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만성질환자, 병원 기록보다 훨씬 많아
GP 자료 포함하자 31%로 두 배 이상

오클랜드 성인 37만 명 이상 분석
병원 기록만으로는 복합 만성질환 환자 절반 이상 놓쳐
뉴질랜드 성인 가운데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환자의 규모가 병원 기록만으로 파악한 수치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랜드 지역 성인 37만4,071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연구에서, 병원 자료만 활용했을 때 복합 만성질환 환자는 전체의 14%였지만 일반의(GP) 진료기록까지 포함하자 31%로 증가했다.
이는 당뇨병과 심장질환, 천식 등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을 가진 환자 상당수가 병원 자료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병원 기록에만 의존할 경우 지역사회에서 이뤄지는 의료 수요와 필요한 인력·재정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오클랜드 광역권의 1차 의료기관 네트워크인 프로케어(ProCare)에 등록된 성인 환자들의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일반의 진료기록과 국가 입원자료를 연계해 심혈관질환, 당뇨병, 호흡기질환, 암 등을 포함한 61개 장기질환의 증거를 조사했다.

다만 분석 대상 자료는 2014년 1월 당시 등록 환자들의 기록이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해당 시점의 상황을 보여주는 역사적 분석이며, 현재 뉴질랜드의 만성질환 유병률을 직접 나타내는 수치는 아니다.
GP 기록 추가하자 복합 만성질환 환자 6만2,453명 더 확인
연구 결과, 병원 기록만으로는 성인의 14%가 두 가지 이상의 장기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의 진료기록까지 포함하자 그 비율은 31%로 상승했다.
두 자료를 함께 분석하면서 복합 만성질환 환자로 추가 확인된 사람은 6만2,453명에 달했다. 병원 입원자료만으로는 상당수 환자의 질환을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특히 만성질환이 병원 입원보다 지역사회 의료기관에서 주로 관리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혈압이나 관절·척추 질환, 당뇨병, 천식과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은 일반의 진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되지만, 이러한 정보가 병원 기록에 모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입원 원인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존 질환은 기록에서 빠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병원 자료만으로는 환자가 실제로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얼마나 복잡한 치료가 필요한지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고령층일수록 복합 만성질환 비율 높아
복합 만성질환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뚜렷하게 증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65~74세에서는 60%가 넘는 사람들이 두 가지 이상의 장기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75~84세에서는 그 비율이 약 80%에 달했다.
또한 모든 연령대에서 병원 기록이 복합 만성질환을 과소평가하는 정도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특히 55~84세 연령대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졌다.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관리하는 일은 단순히 질환별 치료를 더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한 질환의 치료가 다른 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할 경우 약물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을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이러한 환자들은 일반의 진료에서도 상당한 관리 부담을 차지한다. 하지만 병원 중심의 자료만으로 의료 수요를 평가하면 지역사회 의료진이 실제로 담당하는 업무량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통합 의료기록 부족… 치료 안전성과 예산 계획에도 영향
연구진은 뉴질랜드에 일반의 진료기록과 병원 기록을 완전히 통합해 장기질환을 파악할 수 있는 전국 단위 의료기록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일반의가 보유한 중요한 의료정보가 병원 의료진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 환자가 입원하거나 응급치료를 받을 때 기존 질환과 복용 약물을 충분히 고려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불완전한 병력 정보는 치료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약물 상호작용이나 부작용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경우에 따라 입원 기간이 길어지거나 예방할 수 있었던 재입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연구가 이러한 부작용이나 재입원 증가를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
의료서비스 계획과 예산 편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병원 자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지속적인 진료와 간호, 의료인력 및 재정 규모를 실제보다 작게 추산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GP 인력 부족 속 고령화 부담 커질 전망
뉴질랜드에서는 일반의 진료기관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병원 응급실도 높은 수요에 직면해 있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체계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일반의 인력 부족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지적했다.
왕립일반의학대학(Royal New Zealand College of General Practitioners)이 2022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한 일반의의 37%가 2027년까지, 55%가 2032년까지 은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당시 설문 응답자들의 은퇴 의향을 나타내는 수치로, 실제 은퇴 인원이나 현재의 일반의 인력 전망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숙련된 일반의의 이탈 가능성은 장기적인 인력 계획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연구진은 일반의와 병원이 보유한 정보를 연계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보다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록을 통합하면 환자 개개인의 치료뿐 아니라 지역사회 의료 수요와 필요한 인력·예산을 더 정확하게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만성질환 관리의 상당 부분이 병원 밖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의 자료 체계로는 그 규모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령화와 의료인력 부족이 맞물리는 가운데, 뉴질랜드 보건체계가 지역사회 진료와 병원 치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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