 되기도 하고, 암의 시작점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노화와 암, 한 뿌리의 두 가지 현상

이 연구는 노화(회색 머리)와 암 발생(세포 변이)이 사실상 같은 과정의 두 갈래 결과임을 시사한다.


세포가 손상될 때 이를 제거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면 새치가 생기지만, 이 과정이 실패하거나 외부 요인으로 왜곡되면 암세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번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이기에 인간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메커니즘을 인간 세포에서도 이해하게 된다면, 암 예방과 노화 연구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색 머리, 인체의 지혜일 수도

결국, 우리가 거울 속에서 보는 회색 머리 한 올은 몸이 세포 손상과 암의 위험 속에서도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증거일 수 있다.


겉으로는 나이의 흔적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인체가 오랜 진화 끝에 만들어낸 ‘자기 방어의 흔적’이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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