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공식언어로”…의회 법안 발의
- WeeklyKorea
- 16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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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상징인가 분열의 불씨인가

뉴질랜드 의회가 영어를 공식 언어로 명문화하는 법안을 상정하면서 정치권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미 사실상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영어를 법률에 명시하겠다는 이번 법안은 상징적 의미를 강조하는 여당과 “해결책 없는 문제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는 야당 사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법안은 현재 공식 언어로 지정돼 있는 Maori Language Act 1987에 따른 테 레오 마오리(Te Reo Māori)와 New Zealand Sign Language Act 2006에 따른 뉴질랜드 수어(New Zealand Sign Language) 지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영어를 법적으로 ‘공식 언어’로 추가하겠다는 취지다. 법안은 단 두 페이지 분량으로, 영어가 오랫동안 사실상의 공용어(de facto official language)였지만 이를 명문화한 적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연정 합의 사항”…우선순위는 아니라는 장관
법안은 법무부 장관 Paul Goldsmith 명의로 발의됐다. 그러나 그는 “최우선 과제는 아니다”라고 솔직히 인정하며, 연정 합의에 포함된 사안이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차 독회에서는 직접 발언하지 않았다.
대신 강력하게 방어에 나선 인물은 뉴질랜드제일당 대표 Winston Peters였다. 그는 캐나다, 아일랜드, 웨일스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영어를 법으로 명시하는 것이 “상식과 논리의 회복”이라고 주장했다.

피터스는 최근 공공 서비스와 교통·보건 분야에서 마오리어 사용이 확대되면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응급 구조 상황이나 해상 안전 정보 전달에서 영어가 기본 언어로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뉴질랜드인이 영어로 소통하는 현실을 법이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재하지 않는 문제”…야당의 강한 반발
야당은 이번 법안을 두고 “불필요하고 상징 정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노동당의 던컨 웹 의원은 영국에도 영어를 공식 언어로 명시한 법은 없다고 지적하며, “불안감을 자극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영국은 성문법으로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녹색당 공동대표 Chlöe Swarbrick는 기후 위기, 실업, 주거난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가 언어 문제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어는 위협받고 있지 않다. 지금 이 의회도 영어로 토론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테 파티 마오리의 오리니 카이파라 의원은 전 발언을 마오리어로 진행하며 법안을 “시간과 숨의 낭비”라고 평가했다.

노동당의 아이샤 베럴 의원은 영어가 정치적 수사에 의해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치인의 언어 선택이 사회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상징을 둘러싼 정치, 그리고 정체성
이번 법안은 실질적 정책 변화보다는 ‘국가 정체성’과 ‘문화적 방향성’을 둘러싼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가 많다.

영어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자는 주장 이면에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의 언어 균형, 마오리어 부흥 정책에 대한 인식 차이, 그리고 정치적 지지층 결집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질랜드는 오랜 기간 마오리어 부흥 정책을 통해 원주민 언어 보호에 힘써 왔다. 공식 언어 확대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식민 역사와 화해, 다문화 공존이라는 국가적 서사와도 연결된다.

법안은 1차 독회를 마치지 못한 채 휴회에 들어갔으며, 다음 회기에서 논의가 재개될 예정이다. 통과 가능성은 연정 구도상 높지만, 사회적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뉴질랜드 한인 교민 사회에도 이번 논쟁은 의미가 있다.
✔ 영어 중심 사회에서의 이민자 정체성
✔ 다문화·다언어 정책의 방향성
✔ 공공 서비스 언어 접근성 문제

다문화 사회에서 공식 언어 논쟁은 단순한 언어 문제가 아니라 ‘누가 국가의 중심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진짜 과제는 언어를 둘러싼 갈등을 줄이고 사회 통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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