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미만 SNS 금지, 노동당도 찬성”
- WeeklyKorea
- 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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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정부는 ‘동상이몽’

노동당이 국민당(National Party)이 추진하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 제한 법안을 국회 특별위원회(Select Committee) 단계까지 지지하기로 하면서 법안 추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그러나 정작 정부를 구성하는 연립 파트너인 ACT와 뉴질랜드 퍼스트(NZ First)는 법안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청소년 SNS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정책의 내용뿐 아니라 연립정부 내부의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노동당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국회 일정이 빠듯해 총선 전 법안의 1차 독회(First Reading)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기 안에 법안 심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지는 불투명해졌지만, 주요 정당들이 청소년과 소셜미디어의 관계를 중요한 정치 의제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논쟁은 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노동당 “완벽함 기다리다 진전 늦출 수 없다”
크리스 힙킨스 노동당 대표는 당내 논의를 거친 뒤 국민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힙킨스 대표는 법안에 개선할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완벽한 법안을 기다리느라 필요한 조치를 늦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수정과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노동당은 정부에 총선 전 1차 독회를 실시해 특별위원회 심사를 시작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하원 원내대표인 루이스 업스턴은 국회가 폐회하기 전 남은 회기가 3주에 불과하고 처리해야 할 다른 법안도 많아 총선 전 1차 독회는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노동당의 지지 선언은 법안의 정치적 동력을 높였지만, 실제 입법 절차를 곧바로 시작시키지는 못하는 상황이 됐다.
“정부 법안이 맞느냐”… 연립 파트너들의 불만
이번 논란의 또 다른 핵심은 법안 추진 방식이다.
NZ First의 윈스턴 피터스 대표와 ACT의 데이비드 시모어 대표는 오랫동안 16세 미만 SNS 금지 방안에 반대해 왔다. 두 당은 이번 법안이 사실상 국민당과 노동당의 협력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며 국민당의 처리 방식을 비판했다.
피터스 대표는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가 연립정부의 의사결정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을 내놓았다. 그는 이번 사태가 과거 연립정부 협상 과정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방식이라며 럭슨 총리의 정치 경험 부족을 꼬집었다.
ACT의 데이비드 시모어 대표도 국민당이 최근 몇 주 동안 정치적으로 다소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를 구성하는 세 정당 가운데 두 정당이 특정 정책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국민당이 노동당과 손잡고 독자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일이 일상적인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SNS 규제에 대한 찬반을 넘어, 연립정부 내부에서 각 정당이 어디까지 독자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법안이 늦어진 것은 충분한 검토 과정 때문”
교육부 장관인 에리카 스탠퍼드는 이번 법안을 주도해 왔다.
스탠퍼드 장관은 노동당의 지지를 환영하면서도 더 일찍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5개월 동안 노동당과 논의하면서 수차례 브리핑을 진행했고, 법안 내용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여러 차례 자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노동당 측은 법안이 기술적으로 복잡한 내용이며, 스탠퍼드 장관실에서 100페이지가 넘는 자료를 제공한 뒤에야 전체 내용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법안 제출이 늦어진 책임을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스탠퍼드 장관은 직접적으로 노동당을 탓하지는 않았지만, 노동당이 많은 질문을 했고 법안 내용을 여러 차례 확인하고자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노동당은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고 법안을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국민당은 법안 자체의 필요성과 사회적 공감대를 강조하는 반면, 야당과 연립 파트너들은 법안의 실효성과 추진 절차에 대해 서로 다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셈이다.

“16세 미만 금지”를 넘어 플랫폼 책임 강화도 포함
이번 법안은 단순히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다.
스탠퍼드 장관은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규제와 책임 강화 조치도 법안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뉴질랜드가 해외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청소년 보호 정책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스탠퍼드 장관은 특히 부모들을 만나면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Stuff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80%가 규제 방안을 지지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나 높은 여론의 지지가 곧바로 법안의 실효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ACT는 단순히 연령 제한을 도입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으며, 오히려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녹색당 “청소년 차단보다 플랫폼 책임이 우선”
녹색당 역시 법안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마라마 데이비드슨 공동대표는 소셜미디어가 초래하는 피해는 청소년뿐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특정 연령층의 이용을 금지하는 방식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소셜미디어 이용자를 차단하는 것보다 플랫폼 기업이 유해 콘텐츠와 알고리즘, 이용자 보호 문제에 대해 더 큰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번 법안을 둘러싸고 뉴질랜드 정당들의 입장은 복잡하게 엇갈리고 있다.
국민당: 16세 미만 SNS 제한과 플랫폼 책임 강화를 추진
노동당: 법안에 개선이 필요하지만 특별위원회 심사까지는 지지
ACT: 법안의 실효성과 부작용에 우려
NZ First: 법안 내용뿐 아니라 연립정부 내 추진 절차에 강한 불만
녹색당: 청소년 이용 금지보다 플랫폼 기업의 책임 강화가 우선
총선 전 입법은 무산 가능성… 선거 쟁점으로 남나
현재로서는 총선 전 국회가 법안의 1차 독회조차 진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당은 지난 1년 동안 이 문제를 검토해 왔으며 가능한 한 빨리 입법 절차를 진행하고 싶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립정부 내부의 이견과 노동당과의 협의 과정, 그리고 제한된 국회 일정이 겹치면서 결국 시간이 부족해졌다.
이번 사안은 뉴질랜드 정치에서 다소 이례적인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세 정당 가운데 국민당이 ACT와 NZ First의 반대 속에서도 주요 야당인 노동당의 지지를 얻어 법안을 추진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SNS 규제라는 사회적 이슈가 전통적인 좌우 진영의 구분을 넘어 새로운 정치적 연합과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법안이 실제로 시행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16세 미만 이용자를 어떻게 정확하게 확인할 것인지, 소셜미디어 기업에 어떤 의무를 부과할 것인지, 개인정보 보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리고 해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실제로 집행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이 앞으로 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법안은 단순히 “청소년의 SNS를 금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정부와 플랫폼 기업, 부모와 학교가 청소년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보다 큰 사회적 논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선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별개로, 청소년의 온라인 안전과 소셜미디어 기업의 책임 문제는 앞으로 뉴질랜드 주요 정당들이 피할 수 없는 선거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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