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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더 이상 ‘기회의 땅’ 아니다

키위들, 이주 열풍 변화 조짐



한동안 더 높은 임금과 다양한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향하는 뉴질랜드인이 꾸준히 늘어났지만, 최근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여전히 호주는 소득과 경제 규모에서 뉴질랜드를 앞서고 있지만, 양국의 경제 여건이 점차 비슷해지면서 호주 이주의 매력이 예전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년 동안 호주로 순이주한 뉴질랜드인은 약 2만85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의 3만1100명보다는 줄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4~2019년 평균인 연간 약 3000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역대 최대 순유출은 2012년 3월 기준 4만3700명이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뉴질랜드인들이 호주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임금과 생활 수준을 꼽는다.


A comparison of house prices relative to GDP per capita in Australia and New Zealand from 1995 until 2025.
A comparison of house prices relative to GDP per capita in Australia and New Zealand from 1995 until 2025.

Simplicity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샤무빌 에아쿱(Shamubeel Eaqub)은 호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70년대 이후 꾸준히 뉴질랜드를 앞질렀으며, 광물자원 중심의 경제 구조와 높은 생산성이 이러한 격차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택시장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오랫동안 뉴질랜드는 집값과 임대료 부담이 소득 대비 훨씬 높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뉴질랜드의 주택시장 안정과 함께 호주의 주택가격과 임대료 부담이 크게 증가하면서 양국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에아쿱은 "뉴질랜드의 주택시장도 여전히 부담스럽지만 예전보다는 개선됐고, 반대로 호주는 주거비 부담이 크게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노동시장도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BNZ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크 존스(Mike Jones)는 호주의 경기 둔화와 함께 소비가 위축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업률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뉴질랜드에서는 최근 채용 공고가 소폭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그는 "뉴질랜드가 호주를 앞선다기보다는 그동안 벌어졌던 격차를 조금씩 좁혀가는 과정"이라며 "향후 1~2년 동안 뉴질랜드 경제성장률이 호주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ANZ의 마일스 워크먼(Miles Workman) 역시 두 나라의 경기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뉴질랜드가 코로나19 이후 더 큰 경기 침체를 겪었던 만큼 회복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호주의 경쟁력이 여전히 우세하다는 평가다. 호주는 더 큰 노동시장과 다양한 산업, 그리고 높은 평균 임금을 유지하고 있어 숙련 인력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가 호주와의 격차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 회복만으로는 부족하며, 생산성 향상과 지속적인 경제 성장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은 "호주 이주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지만, 호주가 뉴질랜드인들에게 제공하는 높은 소득과 다양한 경력 기회는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보여준다.



앞으로는 단순히 더 높은 임금을 찾아 떠나는 시대에서, 주거비·생활비·일자리 안정성까지 종합적으로 비교해 이주를 결정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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