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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체포 권한 확대…잘못 쓰면 ‘법적 지뢰밭’

The changes to the law specify that the force used during a citizen's arrest can include "physical or mechanical restraints". Source: RNZ
The changes to the law specify that the force used during a citizen's arrest can include "physical or mechanical restraints". Source: RNZ

소매점 직원과 경비원 등이 범죄 용의자를 제지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면서 일반 시민이 새롭게 부여된 권한을 잘못 이해하거나 과도하게 행사할 경우 오히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개정된 「Crimes Amendment Act 2026」은 특히 절도 등 소매점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을 붙잡거나 제지하는 행위에 대한 형사책임 면책 범위를 넓혔다. 개정 내용은 현행 「Crimes Act 1961」의 체포와 물리력 사용 관련 조항에 반영돼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일반인이 언제든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는 ‘시민 체포권’이 새롭게 생긴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시민 체포권’이 무제한으로 생긴 것은 아니다

기존에도 경찰관의 요청을 받아 범죄자를 체포하거나 평화를 깨뜨리는 행위를 제지하는 경우 등에는 일반인이 체포를 도울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시민에게 경찰과 같은 체포 권한을 부여한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사람을 붙잡거나 물리력을 사용했을 때 형사책임을 면할 수 있는 방어 규정을 확대했다는 데 있다.

 

특히 개정된 규정은 과거보다 시간대와 범죄의 법정형에 따른 제한을 완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조건들이 남아 있다.

 

첫째, 실제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현장을 발견한 경우에 적용된다. 과거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붙잡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둘째, 해당 방어 규정은 Crimes Act에 따른 범죄를 전제로 한다. 교통법규 위반이나 마약 관련 범죄 등 다른 법률에 따른 행위에는 별도의 법적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셋째, 단순히 ‘합리적인 의심(reasonable suspicion)’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체포나 구금에 대한 법적 방어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상대방이 미성년자라면 더 복잡해진다

상황은 용의자의 나이나 정신 상태에 따라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0세 미만 아동은 법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없는 것으로 취급된다.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경우에도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거나 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형사책임과 관련해 별도의 기준이 적용된다.

 

정신적 장애 등으로 재판을 받거나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없는 상태인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현장에서 누군가를 붙잡았을 당시 실제로 법적으로 성립하는 범죄가 있었는지가 사후 법정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에 연락하지 않으면 보호도 사라질 수 있다

개정법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은 체포나 제지를 한 사람이 이후 경찰에 연락해야 한다는 의무다.

 

관련 방어 규정은 체포한 사람이 가능한 한 빨리 경찰에 연락하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는 조건을 두고 있다.

 

따라서 범죄자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그 순간 모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물리력 사용도 ‘필요한 만큼’만 가능

사람을 붙잡는 과정에서 물리력을 사용할 경우에도 별도의 제한이 적용된다.

 

법은 저항을 제압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물리력만 허용한다. 단순히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수준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필요한 정도였는지가 중요하다.

 

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상황을 해결할 수 있었다면 과도한 물리력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개정에서는 물리적 또는 기계적 구속 장치의 사용도 관련 규정에 포함됐지만, 필요성을 벗어난 물리력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다.


 

특히 제압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힐 가능성이 있는 행위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절도범에게 주먹을 써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을 제지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재산을 보호하거나 도난을 막기 위해 합리적인 수준의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합리적이지 않은 폭력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도둑을 붙잡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했다고 해서 어떤 행동이든 법적으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도주하는 사람을 막기 위해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다면 별도의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잘못된 체포는 오히려 범죄가 될 수 있다

가장 큰 위험은 새롭게 확대된 방어 규정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법적 근거 없이 상대방을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이를 계속 유지한다면 불법 구금이나 납치(kidnapping)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납치죄는 최대 1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불법적인 물리력 역시 폭행죄로 이어질 수 있으며, 상대방에게 부상이나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면 더 무거운 범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더 복잡한 상황은 상대방 역시 자신이 부당하게 공격받았다고 판단해 자기방어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한쪽은 자신이 합법적으로 범죄자를 붙잡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쪽은 자신이 불법적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법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 또 다른 범죄가 될 수도

이번 법 개정은 소매점 절도와 같은 일상적인 범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취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현장에서 일반인이 복잡한 법적 조건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관들은 사람을 제압하거나 구금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고려해 훈련을 받는다. 잘못된 자세로 사람을 장시간 제압하면 호흡이 제한돼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새 법은 범죄에 대응하는 소매점 직원이나 경비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범죄를 봤으니 마음대로 붙잡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국 핵심은 간단하다. 체포나 제지의 필요성이 명확해야 하고, 사용한 물리력도 상황에 필요한 범위를 넘지 않아야 하며, 경찰에 신속하게 연락해야 한다.

 

이번 개정으로 시민과 사업자의 범죄 대응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법을 잘못 이해했을 경우 오히려 체포한 사람이 피고인이 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법률 내용은 개정된 「Crimes Act 1961」 및 관련 법률을 바탕으로 정리했으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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