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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도 이제 너무 비싸”… 일부 키위들, 고향으로

Is the gloss coming off the Aussie dream? (Source: 1News)
Is the gloss coming off the Aussie dream? (Source: 1News)

더 높은 임금과 따뜻한 날씨, 여유로운 생활환경을 찾아 호주로 떠났던 키위들 가운데 일부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호주의 생활비 상승과 고금리, 실업률 증가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호주에서 돈을 더 많이 벌어도 생활이 더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로 순이동한 키위의 수는 2만8,5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의 3만1,000명 이상보다 감소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키위의 호주 이주 흐름이 정점을 지나 변화하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30년 살았지만 계속 뒷걸음질하는 느낌”

브리즈번에서 30년 이상 살아온 키위 마이클 발크 씨도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남섬으로 돌아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자신의 소규모 사업체에서 직원을 고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인건비와 각종 비용이 너무 높아져 더 이상 직원을 둘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발크 씨는 “계속 뒤로 가고 있는 느낌”이라며 호주의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어야 한다면 차라리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며 귀국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많은 키위가 호주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임금 차이였다. 일반적으로 호주의 임금 수준은 뉴질랜드보다 약 20~30%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임금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생활이 더 풍요로운 것은 아니다. 주택비와 생활비, 사업 운영비 등이 함께 오르면서 호주의 경제적 매력이 이전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 고금리·실업률 상승

호주 경제는 최근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정책의 영향을 받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올해 들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다. 금리 인상은 소비와 기업 활동을 둔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호주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호주의 실업률은 4.5%까지 상승해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임금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호주의 임금 상승률은 현재 3.2%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3.4%보다 낮아졌다.

 

HSBC의 폴 블록섬 호주·뉴질랜드·글로벌 원자재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뉴질랜드의 노동시장이 시간이 갈수록 호주보다 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뉴질랜드도 어렵지만 ‘회복 조짐’

뉴질랜드 역시 상황이 쉽지는 않다.


 

최근 Stats NZ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실업률은 5.6%로 1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일부 경제 지표에서는 회복의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블록섬 이코노미스트는 뉴질랜드에서는 구인광고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호주에서는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중요한 변화로 꼽았다.

 

이는 뉴질랜드의 고용시장이 바닥을 지나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반면, 호주는 금리 인상과 경제 둔화의 영향으로 노동시장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아직 뉴질랜드의 실업률 자체는 호주보다 높다. 그러나 경제의 방향성만 놓고 보면 양국의 상황이 조금씩 뒤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호주행 ‘엑소더스’도 감소

지난 몇 년 동안 뉴질랜드에서는 높은 생활비와 낮은 임금, 주택 문제 등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호주로 떠나는 현상이 이어졌다.

 

특히 젊은 층과 숙련 노동자들이 더 높은 임금과 더 넓은 취업 기회를 찾아 호주로 이동하면서 ‘인재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컸다.

 

그러나 최신 잠정 통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다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호주로 이동한 키위의 순이동 규모는 2만8,500명​으로, 전년의 3만1,000명 이상​에서 줄었다.

 

블록섬 이코노미스트는 키위들의 호주 이주 흐름에 변화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뉴질랜드 경제와 고용시장이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호주의 경제 상황이 계속 어려워질 경우, 키위들이 호주로 떠날지 아니면 국내에 남을지를 결정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미 호주에 정착한 일부 키위 역시 귀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호주가 무조건 더 나은 선택은 아니다”

오랫동안 많은 키위에게 호주는 더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이주 목적지였다. 같은 언어권과 가까운 거리, 비교적 자유로운 이동 환경도 호주 이주의 장점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높은 임금만으로 호주 생활의 장점을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에게는 인건비와 임대료, 각종 운영비가 부담이 되고, 일반 가정에는 주택비와 생활비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실업률까지 상승하면서 일자리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뉴질랜드 역시 높은 실업률과 생활비 문제를 안고 있지만, 고용시장 일부에서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앞으로 호주의 경제 둔화가 계속되고 뉴질랜드 경제가 예상대로 회복세를 보인다면,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뉴질랜드에서 호주로’ 향하는 인구 이동의 흐름이 일부 되돌아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호주의 임금 수준이 여전히 뉴질랜드보다 높은 만큼 대규모 귀국 현상이 곧바로 나타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양국의 주택비와 생활비, 일자리 전망, 임금 수준이 앞으로 키위들의 선택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번 변화는 “호주에 가면 무조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오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와 뉴질랜드 모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단순한 임금 수준보다 실제 생활비와 일자리 안정성,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비교하는 키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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