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급등에 고물가… OCR 인상 압박

9월 분기 소비자물가 0.7% 상승… 연간 휘발유 가격 19% 급등
경제학자들, 기준금리 2.75%에서 3~3.25%로 인상 가능성 전망
뉴질랜드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를 기록하면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1년 전보다 19%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지만, 가계와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져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계청(Stats NZ)이 목요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9월 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 분기보다 0.7% 상승했다. 연간 상승률은 3.7%로,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의 물가 목표 범위인 1~3%를 웃돌았다.
국내 경제 여건의 영향을 크게 받는 비교역재 물가는 연간 3.3% 상승해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제 가격과 환율 등의 영향을 받는 교역재 물가는 4.3%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이 전년 대비 19% 오른 것이 전체 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장은 다음 주 예정된 중앙은행의 공식 현금금리(OCR) 검토를 주목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2.75%인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이는 경제학자들의 예상이며, 중앙은행의 실제 결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휘발유값 상승, 물가와 경기 모두 압박
키위뱅크(Kiwibank)의 재로드 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휘발유 가격 상승이 가계와 기업 모두에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지 질문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연료비 상승이 운송비와 사업 운영비 등으로 확산되면 기업들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해진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가격에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직면한 딜레마다. 금리를 올리면 소비와 투자를 억제해 물가 상승을 완화할 수 있지만, 이미 생활비와 사업비 부담이 커진 가계와 기업에는 추가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치는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중립 수준인 3%까지 올릴 계획이라면 다음 주 인상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이후 당분간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방안도 제시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 휘발유 가격 자체를 낮추는 것은 아니다. 금리 정책의 주된 역할은 연료비 상승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 임금 및 기대인플레이션으로 확산되는 것을 억제하는 데 있다.
근본적인 물가 압력도 여전히 높아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의 개러스 키어넌 수석 전망가는 휘발유 가격이 전체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지만, 기초 물가 압력도 상당한 수준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뉴질랜드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일수록 물가 상승 압력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키어넌 전망가는 현재 기준금리 2.75%를 경제에 중립적인 수준으로 평가되는 3~3.25%까지 올릴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중립금리는 경제 성장을 특별히 자극하거나 억제하지 않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다만 그는 향후 연료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둔화가 뚜렷해진다면 추가 금리 인상의 정당성이 약해질 수 있지만, 중앙은행의 최우선 책무가 물가 안정인 만큼 인상이 불가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품목 증가… 중앙은행의 부담 확대
BNZ의 마이크 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물가 통계에서 주목할 부분으로 가격이 오른 품목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을 꼽았다.
가격이 상승한 품목의 비중은 직전 분기 56.2%에서 59.7%로 증가해 2023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해 산출한 여러 기초 물가 지표의 평균도 3.1%로 상승했다.

이는 물가 상승이 휘발유 등 일부 품목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존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2.75%인 기준금리가 여전히 경제활동을 자극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다음 주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앙은행의 메시지를 예상했다.
ASB 경제분석팀도 10월과 12월에 각각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가 인상 횟수는 물가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ASB는 우호적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2027년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천천히 둔화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전망에 따르면 연간 CPI 상승률이 3% 아래로 내려가는 시점은 2027년 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 가계와 주택대출에 미칠 영향은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상되면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계는 대출 재고정 시점과 은행의 금리 반영 방식에 따라 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기업 역시 대출 비용이 상승하면 투자와 채용을 늦출 수 있다. 반면 예금자에게는 예금금리 상승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소비와 수요가 둔화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모든 물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국제 유가 상승이나 환율 약세처럼 해외 요인에서 비롯된 비용 부담은 금리만으로 직접 해소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물가가 다른 품목으로 확산되는 위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결국 뉴질랜드 경제의 핵심 변수는 휘발유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지, 아니면 운송비와 생산비, 소비자 가격 전반으로 확산될지에 달려 있다.

다음 기준금리 결정과 중앙은행의 향후 정책 방향이 가계의 생활비와 기업의 경영 여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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