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논란’ 확산… 좌파 진영 타격

타마키 마카우라우 지역구 노동당 후보,
몽그렐 몹 조직원들과 선거운동 논란 끝에 사퇴
선거 전문가 “좌파 진영, 선거 의제 주도권 잃어”
총선을 앞두고 갱단과 정치권의 접촉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면서 노동당을 비롯한 좌파 진영이 선거 막판 악재에 직면했다.
노동당의 타마키 마카우라우(Tāmaki Makaurau) 지역구 후보 커린 레오니(Kerrin Leoni)가 갱단 조직원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벌인 영상이 공개된 뒤 후보직 사퇴를 발표했다. 그러나 후보 등록 마감 이후 사퇴가 이뤄져 투표용지에는 이름이 그대로 남게 됐다.
정치평론가이자 민주주의 프로젝트(Democracy Project) 책임자인 브라이스 에드워즈 박사는 최근 일주일 사이 좌파 정당들이 선거운동의 주도권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갱단 관련 논란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정책과 공약보다 후보들의 행보가 선거의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몽그렐 몹과 함께한 선거운동 영상 공개
논란은 노동당 후보 레오니가 몽그렐 몹(Mongrel Mob) 조직원들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영상에서 레오니는 노동당 재킷을 입고 조직원들에게 유권자 등록과 정권 교체에 관해 이야기했다.

뉴스룸(Newsroom)이 공개한 같은 행사 사진에는 몽그렐 몹을 상징하는 복장을 한 사람들과 함께 포즈를 취한 레오니의 모습이 담겼다. 일부 참석자는 해당 갱단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손동작을 하고 있었다.
레오니는 금요일 오전 노동당 타마키 마카우라우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크리스 힙킨스 노동당 대표는 해당 영상이 자신이 후보들에게 기대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힙킨스 대표는 녹색당과 마오리당(Te Pāti Māori) 후보들이 몽그렐 몹 거점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벌인 일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에드워즈 박사는 노동당이 이번 사태를 연대 정당의 문제로만 돌릴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이 중요하게 여기는 지역구의 후보가 직접 논란에 연루돼 사퇴한 만큼, 힙킨스 대표도 자신이 다른 정당 후보들에게 적용했던 기준을 자당 후보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후보 사퇴했지만 투표용지에는 이름 유지
뉴질랜드 선거관리위원회(Electoral Commission)는 후보 등록 마감 이후에는 지역구 후보나 정당 비례대표 명부 후보가 출마를 철회하더라도 투표용지에서 이름을 삭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당 역시 등록 마감 이후 후보를 다른 인물로 교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레오니는 노동당 로고와 함께 타마키 마카우라우 지역구 투표용지에 계속 표시되며, 노동당 비례대표 명부에도 이름이 남는다.
이번 사태는 후보가 공개적으로 사퇴하더라도 선거 절차상 투표용지와 정당 명부에 이름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투표에서 유권자가 해당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후보 사퇴의 정치적 효과와 법적 절차 사이에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

노동당의 거리두기 전략, 자당 후보 논란으로 역풍
에드워즈 박사는 국민당(National Party)이 노동당 주도의 연립정부에 녹색당과 마오리당이 참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주요 선거 메시지로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노동당이 연대 정당 후보들의 갱단 관련 행보를 강하게 비판하며 거리를 두려 했지만, 자당 후보에게서 유사한 논란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힙킨스 대표가 스스로 설정한 높은 기준에 발목을 잡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드워즈 박사는 이번 논란만으로 노동당과 좌파 진영의 총선 패배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선거일까지 약 2주가 남아 있고 선거 상황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다른 사건이나 쟁점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주요 정당 대표들의 TV 토론과 대형 선거 행사가 대부분 마무리되고 주요 정책 발표도 진행된 시점에 갱단 논란이 선거 의제를 차지한 것은 좌파 진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책 경쟁보다 후보 논란에 쏠린 관심
이번 사건은 갱단과 정치권의 관계뿐 아니라 정당이 후보에게 요구하는 윤리 기준과 선거운동 방식에 대한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당 지도부가 경쟁 정당 후보의 행보를 비판한 뒤 자당 후보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정치적 일관성과 후보 관리 능력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갱단 관련 논란이 실제 투표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후보 사퇴와 투표용지 표기 문제, 정당 간 연대 구도, 유권자의 정책 평가 등이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 막판 선거운동은 갱단 관련 논란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향후 각 정당이 논란에서 벗어나 경제와 주거, 이민, 공공서비스 등 정책 의제를 다시 부각할 수 있을지가 남은 선거운동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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