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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는 부족하다는데,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

졸업생 100곳 넘게 지원해도 일자리 못 구했다

 

Newly trained nurses have to apply for graduate positions and some do this through Te Whatu Ora's system, while others apply directly to private hospitals, community organisations and primary care.
Newly trained nurses have to apply for graduate positions and some do this through Te Whatu Ora's system, while others apply directly to private hospitals, community organisations and primary care.

간호사 부족과 의료 인력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간호학을 졸업한 신규 간호사들이 수십~100곳 이상의 일자리에 지원하고도 취업하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오클랜드에서 간호학 학위를 마친 한 졸업생은 지난 3월 이후 100개가 넘는 간호사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한 곳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간호대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 불안을 느끼며, 일부는 이미 호주의 신규 간호사 채용 프로그램에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문제는 Health New Zealand가 최근 2년 동안 채용한 간호사가 정규직 환산(FTE) 기준 54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병원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새롭게 배출되는 간호사들을 채용할 예산과 자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100곳 넘게 지원했지만… 내가 실패한 것 같았다”

오클랜드에서 수백 시간의 무급 실습을 마친 Megan은 지난해 말 간호학 학사 과정을 마쳤다.

 

신규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졸업 후 별도의 신규 간호사 채용 과정에 지원해야 한다. 일부는 Health New Zealand의 ACE(Advanced Choice of Employment) 시스템을 통해 지원하고, 다른 사람들은 민간병원이나 지역사회 의료기관, 1차 의료기관 등에 직접 지원한다.

 

하지만 Megan은 지난 3월 졸업한 이후 100개 이상의 간호사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아직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내가 실패한 것 같고, 지원서에서 무언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며 “간호사 일자리를 얻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구직수당(Jobseeker benefit)에 의존하면서 계속 일자리를 찾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간호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면 호주로 떠나거나, 아예 다른 분야를 다시 공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농담처럼 “승무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간호사가 되고 싶어 수년간 공부와 실습을 해왔기 때문에 다른 직업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호사가 부족하다는데 왜 신규 간호사는 취업을 못 하나”

Megan이 느끼는 가장 큰 의문은 단순하다.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의료진의 번아웃과 병상 부족, 응급실 과밀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데 왜 자격을 갖춘 신규 간호사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는 병원 인력이 부족하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신규 간호사와 국민들에게 앞으로 병원이 충분한 인력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어떻게 약속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상황은 현재 간호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불안감을 주고 있다.

 

캔터베리 Ara Institute of Canterbury에서 간호학 마지막 학년을 공부하고 있는 Eden Sandhu는 바로 위 학년의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 신규 간호사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큰 부담이라고 밝혔다.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실제로는 많은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내가 졸업할 때는 과연 자리가 있을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수백 시간 무급 실습 후에도 ‘취업 보장 없음’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위 과정 동안 수백 시간의 현장 실습을 해야 하지만, 이 실습은 대부분 무급으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학업과 실습을 병행하면서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가족과 주택담보대출을 가진 Eden은 3년 동안 많은 희생을 하며 자격을 갖췄는데도, 졸업 후 다른 일을 찾아야 할 가능성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에게 호주 이주는 이제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뉴질랜드가 간호학생들의 실습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간호사 처우를 개선하며, 높은 업무 스트레스 속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해외로 떠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한다면 뉴질랜드에 남고 싶다고 밝혔다.

 

“나는 뉴질랜드에 남고 싶다.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면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간호사 부족은 맞는데, 신규 채용할 돈이 없다”

New Zealand Nurses Organisation의 National Student Unit 공동 책임자인 Dawn Blyth 역시 간호학 마지막 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녀의 동기들 중 일부는 이미 호주의 신규 간호사 프로그램에 지원한 상태다.


 

Blyth는 졸업 후 일자리가 어디에서나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가적으로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격을 갖춘 신규 간호사들을 채용할 예산이 부족한 현실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뉴질랜드 의료 시스템이 겪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간호사가 부족한가’의 문제가 아니라, 필요한 인력을 실제 현장에 배치할 수 있는 재정과 채용 구조가 마련돼 있는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숙련된 간호사의 부족을 호소하지만,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며 현장에 정착시키는 과정에는 별도의 예산과 인력 지원이 필요하다.


 

이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간호학 졸업생들은 일자리를 찾아 호주 등 해외로 떠나고, 뉴질랜드는 스스로 양성한 인력을 다른 나라에 빼앗기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ealth NZ “신규 간호사 최대 400명 채용 지원”

Health New Zealand의 최고 간호 책임자 Nadine Gray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신규 간호사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 시스템에는 경험이 있는 간호사와 신규 간호사가 균형 있게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인력을 신규 졸업생으로 채울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규 등록 간호사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졸업과 동시에 모든 사람이 바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과거에도 모든 간호학 졸업생을 Health NZ가 직접 채용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Health NZ는 다른 고용주들이 신규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최대 400명의 신규 간호사 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시 지역에서 신규 간호사를 채용할 경우 최대 1만5,000달러, 농촌 지역에서는 최대 2만 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력난과 청년 실업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순”

이번 사례는 뉴질랜드 의료 시스템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을 보여준다.

 

한쪽에서는 응급실과 병동이 과밀 상태에 놓이고 기존 간호사들은 높은 업무 부담을 호소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간호사 자격을 얻기 위해 수년간 공부하고 수백 시간의 무급 실습을 마친 신규 졸업생들이 구직수당에 의존하거나 호주 이주를 고민하고 있다.


 

특히 호주는 뉴질랜드 간호사들에게 오랫동안 중요한 취업 시장이었다. 신규 졸업생들까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기 시작한다면, 장기적으로 뉴질랜드의 간호 인력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과 학생들이 제기하는 핵심 질문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간호사가 부족하다면, 이미 자격을 갖춘 신규 간호사들을 왜 현장에 투입하지 못하는가.”

 

신규 간호사 채용 확대와 실습 지원, 처우 개선, 그리고 숙련 간호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정책이 함께 마련되지 않는다면, 뉴질랜드 의료 시스템의 인력난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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