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6세 미만 SNS 사용 금지 추진
- WeeklyKorea
-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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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파트너는 반대"

정부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그러나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ACT와 뉴질랜드퍼스트(NZ First)가 법안에 반대하면서, 국민당(National)이 첫 번째 의회 표결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25일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법안의 핵심은 미성년자나 부모에게 처벌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16세 이상 여부를 확인할 법적 책임을 지우는 것이다.
위반 기업에는 최대 전 세계 매출의 10%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법안이 통과될 경우 뉴질랜드 내무부(Department of Internal Affairs) 산하에 온라인 안전 규제기관도 설치된다.
다만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 역시 이번 회기 안에 법안이 첫 번째 심의까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실제 입법 과정은 오는 선거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이와 부모가 아닌 플랫폼에 책임”
법안을 주도해 온 에리카 스탠퍼드 교육부 장관은 이번 법안이 단순히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기술기업이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아동·청소년 대상 위험을 직접 파악하고 줄이도록 법적 의무를 부과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법안에 따르면 ‘고위험(high risk)’ 플랫폼으로 지정되는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사용자가 16세 이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는 기존 계정 정보 확인, 얼굴을 통한 연령 추정 기술, 디지털 ID 서비스, 공식 신분증 확인 등의 방식이 포함될 수 있다.
대상으로 거론되는 주요 플랫폼은 다음과 같다.
Instagram
TikTok
Snapchat
YouTube
X
Facebook
반면 WhatsApp과 Discord 같은 메신저 서비스, Roblox와 같은 온라인 게임은 법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ChatGPT와 Gemini처럼 주로 생산성 목적으로 사용되는 AI 챗봇도 법안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사람과의 관계 형성이나 정서적 상호작용을 주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소셜 AI 동반자(social AI companions)는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기업에는 글로벌 매출의 최대 10% 벌금
법안이 정한 연령 확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플랫폼에는 상당한 수준의 제재가 가능하다.
규제기관은 기업에 정보를 요구하거나 연령 확인 기술을 감사하는 수준부터 조사와 감독을 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지리적 차단(geo-blocking)이나 형사 처벌까지 가능한 권한을 갖게 된다.
특히 기업에 부과될 수 있는 벌금은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이를 수 있다.
이에 대해 ACT의 데이비드 시모어 대표는 뉴질랜드 정부가 Meta와 같은 글로벌 기술기업에 전 세계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거액의 벌금을 실제로 부과하고 받아낼 수 있겠느냐며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스탠퍼드 장관은 뉴질랜드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유사한 규제 방향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적인 공조가 이뤄진다면 플랫폼 기업들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ACT·NZ First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법안을 둘러싼 가장 큰 정치적 변수는 연립정부 내부의 반대다.
ACT와 뉴질랜드퍼스트는 국민당과 ‘동의하지 않을 권리(agree to disagree)’ 조항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법안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모어 대표는 온라인에서 아동을 보호하는 문제의 중요성에는 동의하지만, 국민당의 접근 방식은 충분히 실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퍼스트 대표는 이번 법안을 ‘정부 법안’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상 국민당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안 추진 과정에 얼마나 많은 세금이 사용됐는지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령 확인을 위해 디지털 ID가 확대될 경우 뉴질랜드 국민의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노동당도 “79개 사항 답변 필요”
국민당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노동당의 협조가 중요할 수 있지만, 노동당 역시 즉각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노동당의 과학·기술 담당 대변인 루번 데이비드슨은 스탠퍼드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법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첫 번째 심의 전에 여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당이 제기한 질문과 요구 사항은 79개에 달한다.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다.
법안 마련 과정에서 아동과 청소년의 의견을 어느 정도 수렴했는지
소셜미디어 기업이 법적 의무를 준수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정부가 개인정보 영향평가(Privacy Impact Assessment)를 공개할 것인지
대규모 벌금과 각종 제재를 실제로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
노동당 의원들이 법안 전체 내용을 검토한 뒤 당의 입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크리스 힙킨스 노동당 대표도 정부 측으로부터 아직 우려 사항에 대한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즉, 국민당의 법안은 연립정부 내부의 두 파트너가 반대하고, 제1야당인 노동당도 조건부 검토 입장을 보이는 상황에서 출발하게 됐다.

녹색당 “접근 자체가 문제 해결 못 해”
녹색당도 법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녹색당의 미디어·통신 담당 후하나 린든 의원은 청소년의 플랫폼 접근만 제한하는 것으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유해 콘텐츠와 중독성을 높이는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는 구조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며, 청소년만 플랫폼에서 분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사이버 괴롭힘, 그루밍, AI 딥페이크, 극단적인 여성혐오와 인종차별, 혐오 콘텐츠 등에 대해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보다 광범위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모 “강력한 개입 원한다”… 럭슨 총리 추진 의지
연립 파트너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럭슨 총리는 부모와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분명히 들었다며 법안 추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소셜미디어가 청소년들에게 유해 콘텐츠와 중독적 기술,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 압력을 노출시키고 있으며, 가족생활과 수면, 교육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 플랫폼을 금지하면 청소년들이 법안 적용 대상이 아닌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다는 문제도 남아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법안에서는 YouTube에 연령 확인 의무를 적용할 수 있지만, 온라인 음란물 사이트와 같은 다른 유형의 유해 콘텐츠에는 동일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VPN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내용도 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스탠퍼드 장관은 이번 법안이 향후 기술 변화와 새로운 온라인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기본 틀을 마련하는 것이며, 앞으로 규제 대상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동 보호냐, 개인정보와 자유냐”
뉴질랜드의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제한 법안은 이제 단순한 청소년 보호 정책을 넘어 온라인 안전과 개인정보 보호, 표현의 자유, 정부의 규제 권한 사이의 새로운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아이들이 강력한 알고리즘과 유해 콘텐츠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연령 확인을 위해 디지털 ID나 얼굴 인식 기술 등이 확대될 경우 개인정보 침해와 감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천문학적인 벌금 역시 현실적인 집행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법안이 연립정부 내부에서도 합의를 얻지 못한 상황이어서, 실제로 의회의 첫 번째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노동당의 선택에 크게 달려 있을 전망이다.
이번 법안이 총선을 앞둔 주요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뉴질랜드 사회에서는 “16세 미만 청소년을 소셜미디어로부터 얼마나 강하게 보호할 것인가”와 “그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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