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여성 “부유한 중국 남성과 결혼” 유혹
중국으로 떠난 통가 여성들, 인신매매 의혹 속 극적 귀환

SNS 국제결혼 알선 믿고 중국행
여권 압수·감금·강요까지, 통가 경찰 수사 착수
경제적 어려움을 이용한 국제결혼 알선이 인신매매 의혹으로 번지면서 남태평양 통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으로 건너갔던 젊은 통가 여성들이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과 강압적인 생활을 겪은 끝에 가까스로 귀국했으며, 현지 경찰이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SNS를 통한 해외 결혼 사기와 인신매매 위험성을 다시 한번 경고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대 통가 여성 두 명은 중국에 거주하는 통가 출신 여성과 중국인 여성으로부터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접근을 받았다. 이들은 "부유한 중국인과 결혼하면 가족까지 경제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며 항공권과 의류, 생활비는 물론 매달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한 피해 여성은 자동차 판매업 등을 운영하는 부유한 남성과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고, 또 다른 여성 역시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기회라는 말을 믿고 중국행을 결정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중국 푸젠성에 도착한 여성들은 현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아 휴대전화 번역기에 의존해야 했다. 이후 일부 여성은 임신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며 출산을 요구받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남성들에게 소개되는 등 사실상 '신붓감'처럼 취급받았다고 증언했다.
방문비자가 끝난 뒤 배우자 비자로 다시 중국에 입국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피해 여성들은 여권을 압수당했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결혼을 주선한 여성들로부터 "빨리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았으며, 일부는 장시간 공장에서 노동을 하면서도 약속받았던 금전적 지원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이혼을 요구한 뒤 집 안에 감금되고 음식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고 증언했으며, 휴대전화까지 빼앗겨 외부와 연락이 완전히 끊기는 상황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당시의 절망적인 심정을 털어놓았다.

결국 현지에 거주하는 통가 교민들의 도움과 전 세계 통가 공동체의 모금으로 두 여성은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다.
특히 한 피해자는 감금 중 문이 열린 틈을 타 수 시간 동안 걸어서 현지 통가인의 집으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주재 통가인들과 학생들, 중국 경찰, 통가대사관도 구조 과정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가 경찰은 현재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통가 여성·아동위기센터(Women and Children Crisis Centre)는 피해 여성들에 대한 심리 상담과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센터의 오파 구텐바일-리킬리키 대표는 "현재까지 확인된 정황만으로도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인신매매 요소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젊은 여성들이 해외에서 더 나은 삶을 약속하는 제안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최소 6명의 통가 여성이 비슷한 방식으로 중국행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지 교민들은 아직도 같은 처지에 놓인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SNS와 메신저를 이용한 국제결혼 알선이 증가하는 가운데, 과도한 경제적 지원이나 지나치게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제안은 반드시 신원을 확인하고 정부 기관이나 공관을 통해 사실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해외에서 여권을 빼앗기거나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는 상황은 인신매매의 대표적인 위험 신호로 꼽히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시 현지 경찰이나 자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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