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조기조의 세상속으로] 선거 유감


‘4•7 재•보궐선거’가 끝나자 이튿날인 8일, 바로 당선자가 직무를 시작했다. 중간선거 같은 보궐선거이니 1년 후의 대선을 예측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상황이 바뀌면 또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나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울산 남구청장 등의 선거결과를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다. 표심을 분석하거나 선거 전략에 대한 평가도 하고 싶지 않다.


이런 분야에 연구한 일도 없거니와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고, 아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어떤 정당이나 후보를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다.


로또가 잘 안 맞는 것처럼 당선자를 맞추지 못하다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내가 찍은 사람들이 모두 당선되었다. 대단한 일 아닌가? 필부로서 선거에 대해 내가 생각했던 바를 여기에 내어 놓으려 한다.

그 첫 이야기가 매 대선마다 여야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공정하고 양심 있는 보통사람이면 대통령 후보의 능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치는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3권이 분립되어 서로 간에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행정부는 각 부의 장관이 담당 공무원들과 알아서 하면 될 일 아닌가?


담당에게 책임과 권한을 보장하고도 참견하는 것은 잘 돌아가는 기계를 건드려 고장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매번 여야를 바꾸어가며 대통령을 뽑으면 좋겠다는 이유는 선거운동을 하고 그 논공행상으로 한 자리 차지하려는 꾼들이 뿌리박지 못하게 하려는 뜻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곧 야당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 ‘네 입장’을 생각할 것 아니겠는가?

두 번째는 실정에 대한 책임을 엄하게 묻자는 것이다. 탄핵이라는 소환제도가 있기는 하다. 내쫓아 버리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경제적 배상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배상액을 산정하는 것이 어렵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평생 갚느라 온 가족이 거지가 될 수도 있겠다는 무서움을 알면 아무나 정치하겠다고 나서지 않을 것 아니겠는가.


이번의 서울시장, 부산시장, 울산 남구청장 등의 경우, 적어도 보궐선거 비용은 원인을 제공한 그 본인과 정당이 연대하여 물어내면 좋겠다.


이 주장에 대해 법적인 타당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심정이 그렇다. 안될 것도 없지 않은가?

세 번째는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과 그 정당인들의 윤리와 도덕수준을 좀 평가하면 좋겠다. 평가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불법, 허위, 날조, 과장, 비방 등은 사라져야 한다.


건전하게 정책으로 대결해야지 왜 그리 물고 늘어지는지? 제 눈의 대들보는 감추고 남의 눈의 티만 씹어대는 것에 외면하고 만다.


경쟁자의 좋은 점을 인정하고 잘 한 것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은 없을까? SNS를 보면 기가 찬다. 수신(修身)할 것을 수신(獸身)한 것 같다. 특히나 대변인을 세울 때, 언변이 아니라 인품으로 골라야 할 것이다. 독설(毒舌)은 화를 자초한다.

네 번째는 공약(空約)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건 간에 임기 중에 공약(公約)을 실천하지 못하면 상당한 부담을 주어야 한다.

공약(空約)은 사기와 어찌 다른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매니페스토는 더 이상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며, 6하 원칙에 의해 진심을 담아 쓴 거짓말하지 않겠다는 반성문과 같습니다.”하고 성숙한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임기가 끝나고 평가를 하여 공약(公約)의 실천점수가 낮으면 차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그 당의 지원금을 삭감하면 좋겠다. 평가기준은 미리 공개하면 될 것이다. 현란한 공약으로 표를 살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함량미달이다.

한 가지만 더 말하련다. 당명은 왜 자꾸 바꾸나? 기억하기도 어렵다.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보수당과 노동당으로도 정치 잘하고 잘 사는 나라가 있다. 사람이 안 바뀌는데 당명을 바꾼다고 무엇이 달라지는가. 100년 가는 정당은 불가능할까?


수십 년을 한 결 같이 달리는 박카스와 초코파이만도 못해서야 되겠나 싶다. 이번 선거후에 지도자들이 쇄신하고 환골탈태하겠다는 모양이다.


쇄신(刷新)할 것인지 쇄신(碎身)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입으로야 무얼 못할까? 나는 믿지 않는다. 이제껏 속아 왔기 때문이다. 뽑아주면 곧 기고만장해진다.

어떤 때는 백면서생인 내가 해도 그 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염치(廉恥)란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지도자는 ‘염치불구하고 …’ 라는 말을 겸양(謙讓)으로도 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난 선거에 표를 찍으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향후 10년 정도는 더, 매번 여야를 바꾸어야 한다는 내 생각을 실천했다. 그러면서 당과 후보에게 윤리와 기대수준을 20점 정도 더 높였다.


국민의 수준이 높아졌고, 못한다고 탄핵을 벌이고, 정말이지 잘 할 수 있다고 나섰으니 20점 정도는 과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기꺼이 표를 준 것이다.


지금, 주관적이지만 컷 탈락이다. 불합격이란 말이다. 나는, 오는 선거에서도 또 거침없이 야당에 표를 줄 것이다.


조기조(曺基祚 Kijo Cho), 경남대학교 명예교수

조회수 172회댓글 0개
배너광고모집_490x106.jpg
jjdental 우측배너.jpg
세계한인언론인협회.jpg
위클리코리아_240419.gif
뉴스코리아-배너.jpg
거복식품-001.jpg
Sunny Cha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