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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 다시 ‘무여권 시대’로?

1시간 전
3분 분량

뉴질랜드·호주 디지털 국경 추진


If National is re-elected, it promises to introduce seamless travel between NZ and Australia. Photo: New Zealand Customs Service
If National is re-elected, it promises to introduce seamless travel between NZ and Australia. Photo: New Zealand Customs Service

 

  • 국민당, 재집권 시 2028년 T20 월드컵 전 ‘트랜스태즈먼 무서류 여행’ 시범사업 추진

  • 스마트폰·디지털 신원·안면인식 활용… 여권은 소지해야 하지만 공항 게이트에서 제시하지 않는 방식

 

뉴질랜드와 호주를 오가는 여행이 앞으로 더욱 간소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당(National Party)은 재집권할 경우 호주 정부와 협력해 뉴질랜드와 호주 국민을 대상으로 여권을 공항 게이트에서 직접 제시하지 않는 ‘심리스(Seamless) 여행’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여행객은 출발 전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여권 정보와 여행자 신고 내용을 등록하고, 공항에서는 디지털 신원정보와 생체인식 기술을 이용해 보다 간소화된 출입국 절차를 거치게 된다.


 

다만 여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행객은 여전히 유효한 여권을 보유해야 하며, 출국 전에 여권과 여행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등록하는 방식이다.

 

2028년 T20 월드컵 전 시범사업 목표

국민당 관광 담당 대변인 루이스 업스턴(Louise Upston)은 호주와 뉴질랜드가 긴밀하게 연결된 만큼 양국 간 여행 절차를 더욱 간소화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밝혔다.

 

국민당은 2028 ICC 남자 T20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8년 T20 월드컵은 뉴질랜드와 호주가 공동 개최하며, 대회 기간은 2028년 10월 21일부터 11월 19일까지다.


 

국민당이 제시한 구상은 여행객이 출발 전에 스마트폰으로 여권 정보와 여행자 신고를 등록하고, 공항에서는 디지털 자격증명과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오클랜드·웰링턴·크라이스트처치·퀸스타운 공항 대상

시범사업이 추진될 경우 뉴질랜드에서는 오클랜드,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퀸스타운 공항​의 eGate 경로를 중심으로 새로운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사전에 등록된 여행객은 별도의 간소화된 경로를 이용하게 되며, 추가적인 수하물 검사나 신원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국경 심사 절차로 이동하게 된다.

 

출입국·세관·검역기관은 여행객이 도착하기 전에 제출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디지털 방식으로 절차를 간소화하면서도 보안과 생물보안(biosecurity) 검사는 기존과 같이 유지​하는 것이 계획의 핵심이다.

 

“여권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여권 여행’이라는 표현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국민당의 계획은 여권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공항의 특정 단계에서 종이 여권을 꺼내 제시하는 절차를 없애는 것에 가깝다.

 

여행객은 여전히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야 하며, 출발 전 여권 및 여행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등록해야 한다.


 

공항에서는 스마트폰과 디지털 자격증명, 생체인식 기술 등을 이용해 여행객의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1970년대에는 실제로 여권 없이 왕래

흥미로운 점은 뉴질랜드와 호주가 과거에도 여권 없이 자유롭게 왕래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양국 국민은 1973년부터 1981년까지 여권 없이 양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다.

 

그러나 호주는 1981년 보안과 마약 밀매 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여권 제출을 다시 의무화했고, 뉴질랜드도 1987년 같은 방식으로 제도를 변경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제도는 당시의 제도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신원 확인과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국경 통과 절차를 간소화하는 현대적인 방식이다.

 

2009년 SmartGate에서 시작된 간소화

양국 간 여행 절차를 간소화하려는 노력은 이미 상당 기간 진행돼 왔다.

 

뉴질랜드는 2009년 트랜스태즈먼 여행객을 대상으로 SmartGate를 도입하면서 자동화된 입국 심사를 확대했다.

 

이어 2023년에는 양국 정부가 트랜스태즈먼 심리스 여행 그룹(Trans-Tasman Seamless Travel Group)을 구성했다.


 

2024년 뉴질랜드와 호주 정상은 이 그룹의 작업을 지지하고 디지털 자격증명과 안면인식 등을 활용하는 ‘contactless travel’ 비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호주에서는 이미 뉴질랜드발 여행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입국신고서(Australia Travel Declaration) 시범사업도 진행됐다.

 

노동당도 시범사업 추진 의사 밝혀

이 정책은 국민당만의 구상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노동당 크리스 힙킨스(Chris Hipkins) 대표도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해당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힙킨스 대표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2023년 뉴질랜드를 방문했을 당시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당시 양국이 관련 작업을 진전시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책은 향후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양국 간 기존 협력 작업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관광업계도 간소화된 여행 기대

여행업계에서는 트랜스태즈먼 여행 절차가 더욱 간소화될 경우 관광객과 기업 모두에게 편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Flight Centre NZ의 하이디 워커(Heidi Walker)는 호주가 뉴질랜드 국민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 가운데 하나인 만큼 양국 간 여행이 국내선에 가까운 수준으로 간편해지는 것이 관광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관광산업협회(TIA) 역시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의 여행을 더욱 원활하게 만드는 시스템과 기술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관광 편의성을 높이면서도 뉴질랜드의 생물보안과 보건·안보를 위한 필수적인 국경 통제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시행까지는 호주와 협의 필요

이번 발표는 아직 양국 간 최종 합의가 이뤄져 시행되고 있는 제도가 아니다.

 

국민당은 뉴질랜드 정부 차원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호주 정부와 협의해 양국 간 시스템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실제 시행 시기와 적용 대상, 디지털 신원 확인 방식, 개인정보 처리 방식 등은 향후 양국 정부의 협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이번 구상의 핵심은 여권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여권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해 공항에서 여권을 꺼내 보여주는 절차를 줄이는 것이다.

 

뉴질랜드와 호주를 오가는 여행객이 앞으로 실제로 얼마나 빠르고 간편하게 국경을 통과할 수 있게 될지는 향후 시범사업과 양국 정부 간 협의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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