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 “병원 없어 출산도 원정”
- Weekly Korea EDIT
- 7월 27일
- 2분 분량
중부 오타고·레이크스 지역, 의료 인프라 한계 심각

뉴질랜드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와 퀸스타운 레이크스(Queenstown Lakes) 지역의 의료 인프라가 급격한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매년 수천 명의 주민들이 병원 진료를 위해 더 멀리 떨어진 외부 지역으로 원정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 지역에서 출산의 절반 이상이 외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응급환자도 매년 수백 명씩 헬리콥터로 이송되고 있다.
‘서던 레이크스 헬스 트러스트(Southern Lakes Health Trust)’는 최근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 협력형 지역 병원 신설 계획을 제시하며 보건 당국에 공식적으로 지지를 요청했다. 해당 트러스트는 지역 의원, 시장, 임상의 등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오랜 기간 의료 수요 대비 공급 부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트러스트의 임상 자문위원인 제즈 레프트리(Dr. Jez Leftley) 박사는 “퀸스타운 레이크스 병원은 1988년에 4500명을 위한 규모로 지어졌지만, 현재 이 지역 인구는 약 8만 명에 달한다”며 “지금의 12개 병상과 10개 응급실 병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3년 한 해 동안만 3000명이 넘는 환자가 더니든(Dunedin)이나 인버카길(Invercargill)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송 비용은 약 630만 달러에 달하며, 관광객 사고나 출산 관련 응급 이송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타 지역 환자들이 대기 명단에서 밀려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지역구 의원 조셉 무니(Joseph Mooney)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트러스트는 ‘민간 자본으로 건설하되 공공 운영’ 방식의 새로운 병원 설립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전통적인 공공-민간 파트너십(PPP)과는 다르게 병원 인프라만 민간 자금으로 조달하고, 운영은 전적으로 공공 의료체계에서 맡는 방식을 의미한다.
보건 인프라 전문가 헬렌 풋(Helen Foot)은 “이 지역은 병원이 없는 만큼 민간 병원이 난립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체계 없는 민간 병원 증가가 공공 의료 체계를 침식하지 않도록 민관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완카(Wānaka) 지역에는 70병상 규모의 5층짜리 민간 병원 건설 계획이 민간 부동산 개발사를 통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뉴질랜드 보건부(Health NZ)는 우선 올해 12월까지 중부 오타고와 퀸스타운 레이크스 지역에 대한 임상서비스 계획(clinical services plan)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계획은 현재 의료 수요와 향후 예측을 분석하고, 어떤 공공 의료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할지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헬렌 풋은 “임상서비스 계획은 단지 첫걸음일 뿐이며, 지역 보건그룹은 그 이후 필요한 재원과 실행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러스트는 이미 시메온 브라운 보건부 장관에게 직접 제안서를 제출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운 장관은 “해당 지역의 인구 증가에 맞는 의료 서비스 제공은 우선 과제”라며 “정부는 다양한 인프라 자금 조달 방안에 열려 있으며, 보건 뉴질랜드의 임상서비스 계획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러스트 측은 지금처럼 의료 인프라 확충을 미룬다면 10년 내에는 재앙 수준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프트리 박사는 “지금도 의료진은 ‘3세계 수준’이라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예기치 못한 사망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